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첵ㅋ, <한적한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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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시끄럽다. 연말의 서울은 더욱 그렇다. 모든 것이 다 있지만 아주 가끔 마음이 빈 것 같은 기분에 빠지기도 한다. 산과 강뿐인 고향을 떠올린다. 당장 그곳에 다시 돌아가는 것은 일어나지 않을 일에 가깝다. 아무 것도 없기에 오히려 가득한 마음을 갖고 싶다. 한적한 곳을 걷는 기분이 필요할 때다.
<축제는 이미 시작되었다 - 잔디롤빵>
한적한 섬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웹툰. 몰래 섬마을을 탈출하려는 두 명의 소녀를 그린다. 채서라는 삼촌을 따라 이름 모르는 섬마을로 이사를 간다. 살던 동네도, 친구도 모두 서울에 두고. 낯선 바다를 앞두고 화가 난 서라는 하루 종일 헤드폰을 끼고 다니는 권바다를 마주친다. 있는 게 없는 섬과 원하는 게 없는 섬. 한 학년엔 한 반 뿐이고 같은 학년은 열다섯 명뿐이다. 처참하게 시작된 서라와 바다의 사이는 음악을 계기로 아주 조금 가까워진다. 인물과 배경 무엇 하나 어색한 부분이 없다. 곁가지로 뻗어나가는 이야기들도 좋다. 섬마을이 배경이기 때문인지 편안하게 읽힌다.
<은수저 Silver Spoon - 아라카와 히로무>
<강철의 연금술사>의 작가 아라카와 히로무의 장편 만화. 오오에조 농업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도시 소년 하치켄 유고가 훗카이도 시골에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담는다. 훗카이도 농가에서 자란 작가의 경험이 드러나는 듯하다. 직접 작물과 가축을 기르고, 음식을 만들고, 그 노동의 소중함이 드러난다. <강철의 연금술사>의 격정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온화한 분위기의 작품이다.
<길 잃은 시간여행자를 위한 문명 건설 가이드 - 라이언 노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불시착한 상황을 가정한 가이드북. 우리들에겐 아무 것도 없다. 새로운 문명 건설을 목표로 필요한 것들이 적혀있다. 문자 언어, 음성 언어, 수 체계, 과학적 방법, 잉여 열량으로 표현되는 문명에 꼭 필요한 5가지 핵심기술로 시작해서 농사, 단위, 기초 영양소, 사상,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탄생을 위트 있기 담아냈다. 챕터3까지 읽은 다음부터는 자유롭게 원하는 파트만 골라 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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