BILL STAX(빌스택스)
[ISSUE No.0] BILL STAX(빌스택스)
BILL STAX
유수불부(流水不腐).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말처럼 행동하고 변화하는 사람에게선 특유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20년이란 시간 동안 끊임없이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온 남자를 만났다. 'VASCO(바스코)'에서 'BILL STAX(빌스택스)'로 그가 랩네임을 바꾼지도 4년이 되어간다. 시절에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리스너들을 이끌던 그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BILL STAX(빌스택스)'가 살아온 삶 그리고 변화시키고자 하는 세상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다양한 감정이 담긴 2집의 타이틀곡 ’덤벼라 세상아‘ 트랙에서 “앉아 자나, 누워서 자나 잠은 자는 건 똑같잖아, 그저 내 스타일에 맞는 사람을 살고 싶지 않아?”라는 가사에 그 당시 삶과 지금의 달라진 점이 많아졌는지
A. 그 당시 얘기했던 자세와 태도는 변함이 없는데 제가 진심으로 뱉은 말을 느끼면서 살았느냐라고 묻는다면, 그렇게 말만 하고 살진 못했었어요. 조금 두려움도 있었고 용기가 많이 없었어요. 그래서 더 할 수 있었던 것도 더 못하게 되고, 전공을 살린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당시 왜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이렇게 살아야 된다는 말을 하고 그런 자세와 태도로 세팅(setting)이 되어있으면서 용기 내서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현재는 제가 했던 말대로 살 수 있어요. 책임이라기보단 용기가 더 많이 생겨서요.
Q. 여러 자아 중 하나였던 ‘바스코(VASCO)’는 이후 다시 볼 수 있을까
A. 아직 잘 모르겠어요. 바스코는 바스코로 남겨두고, 빌 스택스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비치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었어요. 음원사이트 시스템상. 제가 아직 바스코라는 이름으로 마침표를 못 찍은 일이 있는데, 그 일을 진행할지 안 할지 잘 모르겠네요. 이름을 또 바꿀까도 생각하고 있었죠. 근데 앨범을 몇 장 더 안 낼 거라서 굳이 이름을 바꿀 필요가 없어서 안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죠.
Q. 아버지와 래퍼(rapper), 그리고 운동가로서 사는 삶의 밸런스(balance)는 어떤가
A. 음악은 20년 동안 해오다 보니 당장 가사를 쓰고 녹음을 하는 게 크게 버거운 일은 아니에요. 평소처럼 지내다가 어떤 느낌을 받았을 때 바로 진행할 수 있죠. 아버지는 제가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에요. 내 가족들과 맞춰 가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아버지로서의 삶이 제 삶에서 아버지로서의 삶이 가장 짜임새 있는 일정이죠. 집에 걸려 있는 화이트보드에 제가 신경 써야 할 일들이 적혀있어요. 스케줄과 상관없이 내가 제일 먼저 맞춰야 하는 일. 합법 운동은 제 삶의 한 부분이고 제 인생이에요. 원하는 거고, 바라는 거죠. 이걸 위해서 시간을 빼거나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요. 음악도 의류 사업도 인스타 피드를 올리더라도, ‘이건 일이야’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제 인생 자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빼두지 않습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동일한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해요.
Q. '쇼미 더 머니 9'의 참가가 대마초 합법화 운동가로서 였을지 아니면 래퍼로서의 의미였을지 궁금하다
A. 참가 못해요.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냐면 제가 나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 듣고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은 게 아니라 알고 참가 영상을 올린 거였어요. 왜냐면 그 상대방이 예, 아니오 대답을 주는 건 저한테 중요하지 않거든요. 내가 하고 싶냐 안 하고 싶냐라는 제 의사가 중요하죠.
