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bermannnnnnnnnn(허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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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bermannnnnnnnnn(허혁진)
똑같음을 거부하고 나다움을 찾아 스스로 비주류에 속하기를 택한 작업자 도베르만(@dobermannnnnnnnnn). 좋아하는 삶을 그대로 담기 위해 영상을 찍고 완성되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주얼리 브랜드 ‘비주류(@__feizhuliu)’를 운영하는 그. 재미없는 일은 하지 않고 다사다난한 삶을 살아가는 도베르만의 일상을 만나보자.
Q. 자기소개와 브랜드 소개 부탁한다.
A. 도베르만으로 불리고 있는 34살 남자 허혁진입니다. 반갑습니다. ‘비주류’라는 핸드메이드 주얼리 브랜드와 취미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주류는 자신만의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주얼리 브랜드입니다.
Q. 본명보다는 필명인 '도베르만'을 사용해 유튜브와 SNS에서도 많은 구독자 및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A. 다들 제가 도베르만이라고 하면 닮았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사실 대학시절 우연히 조별 과제에서 사용했던 닉네임을 그대로 계속 사용하게 된 경우입니다.(웃음) 전공을 살려서 외식업을 했을 때도 자연스럽게 도베르만을 닉네임으로 썼고 유튜브를 시작하면서까지 그대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는 외식업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할 때쯤 내가 무엇을 하든지, 쉽게 알릴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백세인생에 내 이름 하나 못 알리고 죽는 게 너무 억울할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한 게 유튜브입니다.(웃음)
Q. 비주류를 운영하기 전, 다양한 일들을 많이 경험했다고 알고 있다. 그간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A. 부모님께서 오랫동안 외식업을 하고 계셔요. 장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업을 잇겠다는 생각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까지 외식업을 전공했어요. 중국으로 2년 동안 어학연수를 하면서 졸업하고 중국에 있는 외식업체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한국에서도 외식업을 하다가 점차 외식업과 거리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더 늦기 전에 내가 진짜 좋아하고 관심있는 옷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패션 디자인이 아니라 빈티지 의류 판매를 지인에게 2년 정도 배웠어요. 장인분에게 전통주도 배우고 싶어서 강원도 화천에도 가기도 했어요. 물론 너무 안 맞아서 3개월 있다가 바로 서울로 돌아왔지만요. 산속은 정말 답답해 죽을 것 같았습니다.(웃음)
방황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지인이 주얼리를 하는걸 보고 배우기 시작한게 지금의 주얼리 브랜드 ‘비주류’가 탄생했습니다. 방황하던 시기에도 유튜브를 꾸준히 올리기도 했고요. 그렇게 지금까지 관심 가고 좋아하는 일에 스스럼없이 도전해 오고 있습니다.
Q. 세공·카빙을 포함해 이전부터 손으로 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수작업의 어떤 매력에 특히 끌렸는지 궁금하다.
A. 생긴 것과는 안 어울리게 아날로그적인 것이나 투박한 것을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빈티지를 좋아했던 것 같고요. 빈티지도 사람의 손을 탔고, 그로 인해 생긴 세월의 흔적을 즐기는 편인데 그런 맥락인 것 같아요. 사람 손으로 만든 것은 기계와 다르게 어떤 에너지와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수작업으로 탄생하는 물건들을 좋아하고 어렸을 때부터 한자리에 앉아서 계속 무언가를 만드는 것들을 좋아했어요. 이런 것들이 큰 영향이 되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던 물건들을 직접 제 손으로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작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Q. 주얼리 브랜드 ‘비주류’를 론칭하게 된 계기
A. 외식업이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하고 하나만 바라보며 달려오다가 포기하는 순간 인생의 길을 잃은 것만 같았습니다. 다양한 일을 해봤지만, 불안감을 이겨낼 수가 없더라고요. 머리 정리 겸 부모님 식당 일을 도와드리면서 지내던 와중 아버지께서 “나는 그래도 너가 옷이나 패션 쪽으로 일 했던 게 좋아 보였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브랜드도 주얼리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3달 정도 도구 사용법만 배우고 바로 브랜드 론칭을 했습니다.
