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DONG(만동)

이들의  음악을 완벽하게 정의하는 건 불가능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진정한 의미의 ‘새로움’은 사라져 가지만, 만동의 음악은 언제나 새로움을 만들어낸다. 함석영(이하 H)의 기타와 서경수(이하 S)의 드럼 그리고 송남현(이하 N)의 콘트라베이스까지. 이 세 명의 뮤지션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호흡의 오묘한 모양새는 당신에게 분명 새로운 청각적 경험을 제시한다.

그들은 목소리를 비우고 악기와 연주로 말을 건넨다. 그리고 언제나 장르의 벽을 허물며, 재즈와 락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이들의 음악은 장르적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간다. 선입견과 규칙을 초월한 만동의 음악 세계는 지금도 새로운 시도와 탐구를 통해 대중에게 끊임없이 신선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들의 독특한 여정을 가까이서 느껴보고 싶어 그들을 만났다. 그들이 ‘만동’이라는 이름 아래, 어떤 고민을 나누고, 지금 이순간을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이 음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들의 음악과 이야기를 깊이 들어다보며, 만동이라는 밴드의 세계에 빠져들어 보자.


Q. 만동과 각자에 대해서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H. 저는 만동에서 멘트와 기타를 담당하는 함석영입니다. <'만동'은 꽉찬 움직임이다. 문법을 드러내고 감추며, 경계를 넘나드는 밴드 '만동'. 꽉찬 움직임이란 뜻의 '만동'은 기타, 드럼, 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 장르적 경계와 구분을 넘나드는 밴드이다. 장르적 문법을 드러내고 감추며, 규칙과 무규칙 사이에서 대화한다.> 라는 소개글이 있어요. (웃음)

S. 만동은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이뤄진 트리오 밴드이고, 저는 드럼을 맡고 있습니다. 팀 이름은 술안주로 만두를 자주 먹다가 ‘만두 동아리…’ 줄여서 ‘만동’으로 지었으나, 대외적으로는 ‘꽉 찬 움직임’으로 소개합니다.(웃음)

N. 곡을 쓰고 연주하는 송남현입니다. 만동은 기타와 베이스, 드럼으로 이루어진 트리오며, 우리의 곡을 연주합니다.

Q. 만동뿐만 아니라 건축, 작곡, 음악감독 등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H. 최근에는 “I.M.F”라는 팀에 기타리스트로 합류하게 되어 첫공연을 앞두고 있어요. 내년 개봉을 앞둔 ‘박세영’ 감독의 장편 <지느러미> 그리고 단편 <괴인의 정체>의 음악감독을 맡아, 몇 달 전 작업을 마무리하였고 곧 새로운 작업을 또 함께 할 예정이기도 해요.

또 내년 말에 출시 될 예정인 모게임의 음악감독을 맡고 작업 중입니다. 게임이라는 포맷의 음악은 처음 만들어보는데, 덕분에 이런저런 사운드, 전자음악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어 즐겁게 배우면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음악적인 일 외에도 건축설계 일을 20대 때부터 계속 해왔는데, 올해 초 퇴사하면서 잠시 설계일을 쉬고 있어요. 쉬는 동안 건축사 자격시험 준비와 시험을 보며 지냈는데, 아마도 내년에는 어떤 형태로든 다시 설계 일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S. 저는 최태현과 2인조 밴드 “쾅프로그램”을 하고있어요. 그리고 과거 카페 ‘한잔의 룰루랄라’에서 사라진 라이브 클럽 ‘바다비’가 주최했던 <레코드 폐허>에 참가를 계기로 김오키형과 ‘봉식통신판매’라는 조합을 만들어 활동 중이에요.

‘봉식통신판매’는 함석영은 대리, 정수민은 평사원 직을 맡으며 2014년부터 약 10년 동안 30여 종의 CD와 20여 종의 LP를 제작·판매해 왔어요. ‘BTP records(봉식통신판매)’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웃음)

N. 대부분은 베이스 연주와,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24년에는 싱어송라이터 ‘유라’와 3장의 싱글을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이이언’과 1장의 싱글을 발매하였고, 여름에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여성음악국극의 음악감독을 수행하여 2회의 공연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탱고음악의 ‘아스터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마지막 피아니스트 ‘파블로 지글러(Pablo Ziegler)’가 내한했을 때 그의 밴드에서 베이스 연주를 맡기도 했습니다. 이 공연은 오랜 준비 끝에 이뤄진 연주로, 올해 기억에 남는 연주이자 활동 중 하나였어요.

