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일(JOCOP)
조현일
조현일(JOCOP)
“혹시 농구 좋아하세요?” “네 아-주 좋아합니다. 난 스포츠맨이니깐요.” 국내에 몇 없는 비선출 농구 해설위원으로 NBA의 경기와 다양한 이야기를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스포츠맨 ‘조코비’ 조현일 해설위원을 만났다. 농구잡지 루키의 편집장부터 해설위원, 팟캐스트, 라디오,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하며 대중들에게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매력적인 스포츠 농구에 대해 전하고 있다. 17년 차 NBA 해설위원 조현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농구의 새로운 면을 만나보자.
Q. 조현일 해설위원 본인에 대해 간랸한 소개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17년 차 NBA 해설위원이자 유튜브 ‘조코피 TV’를 운영하고 있는 유튜버 조현일이라고 합니다.
Q. 해설위원으로 농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조현일 해설위원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해설위원으로 자리 잡기까지 어떠한 과정들이 있었을지 궁금하다.
A. 시작은 2004년 ‘루키’ 매거진 일반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2006년 이른 나이에 ‘루키’ 편집장을 거쳐 해설 제의가 왔었고요. 그렇게 2007년부터 현재까지 NBA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해설위원 외에 편집장, 팟캐스트와 유튜버, 와이즈 토토 픽 마스터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해왔다. 담당했던 업무는 어떠한 것들인지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는가
A. 당시 NBA 해설을 할 수 있는 마땅한 직업군이 없다 보니 ‘루키’의 편집장을 맡으면서부터 해설 제의가 왔어요. 해설위원을 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픽 마스터, 팟캐스트 등 자연스럽게 쫓아오더라고요. TV에 나가면서 대중들에게 노출되고 2-3년의 커리어가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안이 들어온 케이스인 것 같아요. 이외는 말씀하신 그대로에요. KBS에서 제작하는 NBA 팟캐스트 ‘조손의 느바’에 참여하고 있고, 비시즌 때엔 주로 행사 위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대부분 농구와 관련된 일을 해오고 있다. 농구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점보 시리즈, 농구대잔치를 보면서 농구에 대한 매력을 알게 됐고 1990년대 초반 *AFKN을 통해 접한 NBA를 보면서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AFKN : 주한미군방송 American Forces Network Korea
Q. 루키에서 일을 하면서 ‘보스턴 셀틱스’ 출입 기자로 특파원 활동도 했다.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현지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는가
A. 그 당시 보스턴 셀틱스가 잘 하기 전이었어요.(웃음) 그래서 한 시즌 동안 거의 홈경기를 모두 갔었었죠. 그때는 케빈 가넷, 폴 피어스, 레이 알렌 이런 엄청난 선수들이 오기 바로 직전이어서 소위 말해서 이제 관중들은 꽉꽉 차지만 성적에 대한 그런 기대감이 없었을 때다 보니 구단 쪽에서도 굉장히 많이 챙겨줬었어요. 보통 취재의 열기가 엄청 강한 곳은 ESPN, ABC와 같은 대형 매체의 기자들을 좋은 데 앉혀야 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기자증을 주지만 꼭대기 자리로 안내해 주거든요. 근데 그 당시에는 워낙 보수적인 인기도 없었고 아시아에서 온 20대 초반의 기자인 저에게 굉장히 좋은 자리를 많이 줬어요.
기자들이 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인 골대 옆자리와 경기 끝난 이후 라커룸에서의 인터뷰 등 자연스럽게 선수들과 가까워졌어요. 아시아 기자들이 거의 없다 보니까 폴 피어스 선수 같은 경우 “아시아 리틀 가이 왔어, 너희도 빨리 인터뷰해” 이런 식으로 되게 많이 챙겨줘서 고마웠던 기억이 있어요. 당시에 슈퍼스타이자 터프한 느낌의 선수였는데 이런 배려심이 있구나 하면서 원래도 좋아하던 선수였지만, 취재하면서 더 좋아하게 된 선수였고 그 당시에는 저에게 엄청난 에너지가 됐죠.
Q. 기억에 남는 현지 인터뷰도 있었다면
A. NBA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능하고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 모인 곳이다 보니 기억에 남는 인터뷰가 있다면 한국인 NBA 1호였던 하승진 선수와 가진 인터뷰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Q. 편집장을 지나 해설위원으로의 첫 방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A. 지금으로부터 이제 16년 전이었고 그때 이제 마이애미 경기였는데 그전에 리허설을 몇 번 했거든요. 리허설을 하고 저도 이제 막 샤워하면서 밥 먹으면서 혼자 연습도 하고 갔었는데 딱히 긴장하는 유형은 아니어서 편하게 첫 방송을 마쳤어요. 제가 지금은 단독 해설을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아나운서분, KBL 선수 출신의 해설 그리고 제가 보조하는 서브의 개념으로 3인 해설 체제이다 보니 부담 자체가 크지 않았어요. 긴장 안 하고 굉장히 즐기면서 했었고 “해설 되게 재밌다.”라고 생각하면서 나왔던 기억이 들어요.
