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RORO(한로로)

HANRORO(한로로)

여기 청춘을 대변하는 아티스트, 한로로(@hanr0r0)가 있다. 모두가 염세를 외칠 때, 결국 한로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다. 한로로는 개인주의라는 명분으로 서슴없이 다가오는 무례와 혐오에 타버려 재가 되어버린 우리의 집을, 이 세상을, 서로의 이웃을, 사랑으로 안았다. 그리고 한로로의 두 번째 EP 앨범 <집>에는 이 모든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한로로의 낙천에 세상이 유난히 푸르게 느껴졌던 7월의 어느 날, 여름 하늘처럼 요요한 한로로와 비틀비틀 짝짜꿍.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청춘의 아픔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한로로라고 합니다.


Q. 요즘 정말 바쁘게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A. 다행히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좋아해 주셔서 바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바쁘다는 건, 많은 분들이 제 음악에 공감을 하시며, 제 음악을 찾고 계시다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더욱 바쁘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HANRORO / ⓒfake magazine

Q. 얼마 전, 두 번째 EP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집>을 개최했다. 준비부터 끝맺음까지, 어땠는지 궁금하다.

A. 작년에 진행했던 첫 번째 단독 콘서트 때보다 팬분들이 깨닫는 것들이 많은 콘서트가 되기를 바랐어요. 그러다 보니 이번 콘서트는 ‘무너진 집을 고치기 위해 모인 일꾼들’이라는 주제로 정해서 앨범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고요. 제가 항상 말해오던 사랑과 연대를 모두가 큰 목소리로 외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하며 준비했어요. 열심히 준비한 덕분일까요. 제 바람이 팬분들께 닿은 것 같아 보람차고 행복했어요. (웃음)


Q. 대중들이 어떤 부분에서 한로로의 음악을 공감한다고 생각하는가.

A. 많은 분들이 특히 가사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얻는다고 이야기를 하세요.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제 음악에 ‘청춘의 아픔’을 공감하며 메시지를 담고 있잖아요. 때문에 각자 다른 상처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제 음악을 들으며 위로와 용기를 얻어 가신다고 생각해요.


Q. 두 번째 EP 앨범 <집>은 첫 번째 EP 앨범 <이상비행>에서의 비행을 마치고 난 후를 그려 나가는 앨범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두 앨범은 순행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닮아있기도 하다. <이상비행>과 <집>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꼽자면.

A. <이상비행>과 <집>의 차이점이라면, <이상비행>에서는 가장 따뜻한 이상을 담았고 <집>에서는 가장 비참한 현실을 담았다는 거. <집>에는 이전의 제 음악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집>은 <이상비행>보다 전체적으로 사운드와 가사가 무겁고 어둡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공통점이라면, <이상비행>과 <집>에서 결국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같아요. “우리는 이 세상을,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사랑해야 한다.” 제가 두 앨범에서 역설하고자 했던 공통된 메시지에요.


Q. “도망간 집주인을 찾습니다.” 앨범설명이 기억에 남는다. 무엇을 담고 싶었나.

A. 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하나의 집이라고 비유했어요.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집주인은 집주인이라고 비유했고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떠올리는 집이라는 존재는 아늑하고, 평온한 공간이잖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집이라는 공간에 빗대어봤을 때, 우리의 집이 평온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따뜻하고 아늑한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집주인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다짐을 앨범설명에 담고 싶었어요.


Q. <먹이사슬>은 한로로가 이전에 한로로가 보여주었던 사운드와는 확연히 대비되는 지점들이 많았다. 음울한 가사와는 대비되는 곡 전반에 깔려있는 발랄한 칩튠 사운드에, 특히 익살스러운 보컬까지. 앨범 내에서 가장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곡이기도 했다.

A. <먹이사슬>은 가사가 워낙 어두워서, 사운드마저 어둡게 풀어내면 곡이 너무 무거워질 것 같았어요. 때문에 어두운 분위기를 중화할 수 있는 발랄한 요소를 구현해서 곡을 해학적으로 풀어나가고 싶었어요. 문득, 오락실 게임 ‘버블버블’이 떠올랐고, 버블버블에 등장하는 공룡이 먹고 뱉는 행위가 마치 먹이사슬에서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관계와 유사하게 느껴져, 버블버블과 같은 8비트 미니게임에 등장하는 경쾌한 칩튠 사운드를 곡에 넣었어요.(웃음)



Q. <놀이터>는 앨범 내에서 <입춘>, <자처>와 음악적으로 가장 결이 가장 비슷했다. 그래서 가장 ‘한로로스럽게’ 느껴지는 곡이기도 했다.

A. 도전적인 요소들이 들어간 다른 곡들에 비해 <놀이터>는 제가 할 수 있는 기교들을 덜어낸 곡이에요. 꾸밈없이 곡을 제작하다 보니, <입춘>, <자처>와 비슷한 사운드가 구현이 되었던 것 같고, 제 팬분들이 가장 편하게 들으실 수 있는 ’한로로스러운’ 곡이 나온 것 같아요.


Q. <재>는 이전 트랙들에서 한결같이 내비치던 무거운 분위기가 전환되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당찬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등장하는 관악기 사운드는 가슴 한구석을 벅차오르게 한다. 제작기 영상에서는 <재>가 최애곡이라고도 했다.

