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GROUND(플레이그라운드)

PLAYGROUND(플레이그라운드)

최근 한국의 수제맥주 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는 않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개성 넘치는 수제맥주의 독창적인 맛과 향을 즐기고 있다. 다양한 맛의 조화와 브루어리의 열정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소중하다.

이번에 만나볼 브루어리는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playground_brewery)'이다. 차별화보다는 정통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이들은 좋은 맥주를 만들기 위해 팀워크를 바탕으로 즐거운 환경을 조성한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맥주가 따뜻한 위로와 작은 행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탄생한 플레이그라운드, 항상 가까운 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그런 플레이그라운드가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Q. 본인 소개와 브랜드 소개

A. 안녕하세요. 저는 플레이그라운드 맥주 양조장에서 양조의 전반적인 업무를 맡는 양조팀장 기웅이라고 합니다. 이 업계에서 양조한 지는 약 9년 정도 됐습니다. 다른 업계에서는 9년 정도라고 하면 그렇게 오래된 경력은 아니지만, 양조 기술에 대해 새로운 것을 찾고 공유하면서 업계에 좋은 영향을 끼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Q. 10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양조 과정의 시작인 원재료 선정부터 발효 등 진정성 있는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진정성 있는 맥주를 만들고 있다. 10년 전으로 돌아가 국내 수제맥주의 붐이 일어나기 전, 어떠한 시작점을 통해 브루어리 업무를 하게됐는지 궁금하다.

A. 제가 원래 요리를 좋아했어요. 스무 살에 일찍 군대를 다녀와서 쭉 요리를 했어요. 과거에는 국내에서 요리를 배울 좋은 환경을 못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업에 대한 고민이 들더라고요. 배운 건 요리밖에 없다 보니 가장 비슷한 직업을 찾다 양조사 일을 알게 됐어요. 24살에 처음 양조를 배우게 되었고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웃음)

PLAYGROUND '기웅' / ⓒfake magazine

Q. 양조사에는 특별한 자격증이 따로 있진 않다. 어떠한 방식으로 직업에 대해 녹아들고 공부했는지 궁금하다.

A. 맞아요. 우리나라에는 주조기능사 자격증이 있지만, 양조와는 거리가 멀어서 양조사를 위한 자격증은 따로 없어요. 그래서 보통 외국에서 공부를 많이 하죠. 저는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기본 맥주를 만드는 학원을 통해서 배우게 됐어요. 배우고 일하면서 외국에서 발행된 양조 책이나 자료, 논문도 많이 찾아봤는데, 보통 그런 자료들이 미국에 많이 있더라고요. 처음 같이 시작한 양조 동기들과 공부하면서 서로 알게 된 지식을 공유해가며 많이 배우고 성장하게 된 것 같아요.


Q. 그렇게 지금의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에 소속됐다. 초창기에 국내 맥주시장이 천천히 두각을 보이며 관심을 가졌던 다양한 브루어리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플레이그라운드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A.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꼭 이곳으로 가야겠다, 이런 생각은 아니었어요. (웃음) 인연이 되었던 것 같아요. 초창기에 양조장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고, 대표님께서 "같이 일해보지 않을래?"라고 제안을 해주셔서 크게 따지거나 고민 없이 함께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브루어리와 함께 성장하면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PLAYGROUND / ⓒfake magazine

Q. 플레이그라운드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맥주와 함께 했다. 몽크IPA, 젠틀맨 라거, 홉스플래쉬IPA를 비롯한 플레이그라운드만의 맥주 몇 가지 소개 부탁한다.

A. 초반에 젠틀맨 라거, 몽크 IPA, 미스트레스 세종 이 세 가지 맥주로 양조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수많은 시즈널 맥주와 이어라운드 맥주를 개발해왔습니다. 미스트레스 세종은 지금 없어진 라인업이지만, 가장 실패를 많이 겪으면서 발전시킨 젠틀맨 라거와 몽크 IPA는 제가 가장 소개하고 싶은 맥주입니다.


Q. K리그부터 대한항공 등 굵직한 여러 기업 및 국내 여러 브루어리와의 협업을 선보이고 있다. 협업의 과정과 비하인드 그리고 고려하는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A. 협업하는 맥주나 브랜드는 모두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특히 국내 브루어리들과 콜라보를 많이 하는데, 그러면서 더 친해지고 기술도 공유하게 돼요. 맥주에 미쳐있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맥주를 만들고 공유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워요. 콜라보를 하고 나면 진짜 동료가 생긴 것 같고, 마치 또 한 명의 친구가 생긴 느낌이에요. (웃음)

ⓒPLAYGROUND

Q. 양조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니 양조 업무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새로운 맥주를 위한 제작 방식부터 영감과 과정.

