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존스는 ‘GOAT’인가

‘데빌’ 존스

UFC에서 존 존스(Jon Jones)의 재능은 천재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그가 UFC에서 가지고 있는 전무후무한 커리어를 살펴보자면, UFC 역사상 최연소 챔피언, UFC 최다 타이틀전(17회), 타이틀전 최다 승(16승), 타이틀전 무패(16승 1무효), 최다 타이틀 방어(12회)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들을 그의 주 무대인 라이트헤비급으로 한정한다면 더욱 화려해진다. 라이트헤비급 최장 집권(1501일)부터 최다 경기 무패 행진(20경기), 최다 연승(13승), 최다 타이틀 연속 방어(8회) 및 최다 타이틀 방어(12회), 최다 승(22회)까지. 가히 ‘악마의 재능’이라는 존스의 수식어에 어울리는 전적이다.

하지만 그는 경이로운 커리어만큼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챔피언이기도 하다. 음주 운전을 비롯해 코카인 적발, 일반 도로에서의 드래그 레이싱, 3번의 금지 약물 적발, 음주 운전과 총기법 위반, 가정 폭력 및 차량 손괴, 도핑 테스터 협박 등 옥타곤 밖에서 자주 구설수에 오르며 존스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 존스가 GOAT? >

‘GOAT(Greatest Of All Time)’, 말 그대로 역대 최고라는 뜻이다. 이 단어는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업적을 남긴 사람들을 지칭하는데, 90년대 복싱 선수 무하마드 알리를 시작으로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 그리고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까지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일컫는 말로 쓰인다.

그리고 MMA 씬에서 ‘GOAT’를 가릴 때면 빠짐없이 나오는 존재가 바로 존 존스이다. 존스는 앞서 언급했듯 UFC에서 범접할 수 없는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데, 더 놀라운 점은 그 찬란한 커리어가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

게다가 존스를 상대한 선수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그의 재능을 치켜세운다는 점은 그의 실력이 역대 최고라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Jon Jones / ⓒUFC Collectibles

< 존스는 지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 >

하지만 존스가 약물 적발에 한 번도 아닌 무려 세 번이나 걸렸다는 점, 경기에서 아이포킹(눈 찌르기) 반칙을 전략적으로 사용해왔다는 점, 사회적으로 상당한 물의를 일으킨 범죄자라는 점, 그리고 ‘GOAT’는 단순히 커리어만을 보는 것이 아닌 해당 씬 내에서 긍정적 파급력을 지닌 존재여야만 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존 존스가 ‘GOAT’는커녕 되레 UFC 씬을 해쳤다고 말한다.

이 모든 오점들을 제쳐두더라도, 존스가 ‘GOAT’라고 보기 어려운 지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존스는 지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를 가려서 싸운다는 말이기도 하며, MMA 팬들은 이를 본인이 이길 수 있는 상대만을 고르며 지는 싸움을 피하는 행위로 해석하기도 한다.

Jon Jones / ⓒNewYork Post

< 헤비급엔 두 개의 태양이 있다 >

현재 UFC 헤비급에는 두 명의 챔피언이 있다. 존 존스와 톰 아스피날(Tom Aspinall)이다. 아스피날은 정식 챔피언이 아닌 ‘잠정 챔피언’인데, 정식 챔피언 존 존스는 긴 공백 상태였고, 얼마 전 잠정 챔피언 아스피날이 1차 방어전에 성공하며 정식 챔피언보다 잠정 챔피언이 방어전을 먼저 치르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이처럼 현재 헤비급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시릴 간을 꺾고 헤비급 챔피언이 된 존스. 팬들은 새로운 신성 톰 아스피날과의 경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존스는 톰이 본인의 레거시에 한참 못 미치는, 그저 잠시 반짝이는 신예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경기를 피하며, 첫 타이틀 방어전 상대로 스티페 미오치치를 선택했다. 미오치치는 마지막 경기가 무려 3년 전일 만큼 사실상 은퇴 상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오랜 세월 케이지를 떠난 상태였는데도 말이다.