MANDONG(만동) / ⓒfake magazine

Q. 각자 밴드신에서 꾸준한 활동때문인지 4년차 밴드 이상의 연륜이 느껴진다. 서로 다른 활동을 하다가 만동이라는 이름을 모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H. 밴드의 1집 활동까지는 경수 형이랑 둘이서 듀오 밴드로 하다가 온스테이지 촬영을 앞두고 남현이 형에게 세션 연주를 부탁해 합주 하게됐어요. 무거운 콘트라베이스를 차 뒷좌석에 싣는 모습이 예사롭지않아 멤버 합류를 제의했고,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어요.(웃음)

저는 어렸을 때부터 거의 록음악만 듣고 자랐고, 첫 밴드도 ‘유기농맥주’라는 사이키델릭록 계열의 팀이었어요. 어느순간부터 새로운 음악도 찾아듣게 되고, 안 해본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면서 ‘만동’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해요.

S. 계기라고 하자면, 당시 김오키 형 집에 자주 모였던 게 시작이에요. 그때 정수민 2집과 진수영 피아노 솔로 앨범이 준비 중이었는데, 그냥 손가락 빨고 있는게 싫어서 석영이랑 듀오 밴드를 하기로 했죠. 여담으로 김오키 형은 당시 단편영화 제작 중이었는데, 역시나 다들 스태프로 참여해서 도왔어요. 정수민 2집 뮤비와 커버를 석영이가 만들기도했고, 진수영 녹음할 때 괜히 우루루 가서 밥을 얻어먹거나 하는 식으로 당시에는 친구들 작업에 품앗이처럼 자주 돕기도 했어요. 그리고 반대로 만동의 첫 앨범과 첫 공연에 피처링과 게스트로 도와주기도주기도 했습니다.(웃음)

남현이 형의 합류는 일단 밴드를 시작 했으니 잘하는게 좋을 것 같았고 잘하는 사람을 베이스 멤버로 데려오자라는 생각에 미끼로 온스테이지를 던졌어요.(웃음) 촬영 섭외 연락이 왔을 때, 남현이형이 함께한 그림이 더 이쁠 것 같기도 했고요. 형이 덥썩 물어준 덕에 만동은 지금의 트리오 밴드가 되었습니다.

N. 주로 개인적인 활동이나 세션 연주를 하다가 드러머 서경수의 제안으로 함께 했어요. 그렇게그시작된 작업이 앨범 작업으로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함께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Q. 각자의 위치에서의 개인 활동이 만동의 음악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거 같은데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H. 흥미롭다고 여기면서도 동시에 경계하는 부분이에요. 개인적인 모든 움직임이 만동의 음악에 영향을 주고 있고, 이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팀에 재미있는 자극이 될 수도 있다고 경험했지만, 한편으로는 경계해야 하는거죠. 그런 영향들이 때로는 함께 쌓아온 공유된 기억을 허물거나 왜곡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우리는 가까이 살아서 자주 쉽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했던 것 같아요.

S. 정확히는 개인 성향이 만동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개인 활동은 각자가 알아서 하면 되는 부분이라고 봐요. 개인 활동으로 얻은 아이디어나 영감을 만동에 녹이려면 충분한 설명과 설득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에서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일은 아니라고 봐요.

N. 악기 때문인지 개인적 성향 때문인지, 정말 잡식성입니다.(웃음) 다만 머릿속의 아이디어나 어느 정도 구체화된 작업물을 만동이라는 팀에 녹여내는 일은 또 다른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영향”이라는 워딩에만 집중하자면, 정중하게 제안하는 방법과 거절의 분위기를 담대히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고 있어요. 이런한 과정들이 저를 좀 더 겸손하게 만들어가는 영향을 주고 있다 생각합니다.