A. <재>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 모두 불타버려 재만 남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재를 다시 뭉쳐내고자 하는 다짐이 담겨있어요. 또한 재는 앨범 내에서 전환점이 되는 곡이자, 앞서 역설했던 앨범의 주제인 ‘사랑’을 외치기 시작하는 곡이에요. 희망의 시작을 알리는 트랙이기에, 저 역시 <재>를 부를 때 원인 모를 벅차오르는 감정이 들어요. 말씀하셨던 관악기가 등장하는 반주 역시 제 마음에 들었고요. 이러한 이유들 덕에 <재>라는 곡에 더욱 애정이 가는 것 같아요.


Q. <보수공사>는 앨범의 마지막에 오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앨범 내에서 가장 낙천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는 트랙이기도 한데, <보수공사>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로로가 원하는 ‘집’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일지 궁금하다.

A. 맞아요. 이대로 완공이 될 수도, 또 다시 무너질지도 모르는 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은 내일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위하며,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세상을 고쳐내고자 하는 모습이 제가 바라는 새로운 시작이자, ‘집’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에요.

한로로 (HANRORO) - 입춘 (Let Me Love My Youth) / ⓒPOCLANOS YouTube

Q. 한로로의 뮤직비디오는 풋풋한 구석이 있다. 게다가 뮤직비디오에 본인이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데, 직접 본인이 뮤직비디오 기획에 참여하는가.

A. 모든 뮤직비디오에 제가 직접 참여해요. 함께 기획하고 제작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특히 제 의견이 많이 반영돼요. 곡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제가 참여해서 곡에 대해 함께 작업하시는 분들께 촘촘하게 설명을 드리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뮤직비디오 기획에는 제가 꼭 참여하려고 해요.


Q. 한로로라는 아티스트만의 무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저는 제 노래에서 절망만을 얘기하지 않아요. 절망 끝에 반드시 찾아오는 희망까지 노래해요. 희망을 간절히 바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한 명의 평범한 청춘으로서요. 이것이 저의 무기라고 생각해요. 꾸밈 없는 저의 고심이, 많은 청춘들의 공감을 사고, 그 공감은 점점 큰 무리를 형성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한로로가 음악에 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사회에 만연한 문제에 대해 음악으로 풀어나가고 싶어요. 지금까지도 그래왔고요. 특히 요즘은, 우리의 삶이 유독 숫자로 표현이 된다고 생각해요. 항상 우리에게 통계적 지표가 따라다니는 것 역시 달갑지 않게 느껴지고요. 1위, 1등급, 1%와 같이 숫자로 판단되는 것들을 위해 우리가 발버둥 치는 현실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참담하다는 기분마저 들어요. 이러한 사회현상에 힘들어하는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음악을 싶어요. (웃음)

HANRORO / ⓒAuthentic

Q.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해외여행을 간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지.

A. 지중해 연안의 프랑스 도시인 ‘니스’를 언젠가 가보고 싶어요. 바다가 되게 맑고 푸르다 들었어요. 프랑스만의 평화로운 여름 분위기가 궁금해요. (웃음)


Q. 본인 유튜브에서 앞으로 목표가 ‘80세까지 꾸준히 앨범내기’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아직 변함없을지, 혹은 다른 목표가 추가 됐을 수도 있을 것 같다.

A. 생각해보니 80세는 너무 젊은 것 같아요. (웃음) 요즘은 120세까지 사는 시대라고 하잖아요. 80세보다 나이를 조금 더 늘려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에는 새로운 목표도 추가됐어요.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시도들을 하고 싶어요. 저는 음악을 하기 이전,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때문에 국어국문학과를 진학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작가로서도 활동해 보고 싶어요. 단기적인 목표로는 문학 소설을 써보고 싶고, 죽기 전에는 영화 시나리오도 꼭 한번 써보고 싶어요.

HANRORO / ⓒfake magazine

Q. 22년 데뷔 후 바로 다음 해인 23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신인상과 우수 모던록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많은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이번 ep앨범 <집> 역시 대중들 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다. 때문에 정규앨범에 대한 팬들의 기대 역시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정규 앨범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짧게라도 코멘트 부탁한다.

A. 당연히 있죠. 하지만 첫 정규앨범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물을 아득히 뛰어넘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커요. 정규앨범은 아티스트로서 대중들에게 이미지를 심어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충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완벽을 핑계로 미루고 싶지 않아서, 늦지 않게 준비해서 세상에 선보이고 싶어요.

Q. 한로로의 음악은 청춘을 대변한다고 느껴진다. 대중들에게는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은지, 그리고 본인은 어떤 아티스트로서 나아가고 싶은지 궁금하다.

A. 누구든 한로로를 떠올릴 때, “한결같다”라고 느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세상에 외치고 싶은 메시지를 본인의 노래에 한결같이 담아내는 아티스트. 그럼으로써 이 세상 구성원들의 마음을 오래오래 채워 줄 수 있는, 인생의 든든한 절친 같은 아티스트! (웃음)

HANRORO / ⓒfake magazine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한로로에게 'fake'란?

A. 한로로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에는 ‘친근함’이 녹아있는 것 같아요. 저는 누군가의 매일을 함께하는 단짝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아침이 되면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옆집 이웃이 될 수도 있어요.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할 거라는 친근함에서 비롯된 확신, 그렇게 함께 내일로 나아갈 거라는 유대감 덕분에 제 음악과 수많은 사람들은 서로를 더 쉽게 이해하고, 위로하고 사랑할 수 있다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