또 다른 헤비급의 태양, 아스피날 입장에서는 챔피언 존 존스가 계속 자신을 피하기 때문에 완벽한 챔피언이 될 기회를 얻지 못하는 셈이다. 미오치치와의 경기 후, 존스는 다음 상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스피날이 아닌, 상대적으로 ‘그라운드’에 약점을 보이는 알렉스 페레이라를 콜아웃하며 톰과 관련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에 그의 골수 팬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Jon Jones, Tom Aspinall / ⓒMMA Fighting

< 왔노라, 보았노라, 정복했노라 >

그렇다면 톰 아스피날은 존 존스의 말처럼 잠시 반짝이는 신예에 불과할까? 톰이 헤비급 랭커들을 상대로 거둔 전적을 살펴보자면, 3위 볼코프, 4위 세르게이 파블로비치, 5위 커티스 블레이즈, 7위 세르게이 스피박, 9위 마르친 티부라 이렇게 5명을 모두 1라운드에 초살시키며 승리를 가져갔다. 더 놀라운 점은 이 5명의 쟁쟁한 컨텐더들과의 경기를 모두 합쳐도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톰은 15번의 승리 중 14번이 ‘1라운드 피니시’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여느 챔피언들이 치고 올라오는 위험한 신예의 도전을 기꺼이 받아주어 왔다는 점에서, 챔피언 존스가 레거시를 핑계로 경기를 피하는 모습은 동의하기 힘들다. 존스의 첫 타이틀 상대였던 쇼군과의 시합 당시를 떠올려 보자. 챔피언 쇼군은 본인보다 존스의 커리어가 한참 부족한 신예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도전자 존스를 받아주었다. 심지어 쇼군과의 타이틀 매치 당시 존스의 커리어는 지금의 도전자 입장인 아스피날의 커리어에 한참 못 미쳤다.

또한, 같은 체급에 두 명의 챔피언이 존재한다는 사실만큼 강력한 경기 명목이 또 있을지 의문스럽다. 하늘에 두 태양이 존재할 수 없듯, 존스의 다음 경기 상대는 아스피날이 되어야만 한다. UFC 헤비급 생태계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수많은 격투기 팬들의 갈증 해소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그가 UFC에서 진정한 ‘GOAT’로 남고 싶다면 말이다.

Tom Aspinall, UFC 295 / ⓒUFC Collectibles

< 그럼에도 불구하고 >

최근 데이나 화이트는 "이번 경기의 승자는 반드시 톰 아스피날과 맞붙어야 한다"고 공언했다. 이에 팬들은 존스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존스가 대중과 데이나 화이트의 기대처럼 아스피날과의 경기를 받아들이고 승리까지 거둔다면, 그는 단연코 부정할 수 없는 ‘GOAT’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스가 아스피날과의 시합을 피한다고 해서 그가 이룬 모든 업적을 부정할 수는 없다. 존 존스는 MMA 역사상 최고의 재능과 기량을 겸비한 선수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그의 커리어가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과연 그는 MMA 씬에서 ‘GOAT’로 남을 수 있을까? 필자는 존스의 역대 UFC 경기들을 살펴보며 그의 천재적인 재능과 더불어 그를 둘러싼 여러 논란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판단은 당신의 몫이다.


2008년 8월 9일
UFC 87 / 라이트헤비급
VS 안드레 구스마오(Andre Gusmao)

Jon Jones vs Andre Gusmao, UFC 87 / ⓒYouTube

UFC에서 그의 데뷔 전은 라이트 헤비급이었다. 상대인 안드레 구스마오는 프로에서 5연승을 기록하고 UFC에서 존스와 함께 데뷔 전을 치렀다. 하지만 존스 역시 당시 6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유망주였고 이미 대학생 시절부터 그레코로만형 레슬링 선수로 활동했던 터라 뛰어난 TD 능력과 변칙적인 태클을 선보이며 구스마오를 상대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었다. 경이로운 점은 프로에서 6연승을 기록하고, UFC 데뷔 전에서 1승을 쟁취하기까지 불과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9년 1월 31일
UFC 94 / 라이트헤비급
VS 스테판 보너(Stephan Bonnar)