Q. 인스트루멘탈 밴드가 신에서 흔치 않은 듯 하다. 보컬이 없는 밴드의 매력과 고충이 있다면.

H. 연주음악은 저에게 뭔가 밖에서 안으로 향하는 시선 같은 느낌이에요. 마치 항상 밖을 바라보지만, 그 시선을 뒤집어 놓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고충이라면, 돈이 많지도 않으면서도 악기를 계속 사게 된다는 점이 있네요.(웃음)

S. 하루 중 어떤 시간에 음악을 들을까를 생각해보면, 연주음악과 보컬음악이 쉽게 갈려요.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은 시간에는 연주음악이 좋다고 느껴요. 가사가 없으면 구체적인 설명이 어렵다는 점이 고충일 수 있지만, 요즘에는 메시지를 주고받고 읽고 안읽고, 맞고 틀리고 하는 행동들이 오히려 귀찮지 않나? 생각이 드는 요즘이에요.

N. 인스트루멘탈 밴드라서 특별히 더 많은 고충이 있다고 느낀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매력적인 점은, 우리는 누구와도 보컬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있다는 점이에요.

MANDONG(만동) / ⓒfake magazine

Q.  기타를 치고, 드럼을 치고, 베이스를 친다. 재즈나 록 어떠한 장르로 구분 짓기 어렵다. 스스로를 어떤 장르의 밴드라고 소개할 궁금하다.

H. 늘 느끼지만, 가장 곤란한 질문 같아요. 남현 형이나 경수 형은 어렸을 때 재즈를 즐겨 듣고 공부했다고 들었고, 저는 록 음악을 주로 들었다는 사실이 있지만, 그뿐이예요. 우리가 어떤 장르를 구현하자는 말은 서로 한 적은 없고, 그저 우리 귀에 좋고 재밌는 것을 찾으려 서성거리고 있다고 생각들어요.

음원을 발표할 때마다 음원 등록 사이트에서 장르를 선택해야 하는 빈칸을 보는데, 사이트 마다 카테고리도 제각각이고요. 참 애매하죠. 그래서 차라리 그 빈칸에 그냥 동그라미만 그리고 싶어요.(웃음)

S. 불러 주는대로 맞춤이 가능해요. 상황에 따라 유리한 방향으로 소개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웃음)

N. 철학적으로 접근하자면, 우리 음악에는 재즈적인 랭귀지가 깔려 있다고 생각해요. 이건 학습이나 전공을 통해 쌓인 음악적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것 기반으로 음악 생활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밴 습관 같은 거죠. 다만, 만동에서는 그런 장르적인 특징과 표현들을 세련되고도 교묘하게 피해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오히려 장르를 구분 짓기 어려운 점도 하나의 ‘띰(특징)’처럼 이야기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어요.


Q. 다양한 장르의 요소가 느껴지는 음악을 한다고 생각이 든다. 다른 장르나 스타일에 대한 시도나 실험, 새로운 사운드를 기대해 봐도 좋을까.

S. 알 수 없어요. 계획이 계속 바껴요. 최근 작업 중인 앨범도 홍콩-대만 투어를 다녀온 후 색이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건 좋은 기대를 많이 하는 거라고 봐요.

N. 석훈, 유라를 이어서 새로운 보컬 작업을 이어가고 싶어요. 보컬 작업은 단순히 목소리를 더하는 게 아니라, 악기적인 접근을 통해 한 명의 아티스트를 우리 음악에 스며들게 하면서 기존에 상상하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창조해 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석훈, 유라 모두 위 프로세싱 안에서 너무나 만족스러운 작업물이었고, 지금은 또 다른 도파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다만, 기대는 우리만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MANDONG(만동) / ⓒfake magazine

Q. 꽉찬 움직임이라는 뜻의 ‘만동’. 그만큼 꾸준한 앨범 작업과 다양한 페스티벌 그리고 최근 홍콩 - 대만 투어까지 지난 4년간의 움직임은 분명 꽉찬 움직임으로 보인다. 만동이 생각하는 꽉찬 움직임이 분명했었는가.

H. 모두가 그렇겠지만, 저는 제가 이렇게 살 줄 정말 몰랐어요. 홍콩에서 허비행콕, 버드맨 공연을 함께 봤던 순간이나, 공항에서 악기를 수하물에 맡기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긴장했던 순간들이 떠올라요, 그런 걸 생각하면, 지난 4년 동안 꽤 잘한 것 같네요.(웃음)

S.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세 명 각자의 계획은 다 다르겠지만, 저는 예상을 벗어난 재밌는 일이 일어나길 바랐고, 실제로 그렇게 됐어요. 정말 재미있었죠.(웃음) 아쉬운 점은 역시나 수익 구조 같은 뻔한 이야기들이네요.

