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의 아이콘이 된 파리지엔 '클로에 세비니'에 대하여

클로에 세비니(Chloë Sevigny)는 미국의 배우, 모델, 패션 디자이너로, 독창적이고 대담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녀는 할리우드에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으며, 인디 영화와 대중 영화 모두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뮤즈가 되며 패션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그녀는 17세에 세시(Sassy) 매거진의 스타일리스트 안드레아 리넷(Andrea Linett)에게 발탁되어 모델로 활동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패션계에 이름을 알렸다. 클로에 세비니는 10대 시절 첫 패션 활동을 시작하며, 뉴욕의 예술 및 패션 씬에서 '쿨 걸(Cool Girl)'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KIDS

클로에 세비니는 1995년, 뉴욕 10대 청소년의 방황을 그린 래리 클락(Larry Clark)의 영화 <Kids>로 데뷔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는 당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으나, 클로에 세비니는 신선하고 현실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그 후 여러 인디 영화에서 연기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캐릭터들을 구축해가며 인정을 받았다.

세비니의 대표작 중 하나는 <보이즈 돈 크라이(Boys Don’t Cry)(1999)>이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브랜든 티나의 연인 라나 타이센 역할을 맡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세비니는 <아메리칸 싸이코(American Psycho)(2000)>, <도그빌(Dogville)(2003)>, <조디악(Zodiac)(2007)>, 그리고 <러브 앤 프렌드십(Love & Friendship)(2016)>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경력을 더욱 넓혔다.

클로에 세비니의 전방위적인 활약은 인디 영화와 대중 영화뿐만 아니라 패션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녀는 디자이너 의상과 빈티지 아이템을 자유롭게 결합하는 대담한 스타일로 유명하며, 이러한 빈티지 감각은 그녀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그녀의 독특한 스타일은 영화 속 캐릭터나 화보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I don’t buy high fashion, I buy vintage" - Chloë Sevigny

뉴욕의 실용적인 패션과 프렌치 스타일의 아방가르드함을 결합한 그녀는 "뉴욕에 사는 파리지엔"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1990년대와 2000년대의 패션 트렌드를 선도했다. 그녀는 펑크 스타일의 급진적인 아이템과 클래식한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믹스매치하거나, 남성복에서 영감을 받은 테일러링부터 실험적인 프린트가 돋보이는 드레스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전통적인 룩을 거부하고 독창적이며 실험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그녀는 주류 패션계에서 차별화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빈티지와 현대적인 패션을 자유롭게 혼합하고, 하이패션과 서브컬처를 결합하는 탁월한 감각 덕분에 클로에 세비니는 많은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로 자리 잡았다.

그녀는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ère), 그리고 Kenzo의 움베르토 레온과 캐롤 림(Humberto Leon & Carol Lim)의 뮤즈로 활약하며 이들의 컬렉션에 영감을 주었다.

대표적으로 1997년, 그녀는 미우미우(MIU MIU)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등장했으며, 이를 비롯하여 루이뷔통(Louis Vuitton), 로에베(Loewe),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의 모델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하이패션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뮤즈로 활약했다.

여러 패션 브랜드의 뮤즈였던 클로에 세비니는 2008년, 뉴욕 기반의 브랜드 오프닝 세레모니(Opening Ceremony)와의 협업을 통해 뮤즈를 넘어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선보였다. 그녀는 자신의 컬렉션에 대해 "나와 내 친구들이 실제로 입고 싶은 옷만 디자인하고 싶다"고 밝히며, 다양한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옷을 만들었다. 첫 번째 컬렉션에서는 깅엄 체크, 리버티 플로럴, 프레피 스트라이프 패턴을 활용한 아이템들을 선보여 그녀만의 독창적인 감각을 담았다.

이후에도 오프닝 세레모니와 꾸준히 협업하며 여러 컬렉션을 디자인했으며, 2019년에는 빈티지 일본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데님 중심의 컬렉션을 선보이며 디자이너로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왔다. 클로에 세비니는 하이패션과 서브컬처의 독창적인 융합을 상징하는 인물답게, 하이패션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스트릿 브랜드 퍼킹 어썸(Fucking Awesome)과 두 차례의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첫 번째 협업은 2014년에 그녀의 졸업 앨범 사진을 활용한 스케이트보드 데크를 선보이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2023년, 그녀는 새롭게 디자인된 스케이트보드 데크와 함께 직접 디자인한 의류를 포함해 퍼킹 어썸(Fucking Awesome)의 첫 여성 컬렉션을 출시했다. 티셔츠와 피케 등의 의류로 구성된 이 컬렉션은 하이패션과 스트릿 패션에서 그녀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상징적인 협업으로 평가된다.

세비니는 레드카펫에서도 언제나 그녀만의 개성을 드러냈다. 그녀는 종종 대중적인 고급 브랜드 대신 떠오르는 신예 디자이너의 의상 또는 자신이 사랑하는 빈티지 드레스, 실험적인 의상, 장난스럽고 기발한 의상 등을 선보이며 자신감 넘치고 독창적인 스타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근 그녀는 넷플릭스의 '몬스터: 라일과 에릭 메넨데즈 이야기(Monsters: The Lyle and Erik Menendez Story)'를 홍보하는 자리에서 전 셀린느(Celine) 디자이너인 피비 파일로(Phoebe Philo)의 가죽 드롭 웨이스트 재킷과 로에베(Loewe) 토이 펌프스를 착용하며 전통적인 레드카펫 드레스와는 정반대의 룩을 보여주었다.

많은 패션계 인사들이 그녀를 모방하지만, 클로에 세비니는 꾸준히 빈티지 쇼핑을 사랑한다고 밝혀왔다. 그녀의 옷장에는 빈티지 아이템이나 출연한 영화 세트장에서 가져온 소장품들이 많지만, 동시에 프라다(Prada), 꼼 데 가르송(Comme Des Garçons),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장 폴 고티에(Jean-Paul Gaultier)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애정도 여전하다.




Editor / 노세민(@vactionwithp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