Jon Jones vs Stephan Bonnar, UFC 94 / ⓒYouTube

그는 데뷔 전에 보여주었던 다소 미흡한 타격 능력을 완벽히 보완하여, 본격적으로 215cm의 긴 리치를 이용한 타격으로 경기를 능숙하게 풀어나갔다. 또한 이 경기에서 존스는 압도적인 실력차로 보너를 찍어 누르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만장일치 판정승을 얻어낸다. 이때 존 존스의 나이는 불과 21세였다.


2009년 12월 5일 (토)
UFC TUF 10 Finale / 라이트헤비급
VS 맷 해밀(Matt Hamill)

Jon Jones vs Matt Hamil, UFC TUF 10 Finale / ⓒYouTube

2009년 7월에 열린 UFC 100에서 제이크 오브라이언을 상대로 2라운드 길로틴 초크로 서브미션 승리를 거둔지 불과 4개월 만이다. 그리고 이 경기는 존스가 금지기술 수직 엘보를 사용하여 실격패를 당해 커리어 유일의 패배로 기록된 경기다. 하지만 해당 경기 역시 존스가 압도적인 우위에 선점했었다는 점에서 팬들은 여전히 그를 무패로 인식하고 있다.


2011년 2월 6일 (일)
UFC 126 / 라이트헤비급
VS 라이언 베이더(Ryan Bader)

Jon Jones vs Ryan Bader, UFC 126 / ⓒYouTube

맷 해밀과의 경기 이후, 브랜든 베라와 블라디미르 마츄센코를 초살시키며 라이트헤비급에 무지막지한 존재로 떠오르고 있던 존 존스. 해당 경기의 상대는 UFC 입성 이후 6승 무패를 기록하고 있던 라이언 베이더였다. 두 신성이 맞붙었으나 스탠딩 상황에서 긴 리치를 이용해 타격으로 압살하며 2라운드에 레슬러 출신인 라이언 베이더를 상대로 수준 높은 TD 능력을 선보이며 길로틴 초크로 서브미션 승리를 얻어냈다.


2011년 3월 20일 (일)
UFC 128 / 라이트헤비급(타이틀전)
VS 마우리시오 쇼군(Mauricio Shogun)

Jon Jones vs Mauricio Shogun, UFC 128 / ⓒYouTube

존스의 첫 번째 라이트 헤비급 타이틀 경기였다. 그는 경기 시작 5초 만에 플라잉 니킥으로 쇼군의 얼굴을 제대로 가격하며 경기는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당시 주짓수 화이트 벨트인 존스가 블랙벨트였던 쇼군에게 ‘하체관절기’를 시도하며 여유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결과는 당연하게도 존스의 일방적인 TKO 승리였다. 그렇게 그는 여전히 깨지지 않는 전 체급 UFC 최연소 챔피언의 기록을 가지게 되었다. 이때의 나이는 고작 23세하고 242일째 되던 날이었다.


2011년 9월 25일 (일)
UFC 135 / 라이트헤비급(1차 방어전)
VS 퀸튼 잭슨(Quinton Jackson)

Jon Jones vs Quinton Jackson, UFC 135 / ⓒYouTube

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퀸튼 잭슨과의 첫 번째 방어전. 존스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하는 일부 팬들의 노파심을 한 경기로 일축시켰다. 존스는 긴 리치와 클린치를 활용하며 거리 싸움에서 잭슨을 천천히 밀어내며 4라운드 그라운드에서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승리했다. 베테랑 파이터인 퀸튼 잭슨에게 이번 경기는 10년 만에 당하는 서브미션 패배이기도 하였다. 경기 후 “리치가 길고 압박이 거세 경기를 풀어갈 수가 없었다. 오죽했으면 경기 도중 2번쯤은 그냥 포기해야겠다는 마음이 굴뚝같았다”라고 말했던 잭슨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존스의 ‘악마의 재능’이 돋보인 경기였다.


