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NOSIS THERAPY(힙노시스테라피)

HYPNOSIS THERAPY(힙노시스테라피)

이들의 음악은 당장이라도 허벅지가 터질 것처럼 폭주하며, 원시적인 감정들을 가감 없이 담아낸다. 마침 세 번째 앨범 [RAW SURVIVAL]의 발매를 기념하며, 이들은 본능에 가까운 몸짓으로 여러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퀴퀴한 세상에 가장 원초적인 테라피(Therapy)로 다가오는 이들의 이야기.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그들과 함께 열렬히 망가지는 것이다. 나 역시 기어코 망가질 참이니.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F. 안녕하세요. 힙노시스 테라피의 프로듀서 제이플로우(이하 F)입니다.

J. 힙노시스 테라피의 음악을 듣는 모든 이에게 최면을 걸어 긍정적인 에너지를 끌어올려 치유하는 Magician, 짱유(이하 J)입니다. We are not Musician!

HYPNOSIS THERAPY / ⓒfake magazine

Q. 2집 [PSILOCYBIN] 이후로 1년 만의 앨범이다. 무엇을 하며 지냈나.

F. 음악 만들고, 공연하고, 다시 음악을 만들고. 지난 1년은 창작과 공연의 반복이었던 것 같아요.

J. [PSILOCYBIN]을 발매하고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많은 곳에서 저희를 찾아주셔서 공연을 하러 다녔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3집을 만드는데 온 힘을 쏟았죠. 지금 돌이켜보니 “고작 1년밖에 안됐어?”라고 말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Q. 이번 앨범 [RAW SURVIVAL]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었나.

F. ‘날것의 생존’. 현대사회는 많은 것들이 우리의 시야와 표현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때문에 우리 모두 순수함을 잃어가고 있다고도 느껴졌고요. 우리 음악을 듣는 사람들만큼은 자기 자신을 되찾길 바라며, 에너지가 가득한 날것의 사운드를 음악에 담아냈어요. 사람들이 순수를 되찾을 수 있도록.

J. 매 앨범마다 제 메시지는 비슷해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긍정적인 에너지를 거친 사운드 속에 투영하고 싶었어요.



Q. 전작 [PSILOCYBIN]에 비해 제이플로우의 사운드는 더욱 촘촘하고, 짱유의 래핑은 더욱 거칠다.

A. 맞아요. 추가로 이번 앨범의 감상 포인트를 드리자면, 제 사운드는 현대사회를 표방하듯 밀도 높게 가득 차 있어요. 짱유의 랩은 원시시대처럼 심플하고 직설적이고요. 이는 저희가 이 앨범에서 담아내고자 했던 메타포이기도 해요. 저희의 음악을 ‘현대사회와 원시시대’로 빗대어 본다면 감상이 더욱 재미있을 거예요.


Q. 제이플로우는 프로듀싱을, 짱유는 가사와 플레이어를 맡고 있다. 철저한 분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F. 각자의 재능을 믿기 때문에 더 좋은 작업물이 탄생하는 것 같아요. 믿음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분업할 때 작업 효율도 높일 수 있고요.

J. 서로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형이 계획하는 98%를 믿어요. 나머지 2%는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냉정함이에요.

HYPNOSIS THERAPY (힙노시스테라피) ‘DON'T STOP’ Official MV (Part.1) / ⓒYouTube

Q.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정하는 트랙과 그 이유는.

F. 8번째 트랙, ‘DON’T STOP’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이 트랙은 듣는 이에게 희망을 건네는 음악이거든요. 우리의 노래들은 과격하고 공격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저희의 음악은 모두를 응원하는 음악을 만들고 함께 여러 것들과 싸워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DON’T STOP’은 힙노시스 테라피의 지향점이 잘 담겨있는 트랙이라고 생각해서, 더욱 애정이 가요.

J. 모든 트랙에 애정이 가지만, 마지막 트랙 'BLAZE'가 유독 애정이 가요. 어떠한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는 힙노시스 테라피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트랙이었다고 생각해요.


Q. 두 사람은 모두 힙합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전자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F. 전자음악은 힙합, 알앤비에만 익숙했던 제게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왔어요. 저는 늘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있거든요. 이러한 관점에서 전자음악은 확장이 무궁무진한 장르라고 느껴졌어요

J. 저는 항상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요. 점차 힙합이라는 틀에서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길을 찾기 어렵다고 느껴졌고요. 제 음악에 미래지향적인 전자음악을 곁들이면 제 무한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힙합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에요. 전자음악에서 파생되는 무수한 하위 장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전자음악을 사랑하지만, 마찬가지로 힙합을 사랑해요. 저는 전자음악의 요소를 섞어서 나만의 힙합을 만든 것이고, 죽을 때까지 힙합 정신으로 살아갈 거예요.

