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GOOD, <P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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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창작물을 직접 구현하는 것에 대한 욕망은 디자인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직접 디자인툴을 통해 만들어낸 디자인을 포스터나 의류 등 직접적인 형태로 만나봤을 때 느낄 수 있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SNS만 보더라도 직접 디자인한 의류를 인쇄해서 판매하거나 대신 인쇄를 해주는 곳을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대량 생산에 기반을 두고 있어 단독으로 제작하기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소량으로 티셔츠 인쇄를 해주는 가뭄 속 단비와 같은 곳 “POT”을 소개한다. ‘Point Of Time‘의 약자로 ‘시점’을 뜻하는 이곳은 세상의 모든 ‘시점’을 수집하며 개개인의 색깔을 자유롭게 선보이고 있다. 인쇄만을 위해 방문할 수 있지만 디지털 프린팅의 보급을 위한 워크샵도 진행하며, 본인들만의 ‘수집’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영감을 전하는 이들과 인터뷰를 해보았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POT입니다. POT는 ‘Point Of Time’의 약자로서 ‘시점’을 뜻하며, 세상의 모든 ’시점’을 저희 방식대로 수집하고 수집한 내용을 다양한 섬유에 즐겁게 인쇄를 하고 있는 팀이자 브랜드입니다.
Q. 즐겁게 인쇄하고 있다는 점이 하는 일에 있어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 보입니다. 세명이서 함께하는 만큼 시작점이나 계기도 조금씩 다를 것 같기도 한데, POT를 만들게 된 계기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희는 셋은 오랜 시간 동안 알고 지낸 친구 사이에요. 일반적인 오랜관계처럼 성인이 된 후에 바쁘게 각자의 삶을 살아가느라 자주 만나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만날 때마다는 항상 즐거웠고 행복했어요.(웃음) 어느 날 문득, 우리가 같이 일을 하게 되면 어려움도 있겠지만 우리 삶의 즐거움과 행복의 연장선을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우연한 계기로 지금의 POT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Q. 각자 POT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도 궁금합니다.
민규 : 건축학과에서 디자인학과로 전과를 한 후에 졸업 후 의류 브랜드에 취업해서 일을 했었습니다.
희동 : 간호학과를 전공하고 간호사로 취업해서 일을 했었습니다.
지운 : 항공정비과를 전공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Q. 사적인 관계와 공적인 관계는 또 다른 상호작용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 명이 함께하는 POT에게 의견 차이에 있어, 어떻게 해결하는 편일까요?
A. 솔직히 의견의 차이가 생기면 명확하게 해결하는 것은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최대한 문제를 끌고 가지 않고 끝까지 해결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노력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끝까지 얘기하고 타협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동료를 이해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굳건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Q. 소량으로 그리고 빠르게 제작 가능한 점이 디지털 프린팅(이하 DTP)과 POT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DTP 관련 워크샵 또한 진행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
A. 자신이 만든 그래픽을 10분 안으로 인쇄할 수 있는 것이 디지털 프린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 생각해요.
지난 로파서울 워크샵은 야외에서 진행하다 보니 프린터기를 가져가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인쇄 방식 중 하나인 전사 필름 방식을 사용해 필름 전사지에 빵 수집 도안을 뽑아서 고른 빵을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놓고 열 프레스로 붙이는 방식의 워크샵을 진행했어요.(웃음)
앞으로는 저희 매장에 사람들을 모아서 필름 전사 방식 말고 DTP 본연의 워크샵을 진행하고 싶고, 저희가 경험한 것 중 재밌고 흥미로운 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어요.
Q. SNS를 통해 의류부터 다양한 소품, 그리고 식빵까지 DTP의 범위가 끝이 없어 보여요. 새롭게 작업해 보고 싶은 것들이 있을까요?
A. 기계로는 크기나 인쇄가 되는 것에 대한 한계가 있긴 해요. 다만 물이 잘 스며드는 거라면 웬만해서 다 인쇄가 되는 거 같아요.(웃음) 저희 기계로 해보고 싶은 건 매번 할 수 있어서 딱 정해서 해보고 싶은 건 아직은 없는 거 같아요. 꼭 인쇄 기계로 인쇄를 하지 않는거라면, 아주 나중에 정사각형 건물 외벽 전면에 저희의 수집 도안을 꼭 프린팅을 꼭 해보고 싶네요.