2011년 12월 11일 (일)
UFC 140 / 라이트헤비급(2차 방어전)
VS 료토 마치다(Lyoto Machida)

Jon Jones vs Lyoto Machida, UFC 140 / ⓒYouTube

팬들 역시 이제는 의심의 여지 없이 많은 사람들이 존 존스의 우세를 예상하는 동시에 존스 못지않은 견고한 타격 스킬을 가지고 있는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료토 마치다에게도 나름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하지만 그 작은 여지마저 2라운드에서 처참하게 무너진다. 마치다는 존스의 타이크 다운에 끌려가며 하위에서 엘보를 맞고 출혈이 생겼고, 이윽고 하위에서 탈출하며 스탠딩으로 경기가 재개되긴 했으나 존스에게 길로틴 초크를 당하며 생애 첫 서브미션 패를 당했다. 이렇게 존 존스는 무려 1년 동안 4번의 경기를 치르며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한다.


2012년 4월 22일 (일)
UFC 145 / 라이트헤비급(3차 방어전)
VS 라샤드 에반스(Rashad Evans)

Jon Jones vs Rashad Evans, UFC 134 / ⓒYouTube

원래 존 존스와 라샤드 에반스는 팀 동료이자 친구였다. 하지만 존스가 무릎 부상을 당한 에반스를 대신해 마우리시우 쇼군을 꺾고 새 챔피언에 오르자 둘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존스는 챔피언이 된 뒤 "동료지만 에반스와도 싸울 수 있다"고 말하자 에반스가 상처를 받은 것. 결국 에반스는 팀을 떠나 자신만의 팀을 새로 만들면서 완전한 결별을 선언했다. 이후 둘은 인터뷰 등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설전이 오갔고 앙숙 관계로 악화됐다. 그렇게 한때 친구였던 둘의 경기가 존스의 3차 방어전으로 성립되었다. 라샤드 에반스가 체급 내에서 레슬링 강자로 정평 나 있던지라, 레슬링을 잘하는 리샤드 에반스 상대로 킥 캐치를 피하기 위해 킥 빈도를 줄이고 복싱 위주로 소극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1라운드에 에반스에게 하이킥을 허용하는 등 고전하는 듯했지만, 2라운드부터는 역시 긴 리치를 통해 타격에서 우위를 점하여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UFC 라이트 헤비급 타이틀을 지켜냈다. 하지만 그동안 둘의 첨예한 설전에 비하면 경기 내용은 소극적이었던 지라, 경기가 끝나고 승자 선언 중에는 끝없는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3차방어전은 또 다른 전 챔피언 리샤드 에반스.


2013년 9월 22일 (일)
UFC 165 / 라이트헤비급(6차 방어전)
VS 알렉산더 구스타프손(Alexander Gustafsson)

Jon Jones vs Alexander Gustafsson, UFC 165 / ⓒYouTube

5차 방어전인 차엘 소넨의 경기를 모두 가볍게 승리한 존스. 또한 존스는 라이트헤비급 4대 천왕이라고 불리던 퀸튼 잭슨, 라샤드 에반스, 료토 마치다, 마우리시오 쇼군을 모두 이긴 상황이었다. 6차 방어전은 당시 라이트헤비급에서 6연승을 거두면서 초신성의 자리를 넘보고 있던 알렉산더 구스타프손과의 경기였다. 구스타프손은 이 경기에서 존스에게 UFC 커리어 사상 첫 번째로 테이크다운을 선사하는 등 대등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존스의 끊임없는 테이크다운 시도도 모두 막아내며 선전했다. 심지어 존스는 앞선 다섯 번의 타이틀 전에서 허용했던 유효타 수보다 구스타프손과의 경기에서 허용했던 유효타 수가 많았다. 하지만 구스타프손은 4라운드를 1분여 가량 남기고 존스에게 백스핀 엘보를 맞아 위기가 왔고, 5라운드에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는 등 존스에게 밀리며 결국 만장일치 판정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 경기는 이후 UFC 명예의 전당으로 들어갈 만큼 라이트헤비급 역사상 최고의 타이틀전으로 꼽힌다.