Q. 해설위원으로 지금의 ‘조코피’, ‘조코비’, ‘조출리아’ 등 다양한 별명이 생겼다. 그만큼 해설위원으로서도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줬다고 생각한다. 해설위원으로 어떠한 준비들을 했는지도 궁금하다.
A. 초반에는 정보를 많이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100페이지 가량의 NBA 30개 팀 각각의 게임 노트를 참고하고 숙지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어요. 2시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상황에 맞게 녹여내야 되지만 준비한 것들을 한 20% 못 쓰더라고요. 그래서 핵심적인 정보들만 가져가는 방향으로 바꿨고 지금은 경기에서 일어나는 즉각적인 상황에 대처하려고 해요. 예전에 비해 경기 준비에 쓰는 시간 자체를 많이 줄였습니다.
요즘에 제가 해설을 앞두고 가장 많이 하는 준비는 전날에 쉬자. 전날에 쉬고 내가 좋은 컨디션 속으로 가는 게 최상의 해살 퀄리티가 나온다는 결론을 냈어요. 한 2년 전부터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 어차피 살 뺀다고 해서 대중들에게 어필하거나 호감도가 높아지지 않을 걸 알기에(웃음) 체력관리와 잠을 충분히 자자. 이게 가장 큰 준비입니다.
Q. 해설 위원을 정보력은 어디서 나오는 궁금하다. 많이 찾아보는 것도 있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는 정보들도 금방금방 확인 후 전달해주곤 하는데
A. 워낙 스포츠 좋아하시는 분들은 깊게 파고드시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냥 스피커로서 말하는 것뿐이지 진짜 농구를 딥하게 좋아하시는 분들과의 정보량은 똑같다고 생각해요. 물론 미디어에게 제공되는 정보들이 있긴 해요. NBA 쪽에서 그런 것들은 선수들의 인터뷰를 일목요연하게 기사화해서 올려놓는다든지 그런 이점은 있는데 나머지는 거의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SNS가 워낙 잘 돼 있어서 예전만큼 과정이 불편하거나 복잡하지 않아요. 그런 많은 정보들을 선택과 집중으로 전달하고자 해요.
Q. 직관부터 다양한 경기 시청, 선수 정보나 히스토리 등 매번 바뀌는 리그 정보에 대해 알아야 할 게 많을 것 같다. 해설위원으로 신경 쓰는 부분들이 있다면
A. 남들이 다하는 해설, 누구나 아는 장면에 대한 설명보다는 같은 화면을 보더라도 특별히 캐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려 합니다. 소비자, 시청자들이 너무 똑똑하셔서 먹고살기 힘든 부분도 있어요. (웃음)
Q. NBA 해설위원으로서 NBA해설 중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자면
A. 요즘에 스태픈 커리나 르브론 제임스의 시대이다 보니 커리가 3점 슛 12개 넣고 하프라인 앞에서 넣었던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전, 르브론 제임스의 버저비터와 덩크, 카와이 레너드의 플레이오프 7차전 통통샷 등 아무래도 버저비터로 끝나는 경기는 스스로 제 자신이 맞나 싶을 정도로 소리를 지를 만큼 기억에 남죠.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자면 시작 1분 만에 고든 헤이워드라는 선수가 공중에서 부딪히면서 발목이 완전히 나간 경기가 기억나요. 농구를 좋아해도 제가 유일하게 못 보는 게 선수들 발목 꺾이거나 무릎 다치는 장면을 제가 못 봐요. 근데 제가 그 장면을 봐버렸어요. 사고 이후 화면을 아예 돌렸어요. 현지에서 화면 돌렸다는 건 방송국에서 엄청난 부상임을 직감을 하고 인지를 했다는 건데 돌리고 나서 나중에 화면을 돌아왔을 때 클리블랜드 보스턴 선수들이 헤이워드를 위해 기도를 하고 있더라고요. 선수를 배려하는 현지 방송사들의 그런 작은 배려들과 상황들이 제가 해설했던 것 중에 제일 기억에 남아요.
Q. 유튜브 이름처럼 조현일 해설위원 하면 해설 중 일어난 ‘코피 사건’이 가장 큰 이슈로 꼽는다. 코피 사건에 대한 에피소드와 경기 해설 중 또 다른 에피소드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A. 2018년 12월 해설 도중 코피가 났어요. 전날 세차한 것 이외엔 별다른 에피소드가 없었는데 갑자기 주르륵 흐르더라고요 생방송이었고 모두가 놀랐어요. 공교롭게도 그 이후 제 별명은 ‘조코피’가 됐어요.(웃음) 그 이후로 코피가 난 적은 없습니다.
Q. 박진영, 빈지노, 예성, 민호 등 농구를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특별 해설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들의 해설 방송에 대해 어땠는지 궁금하다.