비주류(FEIZHULIU) 공식 웹사이트
Q. '비주류'의 독특한 형태감(디자인)과 영감(아이디어)은 주로 어디서 얻는가
A. 딱히 어디 하나에서 얻는다는 느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보통 건축물을 보고 많이 영감을 얻습니다. 락 음악을 좋아해서 락스타나 밴드의 로고 또는 가사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길이나 벽에 갈라진 틈을 보고 영감을 얻기도 해요. 하지만, 제가 항상 관심 있게 관찰을 하는게 있는데 바로 질감이에요. 콘크리트의 질감이나 종이의 질감, 과일껍질의 질감 같은 거요. 예를 들어 락과 관련된 피크의 형태로 팬던트를 낸다면, 피크를 콘크리트의 질감 또는 녹슨 철의 질감을 표현하는 등의 방식으로 디자인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Q. 최근 관심을 가지거나 자극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A. 요즘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 고쳐 쓸 수 있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물건을 사려고 해도 비싸더라도 평생 쓸 수 있는 정도의 퀄리티라면 기꺼이 지출하는 편이에요. 최근 주물팬을 구매하려고 하는데 주물팬은 관리만 잘해준다면 대대손손 물려주며 쓸 수 있다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최근에는 깨진 그릇을 옻칠하여 조각을 붙이고 금분으로 덮어 마감하는 방식의 그릇 수선 공예이자 일본의 전통 공예 중 하나인 ‘킨츠기’에 가장 눈이 가요. 그릇 하나에도 애정을 갖고 오랫동안 쓸 수 있게 하는 방법이라는 게 참 인간적이랄까요.(웃음)
오랜 시간 물건을 사용하며 에이징이 될 모습을 생각하면서 사용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물건에 정을 붙이는 건데 사실 이런 물건을 만들어 내기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단순히 튼튼하게만 만든다고 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이쁘기만 해서도 되는 게 아니죠. 비주류의 주얼리들도 사람들이 애착을 갖고 오랜 기간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은 많이 하고 그런 물건과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Q. 주얼리 브랜드와 유튜브, 다양한 콘텐츠와 행사들 눈코 뜰 새 없을 것 같다. 평소의 일상은 어떠한 편인가.
A. 가끔 손님이 쇼룸에 방문하거나 우연히 길에서 마주쳐 인사를 하는 경우 텐션이 그다지 높지 않은 저를 보며 기분이 안 좋은 줄 아는 경우가 있어요. 아무래도 영상 속 저는 항상 취해있거나 신난 상태이다 보니 평소에도 그런 성격이겠구나 생각해 주시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텐션이 자주 높아지는 편이긴 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처음 보는 팬 앞에서 갑자기 텐션을 높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요?(웃음)
저도 일반적인 사람입니다. 평소에 일하고 주말에 쉬고, 쉴 땐 멀리도 안 나가고 동네에서 르만이(애완견), 여자친구와 함께 산책하고 자주 가는 단골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쉬는 걸 제일 좋아합니다. 물론 친구들과 술 마시고 노는 것도 좋아하고요.(웃음)
Q. 브랜드 이외에도 식물, 빈티지, 요리 등 다양한 관심사가 있다고 알고 있다.
A. 워낙 궁금한 게 많은 데다가 한번 빠져들면 한동안은 그것과 관련된 얘기를 여자친구에게 쏟아내는 편이에요.(웃음) 관련된 물건을 사 모으거나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성격입니다. 식물은 최근에 시작된 취미예요. 제 성격에 식물은 절대 못 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특이한 모습의 식물을 발견하고는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괴근식물에 빠져있어요.
빈티지는 워낙 오래된 관심사지만 깊게 알지는 못해요. 그냥 오래된 물건을 관찰하고 경험하는 게 좋을 뿐이죠. 요리도 이젠 일이 아니다보니까 집에서 요리를 해서 여자친구에게 식사를 차려주고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오히려 요리를 업으로 삼았을 때는 몰랐던 감정이에요. 하도 관심사가 많고 빠져들면 걷잡을 수 없이 파고드는 성격이라 가끔은 제가 무서워요. 가끔은 그만 궁금했으면 좋겠어요.(웃음)
Q. 대중들에 관심을 받으며 누군가에게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인식되는 기준점이 아닌 도베르만이 대중들에게 원하는 모습은 어떻게 인식되기를 바라는지?
A. 사실 대중이 어떻게 봐도 상관은 없어요. 그렇다고 제 가치관이나 취향, 생각은 변함없을 테고 제 인생을 살려고 할 테니까요. 다만 부정적으로는 안 보였으면 좋겠어요.
음주가무를 즐기지만, 건강한 정신과 항상 긍정적이고 높은 추진력으로 거침없이 살아가는 도베르만을 보고, ‘아니 저런 애도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는데, 저렇게 즐기면서 잘 사네, 나도 할 수 있겠다.’라고 느껴준다면 너무 기쁠 것 같습니다.(웃음)