N. 올해는 제가 확실히 생각했던 것, 예상치 못했던 것들을 두루 이뤘다고 생각해요. 물론 예상생밖의 일들 중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전체를 놓고 평가한다면 ‘꽉 찬 움직임’이었다고 생각해요.



Q. 보컬 없이도 강렬한 음악적 서사를 그려내는 만동의 스타일이 돋보인다. 하지만 유라와의 협업, 장석훈의 보컬 등 아티스트와 함께한 작업에서 또 다른 매력과 완성도가 느껴진다. 보컬과의 협업(?)은 만동에게 어떤 새로운 문을 열어주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를 통해 대중과의 연결괴를 확장해 나가고 싶은지 궁금하다.

H. 다른 아티스트들의 세계와 만동의 세계를 겹쳐서 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보컬과의 협업은 특히 목소리와 가사라는 도구를 통해 또 하나의 새로운 층이 쌓이는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도 보컬과의 협업은 저희에게 늘 기대되는 작업일거에요. 질문에서 언급한 ‘대중과의 연결고리 확장’이 꼭 협업의 주된 골자의 목표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런 확장이 이뤄진다면야 너무 좋죠.

N. 개인적으로 보컬과의 작업은 듣는 이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돼요. 단 그것들이 “시장성에 맞게 커머셜한 작품을 하자!”는 뜻은 아니에요. 저는 만동이 가진 여러 요소 중에 굉장히 대중성 있는 포인트를 잘 알고 있다고 혼자 생각하곤 해요. 하지만 실제로 구현되느냐 마느냐는 결국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뭐라 확답하기는 어렵죠.

혹여 저에게 그런 결정권이 주어진다면, 지금까지 발매한 곡들을 다 펼쳐놓고 제목을 연결해 짧은 단편소설 같은 걸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만들어 놓은 모든 트랙에 탑라인(노래)을 붙일거에요. 그러면 시즌 1에서는 같이 협업한 보컬이 마지막 트랙에서 죽는다(퇴장) 혹은 시즌 2에서는 테너 색소폰이 주인공이 되고, 시즌 3에선 죽었던(퇴장했던) 보컬이 다시 등장해 이야기가 이어지는… 뭐 그런 식인 거죠.(웃음)


Q. 만동의 음악은 단순히 곡을 만드는 것을 넘어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음악을 창작할 때의 과정과 어떤 메시지를 담으려하고 하는가.

H. 밴드에서는 ‘일단 합주를 하고 소리를 낸다.’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가도, 완성도를 위해서는 책상 앞에서 곡을 쓰고 정리하며 사운드를 고민하고 공부한 시간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러다가 셋이서 좋은 시간을 공유하고 나서 공연이 너무 좋았던 순간에는 다 모르겠고 결국 밴드는 관계에서 출발하는게 아닌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개인적으로는 경험한 어떤 장면, 이야기, 풍경, 분위기가 나에게 어떤 자국처럼 남았을 때, 그게 곡을 쓰는 시작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영감’이라는 표현보다는 그냥 ’시발점’ 정도로 표현하고 싶어요.

S. 한 예로, 우리가 ‘베터 콜 사울’이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봤는데, 그 드라마 속 인물이나 장면들에 대해 셋이서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눴고 몇몇 곡에 레퍼런스가 되기도 했어요. 좋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메시지라고 한다면, 멤버들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들을 담아내는 정도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N. 멤버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저에게 절대적인 메세지는 멜로디와 화성 그리고 리듬이에요. 이들세가지가 먼저 저를 충족시켜 줘야 그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Q. 자신이 다룰 수 있는 악기, 밴드와 음악. 누군가 한 번쯤은 마음에 품어봤을 거 같다. 음악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면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이 있을까.