HYPNOSIS THERAPY / ⓒfake magazine

Q. 힙노시스 테라피에게 전자음악이란 어떤 존재인가.

F. 전자음악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존재예요. 인종, 성별, 나이 모두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장르적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J.내가 꿈꿔왔던 목표로 도달 시켜줄 수 있는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마치 일론 머스크에게 우주선 같은 그런 존재.


Q. 두 사람의 평상시가 궁금하다. 무엇을 보고 듣나.


F.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내 음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예술작품들을 항상 곁에 두려고 해요. 결국 모든 예술적 표현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세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것도 내가 탐구해 볼 수 있는 작업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J. 저는 항상 꿈을 바라보고 있고, 제 꿈에 가까워질 주변의 모든 힌트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HYPNOSIS THERAPY / ⓒfake magazine

Q. 힙합 크루 ‘와비사비룸’을 결성했던 시절, 인디 힙합 신의 구조상 좋은 음악을 만들어도 유통이 어려워 노력과는 상관없이 쓴맛을 봤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전자음악을 하고 있는 지금은 상황이 다른지 궁금하다.

F. 지금은 그 후로 진짜 쉬지 않고 매년 음반들 한 장씩 발매하다 보니, 나름 노하우가 많이 쌓였어요. 그래서 유통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졌어요. 손을 먼저 내밀어 주는 곳도 많아져서 좋은 환경에서 음악을 해나가고 있고요.

J. 그때부터 몸으로 부딪혀 경험한 데이터들이 쌓이고 쌓여서 좀 더 능숙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 같아요. 사실 유통과 관련해서는, 제가 아닌 제이플로우 형이 모든 일을 영리하게 처리하고 있어요.


Q. 힙합부터 전자음악까지, 음악 산업에 전반적인 고충이 있는지 궁금하다.

F. 장르 음악씬이 문화로 자리 잡지 못하여 있는 게 속상해요. 지금도 많은 파티가 열리지만, 대부분 일반 관객은 없고 셀럽들과 아티스트의 지인들로 가득 차 있잖아요. 장르 음악씬이 팬들의 유입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파티, 공연 등 많은 기획들을 해보면서 장르 음악씬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J. 고충은 없어요. 항상 될 거라 확신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음악 산업에는 크게 신경 쓰진 않아요. 앞으로 보여주어얄 음악과 행보에 대해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모가 크거든요.

HYPNOSIS THERAPY / ⓒfake magazine

Q. 힙노시스 테라피는 라이브에서 매번 폭발하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유독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는지 궁금하다.

F. 최근에 다녀온 ‘세종 보헤미안 뮤직 페스티벌’과 ‘랩비트 페스티벌’이 유독 기억에 남아요. 특히 관객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다 같이 뛰어놀던, ‘세종 보헤미안 뮤직 페스티벌’에서의 기억은 잊을 수가 없어요.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해봤지만, 역시 한국 관객이 최고라고 느끼는 무대였죠. ‘랩비트 페스티벌’은 힙합 아티스트 위주의 페스티벌이다 보니, 여느 록 페스티벌처럼 슬램 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던 페스티벌이었거든요. 그런데 저희 공연에서 많은 사람들의 허울 없는 친구들처럼 다 같이 뛰어놀았어요. 그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해요. 내년에 또 봬요. 여러분.

J. 하나의 공연을 고르진 못할 것 같아요. 저는 매 라이브 퍼포먼스마다 있는 힘, 없는 힘 모두 모아 극한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거든요.

HYPNOSIS THERAPY / ⓒfake magazine

Q. 짱유에게 제이플로우란. 그리고 제이플로우에게 짱유란.

F.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짱유와 더 크게 보고, 멀리 나아가고 싶어요. 제겐 짱유는 그런 존재예요.

J. 내 인생의 멘토.


Q. 함께 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F. ‘Charli XCX’와 꼭 한 번쯤은 작업해 보고 싶어요.

J. 지드래곤.


Q. 매번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힙노시스 테라피, 세상에 어떤 그룹으로 남고 싶은가.

F.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귀감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그룹이 되었으면 해요.

J. 자신들만의 길을 창조한 슈퍼스타로 남고 싶어요.

HYPNOSIS THERAPY / ⓒfake magazine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힙노시스 테라피에게 'FAKE'란?

F. ‘꾸준함’. 묵묵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우리만의 음악을 꾸준히 해 나갈 거예요. 더 많은 음악을 세상에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명심하세요. 지금이 힙노시스 테라피의 가장 저점이에요.

J.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아닐까요.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가 이미 이쁘게 깔아놓은 길을 답습하려고 해요. 하지만 우리는 진정 우리가 진실한 우리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요. 이러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많은 사람들의 단단한 기둥이 되어줄 거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