Q. 유튜브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벌써 10년에 가까워지는데 흥미롭게 만든 또는 기억에 남는 콘텐츠를 하나 꼽자면.
A. 제 유튜브는 사실 콘텐츠랄게 없어요.(웃음) 그냥 도베르만의 일상을 담는 영상이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제 채널보다 다른 채널에 나왔던 게 훨씬 재미있는 게 많은 거 같아요. ‘김무비’라는 유튜버 동생과 ‘시그널브이’라는 채널에서 연애 관련된 얘기를 하는 콘텐츠를 했던 게 있는데 제가 다른 사람들이 깔아주는 판에서 이렇게 날라다닌다는 것을 느꼈어요. 말도 술술 나오고 드립도 잘 터져서 촬영도 즐거웠는데 조회수까지 잘 나와서 도베르만 채널의 구독자도 쑥쑥 올랐던 계기가 되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타 채널에 나가서 제 입담이나 재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또 생겼으면 좋겠습니다.(웃음)
Q. 유튜브로 생겨나는 수익을 포기했다. 비주류로써 독립을 위한 걸까.
A. 앞서 간단하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언급했지만, 유튜브는 저에게 어떤 수단 또는 일상에 무료함과 단조로움을 깨기 위한 장치로 기능해요. 모든 일을 접고 방황하며 하는 일이라고는 술 먹고 유튜브만 할 때도 제 마음속에 유튜브는 부업 또는 취미 정도였어요. 개인적으로는 유튜브도 비주류도 당연히 욕심이 나지만 유튜브로 광고를 받아 봤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유튜브로 돈을 버는 건 저랑 맞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많은 돈을 받고 광고를 하더라도 영상 제작에 자신감이 없다고 느껴서인지 오히려 엄청난 부담이 되더라고요. 유튜브는 그냥 제 일기장처럼만 사용하고 싶어요. 그걸 보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생긴다면 제 일상은 좀 더 행복해지는 거고요.(웃음) 어쨌든 욕심은 비주류에 더 부리고 싶어요. 비주류를 통해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도베르만 유튜브(youtube) 바로가기
Q. 요리사, 바리스타, 주얼리 디자이너, 유튜버 등 다양한 일들을 해온 도베르만, ‘도전’하기를 두려워 하지 않는 모습이다. 쉽게 마음먹어지지 않는 ‘도전’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한다.
A. 유튜브에서도 그렇고 실제로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별거 아니야~”라는 말을 버릇처럼 하곤 해요. 누가 칭찬을 해주면 “아, 별거 아니야”라고 대답해요. 대단히 노력했고 엄청난 도전이었다고 해도 무조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저는 성격이 일단 재지 않는 스타일이라 도전을 쉽게 하는 것 같아요.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일단 해보고 아니면 말자는 생각으로 뭐든 해왔기 때문에 그게 단련이 된 것 같기도 해요.
모든 일들이 그렇겠지만 처음부터 큰 것들을 하기란 어려워요.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쉽게 마음 먹어지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옷 입고 산책이라도 나가 봤으면 좋겠어요. 혼자 영화를 못 보는 사람이라면 혼자 영화관도 가보기도 하고요. 그게 작은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천천히 작은 도전부터 시작해 봤으면 좋겠어요.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다 별거 아니에요.(웃음)
Q. 23년도 한해는 어떠했나? 앞으로 다가올 24년에는 선보일 작업들이나 계획에 대해서 들려줄 수 있을까.
A. 글쎄. 23년도 그냥 똑같았던 것 같아요. 계속 열심히 했고 고민하면서 살았습니다. 올해 7월, 새로운 공간으로 비주류가 이사를 하면서 제대로 된 쇼룸을 만들게 되었어요. 예약제로만 운영하던 방문 방식도 없애고 비주류라는 브랜드도 전체 리뉴얼을 했어요. 꽤나 공을 많이 들였고 돈도 많이 들였습니다.
24년에는 제가 추구하는 철학이나 개인적으로 느끼는 생각들을 일반적이지 않은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볼 생각이에요. 계속해서 비주류의 넥스트를 고민하고 있기도 있다. 협업을 많이 하고 싶고 멋있는 사람과 일 해보고 싶어요. 딱히 계획은 없는데 멋진 사람들을 알게 된다면 그들과 지독하게 엮이고 싶습니다.(웃음)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도베르만에게 'FAKE'란?
A. 저에게 ‘FAKE’는 ‘행동력’인 것 같습니다. 항상 사람들은 저에게 너는 왜 이렇게 하나를 진득하게 못하냐고 한 소리들 했어요. 저도 그 말에 많이 흔들리고 미래가 두렵기도 했었고요.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이것저것 경험을 많이 했던 게 지금의 저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항상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해결해 내는 저를 보고 스스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웃음)
저는 10일을 고민할 바엔 하루에 하나씩 10개를 해 보는 사람입니다. 그럼 적어도 경험은 열배가 더 많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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