방송에 나갈 수 있었다면 세상을 바꾸려고 나가고 싶었어요. 세상을 바꾼다는 개념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방송에 나가서 이야기를 하는 것. 행위 하나하나가 모여서 변화할 수 있는 거고 대마초 합법 표현의 자유를 행할 수 있는 것 이런 일 하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르게 접근해 보자면 참가자들을 보면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이 됐을 수도 있어요. 마흔이 되고 쉰이 되면 회사에서 입지가 서서히 낮아지면서 젊은 친구들의 영향력과 더불어 명예퇴직 생각도 해야 하잖아요. 저는 거기서 머무르지 않고 “나도 이렇게 프레시(Fresh)하고 잘하는데?”라는 생각으로 중년의 사람들에게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세상은 개인이 아니고 사회잖아요. 근데 내가 개인을 바꿀 수 있다면 사회를 바꿀 수 있고 크게 보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디톡스 앨범은 사티바(sativa)와 인디카(indica)로 트랙이 나뉘었다. 대마초를 하게 되면 다양한 감각이 깨워진다고 들었는데, 어떤 트랙이 본인과 더 가까운 편인가
A. 개인적으로 사티바가 조금 가까운 것 같아요. 인티카에서 다운은 기분이 안 좋은 다운이 아니라 너무 릴랙스(relax) 돼서 풀린 느낌. 사우나에 있는 느낌? 대마초 피고 기분이 다운되기가 어려워요. 사람이 긍정적인 스탠스(stance)로 바뀌기 때문에 오히려 술 마시고 그렇게 될 때가 있죠. 근데 대마초 피고는 그런 스탠스로 가기는 쉽지 않아요.
Q. 대마초를 앨범에 접목시키신 이유 또한 궁금하다
A. 우선 대마초가 메인 테마인 앨범은 유일해요. 음악은 음악이고, 대마초는 대마초에요. 대마초는 당장에 신체적으로 아픈 환자들에게 당장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병을 고칠 수도 있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있어요. 국민들에게 대마초에 대해서 보지도 못하게, 공부도 못 하게, 아무것도 못 하게 하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을 때 대마초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고, 그 종류에 대해 알리는 것. 그래서 음악을 하나의 장치로 사용했어요. 그게 이제 LP와 테이프에도 적용이 된 거죠. 대마초에 크게 관심 없었으나 이 앨범으로 인해 알게 된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대마초에 대한 하나의 교육의 수단인 거죠.
Q. 요즘은 온라인 음원 발매 다음으로 CD 발매가 주를 이루는데, CD를 제외한 레트로(retro) 방식인 테이프(tape)와 LP로 발매한 이유가 있다면
A. CD는 결국 디지털(digital)이라 음악 스트리밍(streaming)과 큰 차별점이 없어요. 소장의 이유로 구매를 한다면 아날로그로 소장하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테이프로 음악을 듣는 거랑 디지털로 음악을 듣는 거랑은 감성이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음질은 디지털이 좋겠지만 테이프 감성이 훨씬 더 즐거웠어요. 테이프는 모터 속도가 일정하지가 않아서 다 들을 때마다 다르게 들려요. LP도 바늘을 올려놓고 듣는 순간 모두 다 다르게 들리거든요. 그래서 선택했어요.
Q. 4월 20일. 420 수량의 테이프 발매, LP 또한 420개로 맞춘 이유가 전 세계적으로 420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인가
A. 420은 대마초를 칭하는 숫자로 통용됐기에 모든 대마초 관련된 곳에서 이미 무언의 약속처럼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요. 때문에 디톡스 앨범 발매에 있어서 메인 테마인 대마초의 상징성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했어요.
Q. 앞으로 두 번 정도의 앨범 작업 이후 래퍼로서는 은퇴를 고민 중이라고 했는데, 남은 작업에 있어 키워드를 이야기해 준다면
A. 음악이 이전만큼 막 가슴을 뛰게 해주고 설레는 작업이 아니에요. 요즘은 음악을 하는 게 별로 재미가 없어요. 근데, “그냥 은퇴할래”라고 하기에는 너무 오랫동안 해왔고 적절한 마침표를 찍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정해두며 작업하지 않아서 앞으로의 주제들은 천천히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봐야죠.
Q. 대마초를 의료 목적으로 효과가 있으니 합법화하자는 주장이 크다. 하지만 대중들은 대마초에 대한 이미지뿐만 아니라 오락용으로 여긴다는 느낌이 강한 편이다. 일정 기간의 자극이 노출되면 그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고 그 이상의 자극을 원하기 때문에 더 높은 오락용의 무언가를 갈구하지 않겠냐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계시는데 사실 의료용과 오락용 성분은 동일해요. 의료용과 오락용으로 나눠 얘기하면서 오락성 이미지가 부각되다 보니 대마초는 무조건 나쁘고 안 좋다 이렇게 얘기할 건 아니라는 거죠. 해로운 것들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대마초에 대해서 말할 게 아니라 모든 물질에 대해서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분별하게 사용하려 하는 사람에 대해서 얘기해야지 물질에 대해서 얘기해야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술 담배 중독된 것처럼?