H. 밑져야 본전. 어렸을때 저는 겁이 많아서 더 푹! 담그지 못했던 게 아쉬워요. 뭐든 해봐도 밑져야 본전인데, 이건 저 스스로에게 하는 말 같네요.(웃음)

S. 최근 홍콩에서 ‘허비 행콕’의 공연을 봤어요. 80이 넘은 나이에도 에너지가 넘치는 무대였어요. 죽을 때까지 하기에 음악은 좋은 도구같아요. 현실적인 조언을 하라는 질문이어서 음악을 도구라고 표현해 봤어요.

N. 요즘 예비 음악인들이라면 이미 현실적인 부분까지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을 것 같아요. 제 경험을 비춰봤을 때, “스스로를 믿고 남의 이야기는 듣지마라. 다만 밤이 되었을 때 들어가 누울자리는 마련해놓고…”


Q. 국내 밴드신이 많은 괌심을 받으며, 다양한 페스티벌이나 행사에서 대중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긴 한 것 같다. 신에서도 흔히들 하는 얘기처럼 밴드붐은 오고 있다고 느껴는지 궁금하다.

H. 페스티벌이 많아지고, 릴스나 쇼츠에 밴드 관련 콘텐츠가 자주 올라오는 걸 보면서 그런 분위기를 느끼긴 했어요.

S. 레슨생이 늘었다. 악기를 배우거나 지인들과 취미 밴드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졌죠.

N.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요즘 힙합 음악을 잘 듣지 않는 편이에요.


Q. 밴드 신이 활성되기 위한 변화점이 필요하다면.

H. 이런저런 공연 많이 보러 다니고, 색다른 걸 찾아서 자주 돌아다니면서 편견을 버리고, 건강하기.

S. 이번 여름 ‘쾅프로그램’으로 일본 투어를 다녀왔어요. 교토에서는 무시무시한 사운드의 ‘야마모토 세이치’의 공연을 봤는데, 90년대 너바나가 일본에 왔을 때 함께 공연했던 ‘보어덤스’의 멤버이기도 하죠. 투어의 기획했던 ‘박다함’에게 들은 얘긴데, 코로나 시국에 ‘야마모토 세이치’가 라이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고 싶어 연락했더니, 관객 없이 공연을 진행하는 기획이라 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스트리밍도 없었고, 엔지니어는 있었다고 해요. 저는 ‘지금 라이브를 해야겠다.’라는 마음이 들면 우선적으로 그걸 실행에 옮기는 편이에요. 업계나 트렌드, 대중의 시선, 밴드 신의 활성화에 대해서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라이브를 생각하는 마음이 우선이리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N. 서태지 컴백.

MANDONG(만동) / ⓒfake magazine

Q. 마지막으로 만동은 어떤 밴드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H. 둠뚬뚬 쿵쿵쾅 또로롱 또로롱~ 아,좋다.

S. 걔네 아직도 공연해?

N. 딱 한 장만, 너무 욕심이라면 한 곡이라도. ‘이거는 진짜 죽인다!’ 싶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우리 세 명이 함께 만들어 낸 진짜 명반 (명곡). 그걸로 저는 충분히 만족할 것 같아요.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만동에게 'fake'란?

H. 한 10년즘 전에 “c.o.m”의 주원이형이 ‘요즘에는 진정성 얘기하면 사람들이 다 비웃더라. 난 근데 그게 진짜 장난 아니고,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나요. 시간이 갈수록 더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음악도 그 소리가 지나가버려도, 그 진정성을 서로 알아봐 주고, 그 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일이라서 좋아요.

S. 조금은 다른 얘긴데, 슬램덩크 산왕전에서 정우성이 시선만으로 줬던 fake처럼 굉장히 밀도높은 집중력을 요하는 순간들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꽉 찬 움직임’이라는 게 활동적인 게 아니라 밀도가 높은 무엇이었으면 좋겠습니다.

N. ‘Fakebook’이라고 있어요. 그게 뭐냐면, 스탠다드 재즈 곡들을 모아놓은 리드시트 책이에요.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한 곡은 ‘Blue in green’ ‘Falling grace’ ‘Along came betty’예요. 세 곡의 도입부 멜로디가 비슷한데 fake라는 게 그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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