A. 제 위치가 그들이었더라면 절대 그렇게 못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존경스럽고 감사해요. NBA가 사실 유럽 축구나 MLB에 비해서는 훨씬 이제 파이가 좀 적잖아요. 바쁘신 와중에도 언제 다 챙겨 보셨지 신기하기도 했어요. 셀럽 분들 덕에 NBA의 인기가 올라가고 또 셀럽의 스폐셜 중계가 긍정적인 화제도 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NBA의 위상이 이렇게 높아졌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어요. 물론, 그분들에겐 NBA가 또 다른 동력이겠지만 NBA 해설자 입장에선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너무 큰 복이라 생각합니다.
Q. 혹시 기억에 남는 해설이 있으셨을까요? 그런 하셨던 특별 분들 중에 이분은 되게 생각 외로 엄청난 정보력도 가지고 있었다든지
A. 박진영 님은 워낙 알려져 계시고 매년 하셔서 약간 명절 때 보는 약간 작은 아버지 같은 느낌이거든요. 그분은 워낙 NBA 파묻혀 사시는 분이고 저는 이제 권율 배우의 배우 권율 씨가 이제는 정말 친한 사이가 됐는데 진짜 모든 걸 다 보더라고요. 모든 하위 팀들끼리 경기도 다 보고 국내 농구, 대학 농구도 다 보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연예인 아닌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래서 권율 배우랑 했던 중계도 엄청나게 내부적으로도 평가가 좋았고 농구 팬들도 좋아해 주셔서 또 기억에 남습니다.
Q. 해설위원의 꿈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도 궁금하다.
A. 농구라는 종목만 놓고 본다면 저는 ‘해설위원’이라는 꿈을 버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웃음) 제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게 아니고 농구 같은 경우에는 농구의 시즌 짧고 연봉 계약이 거의 없어요. 저와 같은 비선출은 NBA 해설만으로 먹고 살기 힘들죠. 또 대한민국에서 NBA 해설자 자리 4명 농구 해설자 자리 진짜 많이 잡아봤자 10명. 즉 1년에 농구 해설자가 대략 14명인데 저는 이 좁은 관문을 위해서 청춘을 바치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는 이유에요. 그래서 해설 위원을 꿈으로는 갖지 말되 스포츠 관련 업종에서 해설 위원을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절대 추천해 드리고 싶은 직업군이 아니며 샘플도 너무 적어요. 취미는 취미로 남겨둘 때 아름답다. 그래도 하고 싶으시다면 영어 공부에 매진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NBA의 매력을 꼽자면
A. 농구는 구기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을 주고받는 종목이에요. 그만큼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그래서 매력적이에요. 인생의 축소판이죠.
Q. 농구를 좋아하는 한명의 팬으로서 KBL의 발전에 대해서도 어떠한 의견일지 궁금하다.
A. KBL 선수들은 최고예요. 선수들 만나보면 마인드도 진짜 옛날과 다르고 선수 개개인이 하는 노력들은 진짜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연히 신체 조건의 차이로 인한 화려한 쇼잉이 안 되는 부분들은 어쩔 수 없지만 KBL 직원들도 헷갈릴 정도로 자주 바뀌는 연속성이 없는 제도가 저는 별로라고 생각하거든요. 연속성만 이루어지면 저는 허웅 선수가 과거 스타들처럼 팬들을 몰고 다니듯이 저는 언젠가 한 번은 올 거라 생각해요.
NBA도 데이비드 스턴 총재가 오면서 NBA 세계화를 만들었고 글로벌을 만들면서 완전히 바뀌었듯 KBL도 그런 과정을 충분히 거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MZ 세대들이 농구를 보는 이유가 결국 스피디하고 힙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향상심, 경쟁심, 팬 서비스 등 윗사람들의 변화한다면 KBL의 부흥은 분명히 온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 일이 없다면 그게 KBL의 한계일 거예요.
Q. 좋아하는 것이 가장 잘하는 일로서 자리 잡았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에 있어 많은 이들이 선택지를 고민을 하곤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스스로 자신과 적당하게 타협하고 유리한 쪽으로 항상 생각하는 성향의 분들은 좋아하는 걸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반대로 생각이 많고 여러 번의 고민을 거치시는 분들께는 사실 현실적으로 잘하라는 걸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좋아하는 걸 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좌절하게 되면 그 좋아하는 일이 더 이상 좋아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비유하자면 헤어진 애인처럼 잘하는 걸 하다 보면 좋아하는 게 내 일이 아니니까 더 좋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일은 좋아하는 일로 남겨놓는 게 마치 전 애인에게 연락하지 않고 추억으로 남겨두는 거랄까요.(웃음) 힘들고 지친 삶이 내 수단과 지향점이 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취미가 삶의 활력소가 됐으면 좋겠어요.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조현일 해설위원에게 'FAKE'란?
A. 남을 속이는 게 아닌, 진짜 ‘나’로 다가서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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