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UM BASKETBALL(퀀텀 바스켓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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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QUANTUM BASKETBALL(퀀텀 바스켓볼)

압구정동에 자리 잡은 '퀀텀 바스켓볼(@QUANTUM BASKETBALL)'에 도착하니 뜨거운 코트 위에 농구공 튕기는 소리와 지도하는 소리가 섞여 들린다. '크록스맨'의 스승 김현중 대표와 코치들이 트레이닝 준비하는 소리다.

이윽고 자신의 몸만 한 농구공을 튕기며 농구를 좋아하는 어린 친구들이 도착했다. 슬램덩크(slam dunk)가 한창이던 우리 세대만 농구를 좋아할 거란 착각을 뒤로 한 채. 어린 친구들이 슛을 꽂아 넣는다. 어린아이부터 어른, 프로 선수들까지 한국에 처음으로 뿌리내린 농구 스킬 트레이닝 학원 퀀텀을 방문한다. <퀀텀 바스켓볼>의 대표이자 유튜브에서 떠오르는 <크록스맨> 김현중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크록스맨 / ⓒfake magazine

Q. 04년 KBL 드래프트 전체 11순위로 ‘대구 오리온스’에서 프로농구선수 생활을 시작해, 은퇴 후 퀀텀 바스켓볼 대표까지 커리어를 농구로 시작해 농구로 마침표를 찍어가고 있다. 선수 김현중의 시작부터 대표, 크록스맨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A. 농구처럼 4쿼터로 설명하는 게 조금 더 편할 거 같아요.

1쿼터, 처음은 친형이 중학교 3학년 때 영등포 일반인 중에서 농구 1위였고, 그런 형을 따라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농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선수를 하고 싶다던 형을 따라 중학교 농구선수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같이 따라나섰죠. 우리 둘 다 시작하기엔 늦은 나이라 1년 유급을 제안했고 형은 포기, 저는 1년 유급을 결정했어요. 이때가 저는 중학교 1학년 때였어고, 그렇게 선수 생활을 시작했어요.

2쿼터,  1년 유급을 선택했기에 동기들보다 한 살 많은 상태로 운동하는 게 꾸준히 신경 쓰였어요. 그래서 대학 3학년을 마치고 얼리로 드래프트를 신청했고, 전체 11순위로 오리온스로 입단하게 됐어요. 당시 레전드 선배들이 포진하고 있었기에 저의 프로생활은 절망에 가까웠어요. 이후 프로생활은 순탄치는 않았지만 그래도 12년의 프로생활을 잘 마치게 됐어요.

3쿼터, 은퇴가 다가올수록 미래 걱정이 동반됐고, 잘하는 걸 찾자는 마인드를 쫓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킬 트레이너의 길로 들어서게 됐어요. 은퇴 후 바로 농구의 본고장 미국으로 날라가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상황에서 혼자 미국 서부의 <아임파서블 트레이닝>의 수장 마이카 랑카스터에게 1:1 집중 교육을 받게 됐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치안도 그다지 안전했던 것이 아닌 동네였는데 미친놈이었죠.(웃음)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양재동에 <아임파서블 트레이닝 서울>을 오픈하고, 지금은 압구정동에서 <퀀텀 바스켓볼>을 운영하게 되었어요.

4쿼터, ‘농구 인기가 많아져야 내가 산다’라고 생각했지만 수많은 노력에도 잃어버린 농구 인기를 찾는 게 쉽지 않았어요. 목소리를 내도 닿질 않는다라는 걸 깨달았고 좀 더 영향력을 가져야 된다고 판단했어요. 지금보다 유명해지고 영향력이 생긴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자고 목표를 바꿨어요. 그렇게 기본적인 스킬 트레이닝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고, 트렌드에 맞춰 숏츠 콘텐츠로도 제작하고 있어요. 크록스맨, 챌린지 같은 재미가 동반된 콘텐츠도 계속해서 제작하고 있어요. 농구라는 스포츠가 대중들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랐거든요.

