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ren Jung(로렌정)
JEESUN
Lauren Jung(로렌정)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페이크 매거진(@fakemagazine_official)과 아트 셀렉숍 보이드(@the_bvoid)와 함께 협업 인터뷰 콘텐츠 을 선보인다. <OUT OF THE FRAME>은 아티스트의 '일탈'이라는 소재로 작가와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준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담았다. 여덜 번째 아티스트는 초현실적인 꿈의 공간을 그리는 로렌정(@laurennyjung)작가이다.
Q. 로렌정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작가 로렌정 입니다.
Q. 어릴 적 마주한 여러 요소가 꿈처럼 표현된 그림이 돋보인다. 본인의 그림에 관해서 설명해 줄 수 있을까.
A. 주로 유화 작업을 하면서 내 삶의 경험과 이야기들을 페인팅으로 재미있게 풀어 나가고자 해요. 초현실주의 작품들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 새로운 꿈과 같은 초현실적인 공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웃음)
Q.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하늘 배경과 색감 또한 로렌정 작가 작품의 매력 포인트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A. 순수한 마음과 생각들을 그림으로 풀어 나가다 보니, 자주 등장하는 요소들과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부드러운 색감을 이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껴주시기도 하고요.
Q. 최근 뉴진스 뮤직비디오에서도 선보이게 된 <LOVE> 시리즈부터 <Don’t Die Balloons>시리즈, <Sorry mom>, <Sensitive Heart>, <Brutal>등 로렌정 작가의 작품 몇 가지 소개 부탁한다.
A. 가장 최근 작품인 <LOVE>는 삶의 사소한 행복과 사랑에 대해 표현한 작품이에요. 사람들은 앞으로 다가올 삶의 아름다움과 행복을 바라며 살아가고 있다고 느꼈어요. 소중한 순간들은 추억이 되고, 그 추억들과 함께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표현해 봤어요.
<Don’t Die Balloons> (풍선아 죽지마)는 저의 첫 개인전 시리즈에서 케이크의 의미가 갖는 양면성을 통해 전통, 문화, 향수 그리고 다가오는 앞날에 대해 표현하는 전시 였어요. 특별한 날에 늘 케이크이 함께하고 그 날의 의미를 케이크 위에 글로 남기는 것처럼 그 중에 Brutal이란 작품은 ‘Brutal’이라는 단어를 케이크의 프로스팅으로 표현함으로서 그 단어의 의미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어간 작품이에요.
<Sorry Mom>은 홀로서기에 대한 10대의 열망, 어른들의 생각과 영향으로부터 자유함을 느끼기위한 열망을 직선적이지 않은 방식의 스토리로 소개하는 작품입니다. 청소년기는 종종 10대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속에 직면하는 어색한 대립의 혼란스러운 시간과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일상적인 물건 속에 꿀의 의미는 달콤하지만 끈적한 불편한 느낌을 가진 물체의 이중성을 묘사하기 위해 선택했고, 미안해 엄마라고 쓰여진 자신만의 구슬 팔찌는 틴에이져의 반란을 귀엽게 표현했습니다.
<Sensitive Heart> 작품은 저의 2번째 개인전 ‘Growing Pains’를 위해 그린 작품이에요. ‘Growing Pains’는 청소년기에서 성인으로 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끝없는 실망과 깨달음 그리고 많은 상처들을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한 전시였어요. ‘Growing Pains’에서 파생돼 ‘Sensitive Heart’은 누구나 열망하는 열린 마음과 기댈 곳을 찾는 속마음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Q. 작품의 첫인상은 화려함과 사랑스러움이 묻어나지만, 가만히 감상하다 보면 첫인상과는 다르게 조용히 슬퍼 보이기도 한다.
A. 작품마다 다양한 스토리를 풀어 나가고자 하지만 항상 러블리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에요. 삶이 항상 밝을 수 없는 것처럼, 슬픔과 어두움도 함께 찾아오는 이면성을 작품에 담고자 합니다. 슬픔을 어둡게 표현하는 것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밝게 보여줌으로서 작품을 처음 접할 때 느낌이 일상을 통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의 아픔과 슬픔을 조용한 여운으로 남기고자 했어요. 추억을 떠올리며 힘든 시절을 되돌아볼 때 가끔은 자신이 슬픈지 깨닫지 못했을 때가 있고 혹은 너무나 무겁게 느껴졌던 그때의 슬픔이 더 이상 그리 커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저의 작품에서도 한가지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그 과정을 생각하면서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Q. 작품 구상 과정에서 가장 많이 영감을 받는 매체, 혹은 모티브도 궁금하다.