세상에는 다양한 것들이 많아서 아직까지 인쇄를 못 해본 게 너무 많아요. 저희도 가능한 범위를 찾고 도전하는 중입니다.(웃음)
Q.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고객이나 팬 분들이 있을까요?
A. 딱 한 분을 꼽기엔 조금 어려운 거 같아요.(웃음) 다만 POT에 인쇄하러 주로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소량 위주의 분들이 옵니다. 그분들 중 대부분은 겹벌이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과 대화를 해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시간 사용하기를 아까워하지 않으시고 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에 모두 열정적인 분들이에요. 그분들의 열정이 저희에겐 자극이 되고 본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가장 인상 깊은 거 같네요.
Q. POT가 다른 디지털 프린팅 업체나 의류를 생산하는 곳과의 가장 차별점은 바로 ‘수집’을 주제로 컬렉션을 전개한다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총 몇 개의 수집 주제를 다루셨을까요? 또한 수집을 주제로 컬렉션을 전개하게 된 이유도 궁금합니다.
A. 전체적으로 정확하게 카운팅을 하지 않았지만, 공개되지 않은 수집까지 포함하면, 대략 90개 정도 되는 거 같아요.
시작은 되게 단순하게 시작됐어요. 민규가 원래 지금처럼 요소를 배열하여 수집하지 않고 그냥 주제 수집으로 주제와 관련된 그래픽 개인 작업하고 있었어요. 주제가 정해지지 않아 주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지운이가 “너 물고기 닮았으니까, 물고기를 해.”라는 말을 했어요.(웃음) 조금 타격을 입긴 했지만, 그때 분위기가 재밌어서 물고기를 검색하던 중 우연히 배열된 물고기 이미지를 발견했어요. 해당 이미지를 편집하다 보니 최초의 수집이 탄생하였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집이라는 주제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저희의 수집은 친구랑 있으면 일어나는 일상의 단순한 이야기로 시작되었지만, 그 단순함은 또다시 일어날 수도 없다고 동시에 생각했어요. 저희는 그게 너무 흥미롭고 우리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POT는 저희가 바라보는 시점, 저희의 추억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집은 항상 저희의 시점, 추억에서 시작해 만들어졌습니다.
현재까지 작업 된 모든 수집에는 추억이 있고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가 수집한 다양한 수집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드리고 싶네요.(웃음)
Q. POT에게 수집이란 추억이 담겨있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앞으로 수집하고 싶은 카테고리들이 더 있을까요?
A. 물론 앞으로도 수집은 계속 진행됩니다.(웃음) 카테고리 추가라기보다는 지금까지는 저희의 시점으로 수집을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저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의 시점까지 같이 이야기하면서 함께 수집을 해보고 싶습니다.
Q. 수집을 주제로 의류 컬렉션도 진행하다 보니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하면 의미있는 결과물도 기대가 됩니다.
A. 협업은 저희에게 너무 좋은 수집 요소가 되어서 너무 즐겁고 흥미로워서 자주 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언젠가 오뚜기와 꼭 한번 협업을 통해 오뚜기 수집을 꼭 해보고 싶어요.(웃음)
Q.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단순한 수집을 넘어 POT의 나중에 궁금해집니다. 올해,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알 수 있을까요?
A. 지금까지 POT를 진행한 지 1년 정도 되었어요. 최근에 왜 수집을 하는지, 수집을 했으면 그것을 왜 수집했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공유한 적이 거의 없었구나 하는 생각들을 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방식을 더 공유하고 소통을 더 했더라면 더 재밌게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수집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던 거 같아요. 앞으로는 자주 사람들과 소통하고 더 즐겁고 흥미로운 수집을 하는 것이 저희의 올해 목표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저희의 창작물에 대해 좀 더 사람들이 편하고 즐겁게 다가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ditor / 최재영(@choizaeyoung), 노세민(@vactionwithpay), 맹진(@maengz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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