크록스맨 / ⓒfake magazine

Q. 12년간의 프로 선수 커리어를 마치고, 스킬 트레이닝을 배우러 미국행을 선택했다.

A. 제가 선수 생활하면서 계속 꾸준히 들었던 얘기가 ‘개인 기술이 좋다’였어요.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저는 개인 기술이 좋은 줄 몰랐는데, 계속 듣다 보니 나 정도면 좋은 건가 생각하다 보니 후배들에게 개인 기술을 가르치고 싶어졌어요. 찾아보니 미국에 스킬 트레이닝이라는 게 있었고, 은퇴를 하기 2, 3년 전부터 관심 가지고 공부해 보니 신세계였어요. ‘이런 것들이 있구나’, ‘나는 왜 이런 거를 못 배우면서 자랐을까’ 하는 아쉬움에 은퇴 후 바로 미국으로 옮겨갔고 처음 배운 순간은 굉장히 충격 먹고 눈물이 날 정도로 울컥했어요. 이런 방식으로 농구를 배웠더라면 제 커리어가 많이 달라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은 돌릴 수 없잖아요? 허무함과 억울한 감정들이 들었던 것 같아요. 원리를 알고 연습하는 거와 개념을 이해하고 연습하는 것들의 차이 등을 느끼고 스킬 트레이닝을 국내에도 제대로 전파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지금은 농구 발전에 많은 힘을 쏟고 있지만 처음 미국으로 스킬을 배우러 갔을 때는 먹고살기 위해서 간 거였죠.


Q. 전세계적으로 프로농구를 떠나 스포츠 자체로 주목받는 NBA. 그리고 다시금 팬들의 기대를 사고 있는 KBL. 한국농구의 앞으로의 있어 어떤 점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까

A. 우선 선수들 구단, KBL 모두 팬들에게 좀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들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기는 것보다 팬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야 해요. 모든 것이 팬들에 의해 돌아가기 때문에 새로운 팬들을 더 유입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프로에서 성적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것 때문에 플레이가 재미 없어지거나 팬 서비스에 소극적이 되면 안 돼요. 팬들에게 집중하다 보면 분명 농구 인기를 되찾을 것이에요.

두 번째는 당연히 실력이에요. 실력 향상은 곧 국제 경쟁력이고요. 흙 속의 진주를 찾기는 너무 어려워요. 그렇기에 재능 있는 선수를 쉽게 찾으려면 클럽 스포츠가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스포츠가 클럽화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재능 있는 선수들이 더 많이 발견될 거예요. 여러 이유로 쉽지 않은 건 알지만 꼭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일본이 그런 방식으로 지금 좋은 성적을 내고 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엘리트 스포츠가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분명 엘리트 스포츠로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스포츠 강국이 된 것은 맞으니까요. 예산 대비 결과물을 따지면 엘리트 스포츠가 더 가성비가 좋겠죠. 다만 이제 시대가 변했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시기인 것 같습니다. 국제 대회 경쟁력을 위해 엘리트 스포츠 방식만을 고수하게 되면 해당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지 않고 결과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어요.

다행히 근래에 이 문제를 인지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요. 하지만 엘리트 스포츠로 이뤄진 한국 스포츠 특히 농구계에 클럽 스포츠를 적용하는 것은 저에게는 너무 큰 산이에요. 그렇기에 제가 할 수 있는, 나에게 맞는 노력을 하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해답은 ‘김현중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농구인을 늘리자’였어요. 농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보는 사람, 직접 하는 사람, 선수를 좋아하는 팬들 모두 농구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농구인을 단 한 명이라도 늘리자가 목표가 되니 명쾌해졌어요. 단순하게 농구인들이 많아진다면 모든 것들이 해결된다는 생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농구에 기여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렇게 선수들은 선수대로, 나라는 나라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영역에서 노력하다 보면 우리도 언젠가는 미국이나 필리핀처럼 농구 열정 국가가 될 것이라고 믿어요.

Q. 퀀텀스킬스랩, 퀀텀 바스켓볼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캐릭터 ‘크록스맨’을까지 성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크록스맨의 탄생 계기가 있다면

A. 시작은 사실 소박해요. 겨울에도 크록스만 신고 다닐 정도로 자주 애용하는 신발이다 보니 크록스를 신고 일반인들과 재미있게 농구할 때가 꽤 있었어요. 그것을 본 지인이 크록스맨을 제안했고, 그렇게 시작된 게 지금의 크록스 가면을 쓴 크록스맨의 시작이었어요. 일반인과 전 프로선수라면 분명 재미없게 보겠다 싶어서, 눈썹을 미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고민하게  됐어요. 그렇게 시즌 2까지 와서는 현업으로 뛰고 계시는 프로선수님들과의 경기로 사이즈가 커지게 됐고요. 프로선수와는 크록스를 신고 뛸 순 없으니 가면을 만들게 되었는데, 간혹 크록스 마스크를 써서 크록스에서 협찬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두상과 시야에 맞게 특수 제작을 하다 보니 큰돈이 들어서 활동 겸 협찬을 부탁드리긴 했는데 아쉽게도 불발 났어요. 그래서 다 사비로 제작해서 진행하고 있고요.