2015년 1월 4일 (일)
UFC 182 / 라이트헤비급(8차 방어전)
VS 다니엘 코미어(Daniel Cormier)

Jon Jones and Daniel Cormier Brawl / ⓒYouTube
UFC 182 : Bad Blood / ⓒYouTube

존스는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의 코미어를 상대로 오히려 그라운드 기술에서 앞섰다. 테이크 다운을 성공시킨 것은 코미어가 아니라 존 존스였다. 존스는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호텔 특설 케이지에서 열린 UFC 182 메인이벤트 라이트 헤비급 챔프전에서 거침없었던 도전자 다니엘 코미어에게 경기 초반 기세에서 밀렸지만 챔피언 다운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결국 전세를 뒤집었다. 결국 5라운드가 끝났고 존스는 심판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해당 경기는, 대결 전부터 기자회견에서 서로 난투극을 벌이고, 인터뷰에서는 서로 악담을 퍼붓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경기 영상이 없는 관계로 서로의 트래시 토킹과 난투극이 담긴 영상으로 대체한다.


2017년 7월 30일 (일)
UFC 214 / 라이트헤비급(타이틀전)
VS 다니엘 코미어(Daniel Cormier)

Jon Jones vs Daniel Cormier 2 - Full Fight Highlights UFC 214 / ⓒYouTube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존 존스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코미어와의 8차 방어전 이후, 임산부에 대한 뺑소니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며 챔피언 타이틀이 박탈당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낮은 수위의 처벌을 받으며 UFC 197에서 복귀하며 오빈스 생 프루와의 잠정 타이틀전을 판정에서 꺾었다. 성공적인 복귀와 더불어 UFC 200에서 코미어와의 2차전을 3일 앞두고 금지 약물이 적발되며 출전 불가를 통보받는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다시 UFC에 복귀한 존 존스와 3차 방어전을 앞두고 있는 코미어와의 대결이 UFC 214에서 성립된다.

다니엘 코미어를 상대로 하이킥 이후 파운딩으로 인한 녹아웃 승리를 거두었다. 코미어는 1차전에서 존스에게 밀렸던 레슬링을 의식해 순수 타격전으로 존스를 공략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나왔다. 이에 존스는 자신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코미어의 리치 밖에서 타격전을 펼쳤고, 3라운드에 코미어의 관자놀이에 정확한 헤드 킥은 적중하며 쓰러진 코미어를 파운딩으로 실신시키면서 KO로 경기를 가져갔다.

경기 후, 코미어는 인터뷰에서 “어떤 선수든 같은 선수에게 두 번 패배한 것이라면 더 이상 라이벌 관계라고 말할 수 없다”라고 밝히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하지만 코미어와의 2차전 이후, 2017년 8월 23일, UFC214의 약물 검사에서 또다시 존 존스는 약물 복용으로 존 존스는 이전에 있던 ‘뽕 존스’ 이미지가 더 고조되고 징계를 면치 못하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해당 코미어와의 경기도 무효 처리가 되었다.


2018년 12월 30일 (일)
UFC 232 / 라이트헤비급(타이틀전)
VS 알렉산더 구스타프손(Alexander Gustafasson)

Jon Jones vs Alexander Gustafasson 2 / ⓒYouTube

UFC 232에서 존 존스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의 재대결이 확정되었다. 하지만 경기를 며칠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행해진 불시 약물 검사에서 튜리나볼이 소량 검출되었다. 네바다 체육위원회는 충분한 조사 시간이 필요하고 소명 절차가 필요하다며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라스베가스에서의 경기가 불가능해졌는데, 데이나 화이트는 경기가 열리는 장소를 라스베가스에서 LA로 옮기는 꼼수를 쓰며 존 존스를 기어코 경기에 세운다.

