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은 없습니다, 재즈는 대화입니다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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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에 틀린 음이라는 건 없습니다. 음들이 틀린 장소에 있을 뿐.
-마일스 데이비스-



아방가르드 재즈

1960년대에 들어서며 예술계 전반에 전위적인 움직임이 시작된다. 이에 영향을 받아 재즈에서도 아방가르드 재즈가 등장했다. 아방가르드 재즈는 기존 재즈의 틀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하물며 재즈의 기본이 되는 스윙 조차 없는 음악들도 등장했다. 이를 두고 재즈라고 할 수 있냐는 의견들이 나왔으나 이에 아티스트들은 “그렇다면 당신들이 말하는 재즈는 무엇인가?” 라고 답하며 대립을 종결시켰다.

실제로 당시 아방가르드 재즈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오넷 콜먼(Ornette Coleman)’의 라이브 영상을 보면 각 뮤지션들이 서로 다른 악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규칙과 틀이 없이 그저 음의 움직임들이 겹쳐진다. 하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이 모습에서 어딘가 모를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아마 그들은 그 ‘자유로움’이 재즈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Ornette Coleman Sextet / ⓒYouTube

퓨전 재즈(Fusion Jazz)

1970년대는 재즈를 넘어 다양한 장르의 황금기였다. 데이비드 보위, 비틀즈, 밥 말리 등 지금까지도 각 장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활동하던 시기이기에 이런 영향이 재즈에도 미치게 되었다.

특히 록 음악과 펑크 등에서 큰 영향을 받으며 전자 사운드를 활용한 재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렉트로닉 음악에서 사용하던 신디사이저나 일렉 기타등을 사용하여 재즈 록, 재즈 펑크와 같은 퓨전 형태의 재즈를 생산했다. 이외에도 남미의 사운드가 들어간 보사노바, 재즈 삼바와 같은 형태도 나타나게 된다.

재즈 펑크 아티스트를 대표하는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Grover Washington Jr)는 6-70년대를 대표하는 색소포니스트이다. 그의 대표곡으론 싱어송라이터 ‘빌 위더스(Bill withers)’와 함께 작업한 <Just the Two of Us>가 있다. 그의 수많은 명곡 중 <Mister Magic>을 통해 재즈 펑크를 느껴보길 추천한다.

Mister Magic - Grover Washington Jr. / ⓒYouTube

신고전주의 재즈

늘 그랬듯 진취적인 도전 이후엔 제자리를 갈망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전위적인 움직임 이후 급진적으로 변화해 간 재즈의 다양성에 반하여 1980년, 모던 재즈로의 회귀를 표방한 신고전주의 재즈가 등장했다. 다시 스윙이 시작되었고 잘 닦여진 틀 속에서 클래식한 재즈 사운드가 울렸다.

하지만 이때도 그저 옛날 재즈를 그대로 모방하는 형태가 아닌, 보다 대중적이고 현대적인 스타일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퓨전 재즈의 형태 또한 가지고 있었다. 이는 신고전주의 재즈를 대표하는 트럼페터 ‘윈튼 마살리스(Wynton Marsalis)’의 라이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Wynton Marsalis and his band at the North Sea jazz Festival / ⓒYouTube

현대의 재즈

1990년대를 지나 지금의 재즈는 이제 하나의 장르를 넘어 다양한 음악적 표현의 매개로서의 역할을 한다. 힙합은 물론 알앤비, 팝 등에서 쓰이며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음악적 요소가 되었다. 특히 2010년대 힙합과의 결합은 대중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굉장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당시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누자베스(Nujabes), 제이 딜라(J Dilla),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 등의 아티스트들이 재즈를 접목한 힙합을 선보이며 사랑을 받았다.

A Tribe Called Quest - Electric Relaxation / ⓒYouTube

지금까지의 재즈의 변화 과정을 보면 한가지의 결론이 도출된다. 재즈는 정답이 없다. 수많은 변형과 시도들이 재즈의 형태를 조정해왔다. 이러한 도전 정신은 우리들의 쾌감을 이끌어내고 비정형적인 연주 속에서 사람들은 자유를 느낀다.

재즈는 기존에 익숙했던 형식을 신선한 리듬으로 다시 스윙한다. 그렇게 새로운 재즈가 시작된다. 생각해보면 우리들도 비슷하게 살아간다. 익숙해지면 무뎌지고 새로운 자극을 찾아낸다. 그 새로운 자극이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 같은 당연한 순환들이 지금 우리의 취향을 만들어 왔다. 그렇기에 재즈의 탄생과 발전과정에서의 변화와 변주는 어쩌면 필연적인 과정일지도 모른다.






Editor / 김수용(@_ful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