다시 한번 좋은 쪽으로 이야기가 돼서 크록스의 협찬을 받는다면 콘텐츠 제작지원을 받고 싶어요. 쌓아둔 아이디어랑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거든요. 현재 우리 힘으론 역부족이다 싶은 것들을 지원받아 여러 가지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렇기에 꼭 크록스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농구를 알릴 수만 있다면 저는 삼선슬리퍼맨도 괜찮아요.(웃음) 저희의 콘텐츠 제작 문의는 항상 열려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저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서명진 vs 크록스맨 🏀 18살 차이가 붙으면 벌어지는 일 | 크록스맨 시즌2 / ⓒQUANTUM Youtube

Q. 크록스맨 시즌1의 수준급 실력을 가진 일반인들과 그리고 시즌2에서는 현역 프로 선수들과의 1on1 대결을 펼쳤다. 기억에 남는 사람을 꼽자면

A. 시즌 1, 2를 진행하면서 함께 한 모든 분들이 기억에 남는데, 세 분 정도가 특히 기억나요. 시즌 2 첫 시합을 했던 '이재도 선수'는 같은 팀에도 있었다 보니, 너무 쉽게 생각했었는데 붙어보니 너무 다른 거예요. 벽처럼 느껴지면서 과거에 할 땐 제대로 안 했던 거구나 싶을 정도였어요. 그리고 '서명진 선수'에요. 영상에 나오진 않았지만 제가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여러 차례 시합이 지체됐어요. 너무 매너 없는 게임을 펼쳤고, 분명 제 상태에 맞춰주셨을 거라 최선을 다하지 못하셨을 거예요. 중간중간 계속 흐름도 끊겼을 거고요. 마지막은 '두경민 선수' 였어요. 너무 얄미워서 화도 많이 났어요.(웃음) 심리전 때문에 많이 말렸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한번 아주 거칠게 붙어보고 싶어요.

두경민 vs 크록스맨 🏀 정규 리그 MVP 맛 좀 볼까? | 크록스맨 시즌2 / ⓒQUANTUM Youtube

Q. 농구를 잘하고 싶으면 참고하기 좋은 영상. 스킬 트레이너로서 농구를 접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초급, 중급, 상급자로 나뉘어 추천해 주고 싶은 영상이나 중요한 포인트

A. 기본기 영상(드리블 스텝, 모션 스텝, 개념) 처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이에요. 드리블 컨트롤이 좋다고 기본기가 좋은 것이 아니고 언제든지 어떤 상황에서나 기술을 이어갈 수 있는 박자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퀀텀에서는 초급 단계에 집중적으로 알려주고 있어요.

중급은 드랍(drop), 드레그(drag), 스킵(skip) 등 다양한 기술 요소들 영상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퀀텀 유튜브에서도 수많은 기술 동작 요소들을 다룬 것들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기술 요소를 많이 알고 있어야 적재적소에 꺼내 쓸 수 있어요. 상급자들에게는 리듬의 변화나 풋워크(footwork), 컨택 피니쉬(contact finish) 등등 많은 것들을 신경 써야 하는데 상급자의 기술은 직접 센터에 방문해서 같이 몸 부딪히며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Q. 원초적으로 돌아가 농구가 왜 좋은지 여쭤본다. 농구의 매력, 농구가 좋고 재밌는 점

A. 공격에선 볼을 가지고 있어 움직임이 제한적인 공격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수비자를 어떤 동작으로 제치고 골을 넣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공을 뺐고 상대를 꼼짝 못 하게 하는 수비도 매력 있고, 각종 전술 팀워크 패션 등 매력 포인트가 너무 많죠.(웃음)

크록스맨 / ⓒfake magazine

Q. 트레이너로서 앞으로 올 한해(23년)에 준비하고 있는 것과 목표가 있다면

A. 학생, 일반인들과 교류를 많이 가져가려 노력 중이에요. 농구인을 늘려서 한국 농구 문화를 활성화된 다른 나라처럼 재미있는 문화로 바꾸고 싶어요. 농구인을 늘릴 수 없다면 농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요.


Q. 스킬 트레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A. 꼭 자신이 농구를 잘해야만 트레이너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물론 선출이 경험도 많고 유리할 순 있지만 어떤 기술을 선수에게 잘 입히고 잘 쓸 수 있게 만들어 주면 돼요. 저 역시 선수들에게 수많은 기술들을 알려주고 있어요. 배우는 선수도 이 모든 기술들을 다 쓸 순 없어요. 자신에게 맞는 기술을 가져가고 안 맞는 기술은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버려야 해요. 이 부분은 배우는 사람들의 몫이에요. 저희는 최대한 많은 기술들을 연구해서 만들고 입혀주면 돼요. 그런 부분들을 신경 쓰면서 노력한다면 분명 좋은 스킬 트레이너가 될 수 있을 거예요.


Q. 김현중 대표에게 'FAKE' 란?

사람들은 크록스맨이 페이크인 줄 알지만, 농구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크록스맨이 진짜 김현중이다. 그렇기에 저에게 fake란 '크록스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