때문에 많은 팬들은 존 존스를 비난하며 구스타프손의 승리를 바랐다. 완벽한 선과 악의 대결 구도로 나누어진 것이다. 하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1차전과 달리, 이번에 구스타프손은 존스에게 처참하게 패배하였다. 약물 적발에 이어 압도적 승리를 쟁취한 존스는 해당 경기로 '악역'을 뛰어넘는 UFC 역대 최악의 빌런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020년 2월 9일 (일)
UFC 247 / 라이트헤비급(3차 방어전)
VS 도미닉 레예스(Dominick Reyes)

Jon Jones vs Dominick Reyes, UFC 247 / ⓒYouTube

존스는 레예스를 상대로 비교적 소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고, 레예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존스에게 여러 변칙적인 공격 시도를 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장기전을 해보지 않은 레예스의 페이스는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4라운드와 5라운드에서는 우세하게 존스가 라운드를 가져갔고, 결과는 만장일치 존 존스의 판정승이었다. 하지만, 이전 라운드들에서 레예스가 보여주었던 퍼포먼스를 보면, 경기를 보는 관점에 레예스의 승리가 나왔을 수도 있다는 것이 그 당시 팬들의 반응이었다. 일부 격투기 팬들은 사실상 존스가 진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하기도. 특히 존스의 ‘49-46’ 판정승은 터무니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경기 말고도 UFC 247의 판정들에서 팬들이 여러 의문을 품으며 MMA의 고질적인 문제인 판정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하였다. 해당 경기는 존스가 MMA 커리어 통틀어서 가장 고전했던 상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치열한 경기였던 셈이다.


2023년 3월 5일 (일)
UFC 285 / 헤비급
Vs 시릴 간(Ciryl Gane)

Jon Jones vs Ciryl Gane, UFC 285 / ⓒYouTube

라이트헤비급을 완전히 평정한 존스. 이전부터 헤비급 월장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그가 드디어 헤비급으로 넘어온 경기였다. 그에게 시릴 간과의 경기는 헤비급 데뷔 전이자, 헤비급 첫 타이틀 도전. 그리고 3년 1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다. 결과는 존스의 손쉬운 승리. 프란시스 은가누와의 경기에서 비록 졌음에도 수준급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시릴 간이, 단 1라운드 2분 만에 탭을 치며 서브미션 패배를 당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존 존스는 마침내 라이트 헤비급에 이어 헤비급에서도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두르며 두 체급 챔피언이 되었고, 긴 공백 기간으로부터 발아되었던 여러 의심들은 한순간에 잠식했다.


2024년 11월 17일 (일)
UFC 309 / 헤비급(1차 방어전)
VS 스티페 미오치치(Stipe Miocic)

Jon Jones vs Stipe Miocic, UFC 285 / ⓒYouTube

지난 17일, ‘악마의 재능’ 존 존스는 1년 8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존스는 배당률이 증명하듯, 전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를 압도한 끝에 4라운드 TKO 승을 거뒀다. 1라운드에서 수준급의 레슬링 실력을 가지고 있는 미오치치를 단번에 밭다리 테이크다운에 성공시켰고, 지속적인 엘보로 미오치치의 안면에 대미지를 축적시키며 경기를 존스의 흐름으로 가져갔다. 2라운드 미오치치의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스탠딩에서 체력과 스텝을 따라가지 못하고 존스의 거리를 깨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렇게 존스의 타격 콤비네이션에 반응조차 하지 못한 채 대미지를 축적당했다. 3라운드, 존스는 스피닝 백킥으로 미오치치를 일방적으로 TKO 시키며 승리를 가져갔다. 급격한 노쇠화와 링 러스트를 이겨내지 못한 미오치치는 존 존스라는 벽을 넘지 못한 채 은퇴를 선언하였다. 아직 존스의 해는 저물지 않았다.



Editor / 김성욱(@wookk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