A.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일상에서 자주 보이는 것들을 늘 관찰하고 연구해요. 단순한 일상의 것들이 우리들의 추억과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봐요. 수많은 요소를 이용해 모티브로서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삶의 과정을 작품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Q. 미국 국적으로 오랜 해외 생활을 끝내고 한국에 자리를 잡았다.
A. 아버지의 직장으로 어렸을 때부터 홍콩, 한국, 싱가폴, 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살았어요. 어릴 적부터 많은 도시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집’이라는 곳에 대한 인식의 혼란이 있었어요. 하지만 한국에 살면서 이곳이 비로소 내 집이라는 마음이 들곤 해요. 정체성에 혼란을 많이 느낀 성장기였지만 여러 나라의 경험을 통해 땅에 발을 딛고 있는 느낌이 아닌 초현실적인 세상을 표현하는 지금의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아요.
Q.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해외 생활과 더불어 부모님의 영향도 없지 않았을 거 같다.
A. 해외 생활하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늘 붙잡아 주신분 이 부모님이셨습니다. 제 생각과 감정들을 항상 존중하고 들어주시면서 미술을 시작했을 때도 항상 저를 믿어주셨어요. 부모님도 미술을 사랑하시고 늘 저한테 “input”이 있어야 “output”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셨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공부하는 것이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것이라 말씀하셨어요. 그래서인지 저도 작가로서 항상 마음이 열린 사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웃음)
Q. 패션, 뷰티, 아트, 라이프 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를 담은 에스팀(SPEEKER)의 소속되어 있는 점도 재밌다. 작가로서 스피커가 아닌 소속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봤을 때 어떠한 장단점이 있을지도 궁금하다.
A. 지금은 미술 활동도 하고 있지만 소속사를 통해 페인팅 이외에 다른 일도 하고 있어요. 덕분에 다양한 creative 분야의 일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날 수 있어서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작가로서 정해진 한 가지에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작가 로렌정에 대한 정확한 정체성에 대해 가끔은 혼란스러워하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현재는 가능한 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작품활동도 열심히 하고, 작가로서 부족한 면이 많다고 생각해 차근차근 저 자신을 발전해 나가고자 해요. 나중에 어떤 기회가 다가오더라도 준비된 아티스트로서 성장하고 싶고 다른 미술 분야의 시도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습니다.
Q. 취미의 또 다른 면으로 일탈을 설정했다. 로렌정 작가에게 일탈을 꼽자면.
A. 가끔 지칠 때 혼자만의 데이트를 좋아해요. 나를 위해서 가고 싶은 식당을 찾아가 혼자 밥을 먹고 그 동네 산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가고 싶었던 전시 혹은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볼 때 일일 여행 온 느낌이 들어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웃음)
Q. 로렌정 작가에게 기억에 남는 일탈을 소개해 줄 수 있을까.
A. 안국역하고 경북궁 동네를 좋아해요. 작년에 돌아다니다가 골목 구석에 있는 소품샵 ‘ofr seoul’라는 곳을 발견했어요. 1층에 다양한 해외 책들이, 그리고 2층에는 옷이랑 유니크한 소품들이 자리잡고 있었어요. 거기서 한참 구경하다가 책 몇권을 사게 됬어요. 그중에서 ‘Virgil Abloh’가 하버드에서 스피치한 책을 내용으로 만든 ‘Insert Complicated Title Here’라는 책을 샀는데 지금도 종종 읽어보곤해요.