Q. 그렇다면 합법화에 있어서 규제안이나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본 게 있는가
A. 저는 법을 만드는 사람도 정치인, 의료 전문가도 아니에요. 단지 사용해 본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 룰은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어요. 술과 담배와 동일 선상에 두고 싶어요. 음주 운전이나 어떤 상황에 있어서 사용 후 위험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 대마초에 재배를 하는 시설들에 있어서 재배 시설의 청결도, 어떤 비료를 주는지, 성분은 어떠한지 등 꼼꼼히 제시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외 다른 부분들에 있어서는 합당한 규제안들이 나와야겠지만 개인 스스로가 인지해야 될 부분들 또한 있는 것 같습니다.
Q. 대마초 합법화 운동에 있어 다양한 질문 중 합법화가 된다면 아들과도 함께 A. 대마초를 경험해 보고 싶다고 얘기한 내용을 봤다. 대마초의 어느 스타일을 같이 나눠보고 싶은가
A. 하이브리드. 무조건 하이브리드(hybrid). 합법화가 이루어져도 성인이 되었을 때 본인의 의사가 명확하다면 하이브리드를 같이 해보고 싶네요.
Q. 하이브리드(hybrid)는 어떤지 설명해 줄 수 있는가
A. 인디카 사티바가 종류가 두 가지가 나와있는데 요즘 나오는 것들은 다 하이브리드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너무 쳐지지도 않고 너무 들뜨지도 않고 딱 적절한. 그 안에서도 양쪽에 좀 더 치중된 게 있어요. 인디카나 사티바의 비율이 조금 다르거나 비슷하거나 하죠.
Q. 의류 브랜드 '떨스데이파티(Thursday Party)'로써 보여주고 싶은 움직임과 패러디를 사용한 이유가 궁금하다.
A. 제가 하는 모든 것들은 연결되어 있어요. 의류나 음악, 대마초 합법화 운동 역시 나눌 수 없어요. 저는 힙합 아티스트(artist)이고,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가 옛날 소울이나 펑크 이런 것들에서 샘플링 해오면서 만들어지는 게 기반이에요. 샘플링 한다는 게 저한텐 익숙한 사고방식의 작업이었죠. 그게 의류 브랜드에도 녹아 있는 거고요. 의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해고요. 재밌는 장치들이 많아요. 무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접하게 된다면 인식에 대한 벽을 좀 더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싶죠. 여태 우리나라에서는 죄처럼 취급받았거든요. 대마초에 대한 주장만 펼쳐도 끌려가서 조사받고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라는 거죠. 다들 겁내고 있잖아요. 떨스데이파티의 의류와 제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레 대마초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긍정적인 면을 알려드리고 싶죠.
Q. 운동가 신동열로서 합법화가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진다면 다음 스텝은 무엇이 될까
A. 제 마음속엔 대마초가 합법이 되면 재배, 농부가 제 마지막 꿈이에요. 대마초 운동에 있어서 좋은 대마초의 효능을 얘기하고 알리면서 죽기 전까지 재배하고 키우고 내가 피고.(웃음)
Q. 매 순간 신선한 도전을 보여주고 있는 빌 스택스.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아무도 믿지 마세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고 그냥 아무 말도 듣지 마세요. 모든 판단 결정은 내가 내려요. 모든 건 안되더라도 내가 생각하고 내가 결정 내리고 바로 행동하는 것. “좋은 것 같아?”,“잘 될 것 같아?”라는 의문을 품지 말고 내가 원하는 대로 도전하세요.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빌 스택스에게 'FAKE'란?
A. 성공하기 위해서 앞으로 내 말을 더 크게 꺼내야 돼요. 법체계에 앞에서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 대한민국 국민은 자유가 있어요. 저는 대마초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고 누군가들 또한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어요. 제가 대마초 합법화 운동을 얘기하고 대마초를 상징하는 음반들과 옷을 만드는 것들에 있어서 저를 조사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목소리를 내는 게 멋있는 페이크 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로 인해 사람들이 학습이 될 수 있잖아요. 제가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자기 권리를 찾는 모습이에요. 알아둬야 해요. 대마초여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는 것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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