A. 양조 재료로는 주로 맥아, 물, 효모, 그리고 홉이라는 식물을 사용해요. 맥아는 보리를 싹 틔워서 건조시킨 것이고, 호주, 독일, 영국 등에서 만들어진 맥아를 가져와 빻는 과정부터 시작합니다. 빻은 맥아가 뜨거운 물과 만나면서 우려진 맥즙을 추출하게 되죠. 그 후 맥즙을 끓이고 발효하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Q. 최근 국내·외 다양한 제조 기술과 스타일, 트렌드에 변화가 많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A. 도태되지 않기 위해 국내외 다른 양조장을 보며 배우고, 많은 도전을 하려고 항상 노력해요. 그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독특한 도전이 오크 배럴에 맥주를 숙성시키는 베럴 맥주인데, 이걸 열심히 연구하고 있어요. 오크통에 들어가면 여러 효모와 박테리아가 복합적으로 발효되기 때문에 굉장히 독특하고 복합적인 맛을 가진 맥주들이 나오는데, 그게 정말 재미있어요.


Q.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맥주를 다른 브루어리 맥주와 차별화하는 특징도 궁금하다.

A. 맥주를 차별화하려는 건 없어요. 맥주라는 카테고리는 이미 정해져 있고, 맛있는 맛과 맛없는 맛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정석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뿐이에요. 다만, 맥주는 팀원들의 손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팀원들이 즐겁게 맥주를 만들면 좋은 맥주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즐거운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해요. 그게 플레이그라운드의 가장 큰 차별점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PLAYGROUND

Q. 플레이그라운드 맥주와 페어링을 추천할 음식도 부탁한다.

A. 리질리언스라는 신맛이 나는 맥주가 있어요. 이 맥주는 오크통에 약 20개월 숙성하여 완성되는데, 가장 만들기 까다로우면서도 가장 추천하는 맥주예요. 페어링에 관해서는 예전에 '회사랑'이라는 유튜버 분과 함께 회에 잘 어울리는 맥주를 찾아보는 콘텐츠를 진행해봤어요. 사워 비어가 비릿한 회와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리질리언스와 회(해산물) 페어링을 추천합니다.


Q. 맥주에 진심인 모습이 드러나는데, 국내외를 통틀어 기억에 남는 맥주도 몇 가지 추천해 줄 수 있을까

A. 한국에서 정말 좋아하는 맥주를 꼽자면 하이트에서 만들었던 '맥스'라는 맥주를 정말 좋아했어요.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월드 클래스라고 생각할 정도로 정말 좋은 맥주거든요. 그래서 단종될 때 너무 슬펐어요. 저만 슬퍼할 줄 알았는데, 다들 많이 슬퍼하시더라고요. (웃음)

저희 양조장에서 가까운 '끽비어'라는 곳의 맥주들도 모두 추천해요. 이곳은 맥주 애호가들에게도 인정받는 양조장이거든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도 많고,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어요. 해외 맥주를 꼽자면 호치민에 있는 '이스트 웨스트 브루잉'이라는 맥주 양조장이 기억에 남네요.


Q. 수제맥주 소비자들에게 플레이그라운드의 주류를 즐기는 것 외에도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A. 맥주를 만드는 제조자와 맥주를 마시는 소비자가 한 곳에 모여 맥주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저희 양조사들의 가장 즐거운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이는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인 것 같아요. 코로나 이후로 그런 자리들이 많이 줄었지만, 다시 한 번 다 같이 즐기는 자리(파티)를 기획하려 준비 중입니다.

Q. 어떤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할지. 플레이그라운드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A.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는 맥주 한 모금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어린 시절의 순수한 즐거움을 되찾게 하기를 꿈꾸며 시작되었습니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우리의 맥주가 여러분에게 따뜻한 위로와 작은 행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탄생한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이름처럼, 우리는 늘 새로운 도전으로 더 나은 맥주 경험을 선사하고, 그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며 항상 가까운 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그런 플레이그라운드가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Drink Better, Play Better!


Q. 국내 크래프트 비어(수제맥주) 시장의 미래와 잠재력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한다.

A. 현재 국내 크래프트 비어 업계가 많이 힘든 것 같아요. 돌파구를 찾으려 양조장들이 하이볼이나 막걸리, 위스키 등 다양한 쪽으로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죠. 침체된 맥주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맥주에 전념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서 묵묵히 맛있는 맥주를 만들고 있으면 언젠가는 다시 사랑해주리라 믿어요.

PLAYGROUND / ⓒfake magazine

Q. 수제맥주 업에 고민이 있는, 양조업계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A. 맥주는 제가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근처 펍이나 마트에 가면 내가 만든 작품이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제 작품을 쉽게 소개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다만, 맥주 양조는 정말 과학적인 지식과 후각, 미각 등 다양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기술이에요. 맥주는 전 세계적으로 역사가 깊은 만큼 브루어리 또한 많기에 도태되지 않으려면 열심히 훈련해야 해요. 질릴 시간이 없을 정도로요.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플레이그라운드에게 'FAKE'란?

A. 플레이그라운드에서의 'FAKE'는 팀워크를 의미합니다. 저희 팀은 모두 뛰어난 역량을 가진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혼자서는 이루기 어려운 도전들이 있습니다. 이런 순간에 팀원들과 함께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FAKE'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합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순간에(FAKE), 우리가 모여 진짜(TRUE)의 해결책을 찾습니다. 그리고 이 팀워크는 진짜 크래프트 비어(REAL CRAFT BEER)로 완성됩니다. 진짜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플레이그라운드를 찾아주세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