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가기 전 해볼 만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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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한 해의 성취와 후회에 대한 생각들은 당연하겠지만 왜인지 모를 아쉬움이 몰려온다. 그래서 나의 일 년에 대한 보상 같은 의미로 해볼 수 있는 일들을 추천해 본다.
일단 한가지 당부할 점은 이 글은 독거인들에게 헌정하는 글이다. 하지만 함께할 사람들이 있는 사람이 있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좋을 내용이긴 하다. 함께하는 건 언제나 따뜻하니까. 하지만 자제해주길 바란다. 그들도 연말을 이야기할 때 자랑할 것이 필요하니.
< 나 홀로 시음회 / a solo tasting event >
다른 사람의 템포로 잔혹한 물가가 적용된 안주 및 주류와 함께하는 술자리는 순간엔 그렇게 즐거울 수 없지만 언제나 깊은 후회를 남긴다. 소중한 연말의 하루를 부담으로 채우기엔 아깝기 때문에 <나홀로 시음회>를 추천한다. 2~3번의 술자리를 마다하면 이론상 좋은 퀄리티의 와인 혹은 위스키를 2~3병을 구매할 수 있다.
바쁜 일상을 보내며 내가 사놓은 술의 맛을 상상하고 공부하는 거다. 나름의 메모도 해놓으면서. 그러다 날씨와 온도가 술을 부르는 딱 그날 모든 술의 뚜껑을 여는 거다. 술에 알맞은 잔을 준비하고 그간의 지식을 총동원해 입에 들어오는 술을 온전히 분석해 보아라. 술의 재미를 아는 순간 다가오는 2025년부터는 삶의 새로운 챕터가 열리리라 장담한다.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 여명 바라보기 / miracle morning >
적어도 일주일 중 하루 정도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일찍 일어나 보길 추천한다. 새벽에 일어나 커피를 한잔 내리고 몸을 깨운다. 옷을 두둑이 챙겨 입고 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여명을 즐기는거다. 주황빛의 해가 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것은 2인 이상부터 가능한 사치다. 혼자는 고독과 함께 퍼런 여명을 즐겨보길 바란다. 뒷골 당기는 찬 공기와 남들은 자고 있는 시간이 주는 고요함은 새로운 해를 맞이할 에너지를 충전 해줄 것이다.
< 여행 계획 세우기 / making travel plans >
여행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누구나 여행을 좋아한다지만 여행을 가는 이들에게 여행의 이유에 대해 묻고 싶다. 휴가가 나면 혹은 방학이 되면 상대적인 시간의 여유로 어떻게든 떠나야 했던 적은 없는지 내 여행의 이유가 무엇인지 말이다.
여행의 이유는 나의 순간들을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환경이 주는 낯섦과 설렘은 내가 살아가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어딘가에선 이렇게도 살아가고 저렇게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좋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조금은 다른 태도로 순간에 임하는 것. 조금 더 다양하고 많은 삶의 표본들을 경험함으로써 더 나은 결정들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여행이 가진 가장 중요한 가치다.
그러니 내년의 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거다. 꽤나 구체적으로 말이다. 어느 시기에 떠날 것이고 어떤 곳에 갈 건지, 어떤 식당에서 밥을 먹을지 등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은 그 계획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할 것이다. 일상의 고단함을 피하려 떠나는 것도 나름의 이유겠지만 계획적인 여행은 조금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 프런트 바 자리에서 쓸쓸함 한 잔 / a glass of Loneliness at the front bar >
어떤 동네든 집 근처에 능력 있는 바텐더가 있는 ‘바(bar)’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아직 못 찾은 것일 수도 있으니 조금 더 디깅해보자. 본론으로 돌아와 지금은 대부분의 바에서 ‘프런트 바(front bar)’ 형태의 테이블은 2인 이상의 손님은 꺼려하고 1인 손님을 위한 자리로 여겨진다.
아무래도 바텐더와 마주 보고 술을 먹는다는 점이 약간의 부담으로 다가와 그런 듯하다. 하지만 바의 진정한 묘미는 프런트 바에 있다. 오래전 ‘바’라는 업장 형태의 초기부터 프런트 바 형태는 존재해 왔고 그 문화를 사랑하는 바텐더들에게 프런트 바 손님들은 직업에 대한 근간이라고 보면 된다.
고객 입장에서도 프런트 바의 장점은 꽤나 많다. 우선 그 바가 어떤 술을 가지고 있는지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어떤 술을 가지고 있는지는 어떤 술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또 바텐더와의 대화로 나에게 가장 알맞은 술을 주문할 수 있다. 좋은 바텐더라면 자신이 만든 혹은 내어준 술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순간들은 분명 가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골이 되기 쉽다. 들어오는 모든 손님을 기억하면 좋겠지만 바텐더 역시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이 가까이서 교감을 나눈 손님이 더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 손님이 기억에 남는다는 건 그 바에선 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술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니 꼭 프런트 바에서 바텐더와의 대화와 함께 취향을 찾아보길 바란다.
< 글을 마치며 / at the end of one's writing >
여기까지가 에디터의 추천. 하지만 이외에도 각자만의 니즈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도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 못한 일에 대한 미련보단 앞으로 할 수 있는 기회에 주목하는 연말을 보내고 모두 새로운 도전들에 두려움 없이 다가갈 수 있는 2025년을 맞이해보자. 페이크 매거진은 언제나 다양한 직업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매거진으로서 흥미로운 소식들을 전할 테니.
Editor / 김수용(@_ful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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