Q. 과거 수영, 테니스, 첼로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기도 했었다고 알고 있다.
A. 학생 시절에는 운동을 즐겼어요. 축구, 농구 등 팀 스포츠보다 혼자만의 인내력을 요하고 이겨내는 수영과 달리기 운동을 좋아했고요. 음악도 좋아해서 대학교 전까지는 첼로를 좋아하고 오케스트라 활동도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취미 생활이 점점 줄어들고 시간적 여유가 없어지긴 했어요. 20대 초반에는 알바도 하면서 작가 생활을 동시에 하고 있어서 취미활동을 시작할 여유가 없었지만, 요즘에는 시간이 있을 땐 가끔 운동도 하고 취미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가야 하는 목적지를 찍고 걸으면서 생각 정리하는 것을 좋아해요.(웃음)
Q. 금전적인 부분이 안정적이지 않은 프리랜서 특성상 일탈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충족이 되어있는 상황이라면 어떤 일탈을 하고 싶은가.
A. 여행을 많이 하고 싶어요. 짧게 가는 것보다는 가고 싶은 나라의 작은 동네에서 한달살이하면서 그 동네의 매력과 일상의 삶을 경험하고 싶어요.
Q. 문화적 인프라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대중의 잣대와 시선이 이전과는 다르게 많이 변화했다. 요즘 대중들은 미술과 예술을 소비하고 유영하고 있는데 작가로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다.
A. 요즘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작가들도 갤러리 이외에도 온라인으로 자기 작품을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이 열려있어요. 오히려 지금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해 나를 알리기 좋은 시대잖아요. 대중들은 더 쉽게 작가의 작품과 함께 작가의 세계관과 일상생활을 느끼고 공유할 수 있어요. 특히 요즘의 예술소비 방식은 작품을 좋아해서 구매할 수 있지만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의 세계관을 좋아하고 공감해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Q. 하지만 아직도 몇몇 작가를 제외하고 프리랜서와 작가의 삶으로만 업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새로이 시작하는 이들과 관심을 가지는 이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A. 나이에 상관없이 미술 활동 이외의 다른 부업이나 어떤 일이든 본인의 삶의 “연장선 (extension)”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작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알바를 해도 나중에 그 경험은 본인에게 도움을 주게 되고 미술 아닌 다른 일을 시작하더라도 본인 만의 창의력(creativity)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모두 불확실한 길 앞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만의 가치관과 생각을 표현하고 보여주기 위해 큰 노력과 자신감을 길러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Q. 작품명이 그림에 두드러지게 나타날 때도 있다. 때마다 다양한 글귀가 그림에 잘 녹여져 다양한 내용을 전달하기도 하는데 요즘의 로렌정의 감정과 순간을 담은 문장이 있다면.
A. 요즘 “Stranger”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작품을 풀어가고 있어요. 우리는 삶에서 계속 새로운 사람들을 마주하는데 가끔은 특별한 존재가 나타나기도 해요. 낯선 사람이 소중한 친구가 될 때도 있고 연인이 될 수도 있고 롤모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처음 만나는 사람이 마음을 더 편하게 해 줄 때도 있죠.
Q. 유화 작업에서 나아가 영상이나 인터렉티브한 설치 미술의 분야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어떤 느낌으로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앞으로 준비되어 있는 활동과 작업에 대해서 스포일러해 줄 수 있을까.
A. 우선 영상 작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영상도 늘 표현하고자 하는 색감과 요소들이 들어가고 이제까지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영상과 설치 작품으로 찾아 뵙고자 합니다.(웃음)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로렌정에게 'FAKE'란?
A. ‘FAKE’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단어로 자주 표현되지만, 저는 긍정적으로 보고자 해요. 초현실 작품에서 영감을 많이 얻다 보니 꿈과 같은 배경을 그리게 되고 현실을 삐둘이지게 표현하게 됩니다.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우리가 세상에 투영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 감정, 욕망, 꿈 등을 같이 투영하기 때문에 가짜고 할 수도 있죠. 우리가 투영하는 것은 개인의 돋보임이 꾸며진 현실이 되거나, 현실에서 진화하고 싶은 것의 시뮬레이션이 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은 진짜라고 정의한 것이 실제로 진짜인지, 가짜라고 정의한 것이 실제로 진짜인지 논쟁할 수 있어요. 저는 '진짜'와 '가짜' 둘 다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하기에 작품을 그리면서도 항상 삶의 이중성에 대해 관찰하고 생각하면서 그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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