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MURA(라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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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URA NOODELSHOP(라무라)
서울에 라멘집이 몇 개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 본 적이 있다. 다 가보고 싶은 마음에. 물론 한식당과 국밥 또한 좋아하지만, 보다 먼저 찾는 라멘집이 있다. 두툼한 닭 다리와 함께 알둥지를 담아 주는 집. 닭의 진심인 라멘집 바로 라무라(@ramura_noodleshop)라멘이다. 많은 이들이 찾는 라멘집인 만큼 웨이팅은 필수이지만 웨이팅을 참는 자에게는 라무라만의 독특한 메뉴판과 함께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플레이팅을 한 라멘을 먹을 수 있다. 라무라의 시작부터 메뉴 개발 등 운동만 할 것 같은 다부진 체격의 라무라 대표가 직접 소개하는 라무라에 대해 샅샅이 알아보자.
Q. 라무라 라멘을 운영하는 본인에 대해서 소개 부탁한다.
A. 9년 전 고리타분한 시골 마을 제천에서 올라온 31살 188에 95kg 국보1 호 김기훈(@supreme8490)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이태원에서 라멘 팝업을 처음으로 합정에 공간을 꾸렸다. 이후 성수와 판교점까지 오픈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라무라의 소개와 함께 시작도 이야기하자면.
A. 라무라는 20대 초반 어릴 적 요식업에 종사하면서 라멘을 사랑하는 친구들 3명이 모여 이태원의 작은 바베큐하우스에서 팝업을 열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라무라’라는 네이밍은 경상도 친구가 “라멘무라!”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간단하면서도 쉽게 뇌리에 박히는 어감이 좋아 그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웃음) 그 이후로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원데이 팝업을 진행해 오다 운이 좋게 투자를 받았어요. 그렇게 을지로 오프라인 매장을 시작으로 합정, 성수, 판교까지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Q. 닭을 베이스로한 라멘으로 흑, 백, 적 등 컬러로, 그리고 사이즈별 닭, 병아리, 알로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도 재밌다. 각 라멘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소개 부탁한다.
A. 어릴 적부터 틀에 박혀 있거나, 남들이 하는 것들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저만의 방식으로 하는 걸 좋아했어요. 팝업을 처음 할 땐 ‘돈코츠, 토리파이탄, 쇼유라멘’ 등 일본식의 표기법을 사용했지만 닭을 컨셉으로 선보이는 라무라의 브랜딩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닭의 비중을 둔 직관적인 느낌을 더 담고자 사이즈를 ‘닭, 병아리, 알’로 표현하게 되었고, 사이즈 표현과 어울릴 만한 한국식 표기법을 생각하게 된 게 직관적인 색의 표현인 ‘흑, 백, 적, 녹’으로 표기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저희를 잘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 같네요.(웃음)
Q. 라무라만의 독특한 레시피와 메뉴로 더욱더 한국인의 입맛에 맞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라무라의 기존메뉴와 팝업, 행사 메뉴에 따른 개발에 신경쓰는 점 또한 궁금하다.
A. 메뉴 개발단계에 많은 것들을 신경써 야겠지만 제일 신경을 쓰는 요인은 저희만의 브렌딩과 메뉴 구성에 잘 어울리냐를 제일 신경 쓰는 것 같습니다. ‘흑, 백, 적, 녹’ 등 한국식 색깔 표현법을 잘 지켜가며 뜬금없는 메뉴를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행사메뉴 같은 경우 우리는 ‘닭’이라는 큰 틀만 가져가되, 같이 협업하는 업체의 색깔을 최대한 살리는 편입니다. 데우스 행사 때는 키 컨셉이 바이크 트립이라, 바베큐 닭 다리 구이를 진행하였고, 풀무원과의 협업에선 ‘식물성 지구 식단’의 컨셉을 가지고, 건강한 나물류의 느낌을 주고 싶어 ‘미나리 닭무침’이라는 메뉴를 만들었기도 하였습니다.
Q. 188cm의 큰 키와 다부진 체격을 가진 터라 라멘 이전에는 다른 일을 했을 것 같다. 라무라 이전의 이야기들도 들려줄 수 있을까.
A. 어린 시절 유난히 많은 일들을 해왔어요. 패스트 푸드점, 정육점, 면도기 판매원, 공장 알바, 노가다, 전단지, 등등 적지 않은 일을 해왔습니다. 부모님의 지원이 있긴 했지만 왠만한 건 자급자족하며 생활했고 사회 경험을 보다 일찍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군 전역 이후 서울에 올라와 요식업을 하기 전엔 천안역에서 1년여 정도 역무원을 하면서 천안에 자취하기도 했습니다.(웃음)어릴 적부터 회사에 다니는 걸 미래에 두진 않았지만, 어릴 때 1년 정도는 다녀봐도 나쁘지 않겠다.라는 생각으로 1년을 다닌 뒤 하고 싶어했던 요식업을 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였습니다.
Q. 그렇다면 언제 본인이 F&B를 운영하겠다고 결심을 했는가.
A. 역무원을 그만두고 떠났던 동남아 배낭여행과 국내를 자전거 종주를 하면서 내가 뭘 하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요식업이 제일 기억에 남아 ‘요식업을 하겠다.’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다양한 경험과 과정이 어떠한 방식으로 라무라 라멘에 녹아들었을지도 궁금하다.
A. 경험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하지만, 그 경험을 어떻게 나의 것으로 흡수하느냐도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여러 가지 경험을 하였지만, 나만의 것으로 만든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치킨집, 라멘집, 피자집, 바베큐집, 파인다이닝 등 여러 가지 F&B에서 일을 해본 경험을 살려 라무라 라멘에 하나하나 나만의 표현 방식으로 녹여 낸 것 같습니다.
Q. 라무라 라멘을 바라보자면 김기훈 대표 이외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다양한 팀원 또한 매력적이다.
A. 우선 을지로 때부터 같이 했던 ‘강병훈’이라는 동생이 있고, 지금은 라무라 직원을 그만두고 파트타이머로 합정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이지만 여전히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보지 않는 것들을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볼 줄 아는 친구고, 두 발짝 멀리 바라볼 줄 아는 친구이기 때문에 아직도 제가 항상 무언가 고민이 있거나 불안할 때 그 친구의 의견을 항상 물어보기도 합니다. 저는 무언가 한 발자국 내딛는 걸 잘한다면 그 친구는 제가 내디딘 발자국이 잘 찍혔나를 봐주는 친구예요. 그래서 시너지가 잘 맞아 오랜 시간 함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올곧은 나무 같은 ‘정태양’, 럭비공 같은 ‘박승원’도 있습니다. 또 벌꿀 오소리 같은 ‘천주환’ 형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책임져 주는 ‘김재태’ 형. 여기저기 없는 데가 없는 ‘안태정’ 등 많은 팀원들이 있어요. ‘라무라’라는 브랜드는 유난히 자기 자신만의 색깔, 개성이 강한 사람이 많고 또 그 색깔과 개성을 서로 존중해 주기 때문에 오래 잘 유지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Q. F&B뿐 아니라 여느 단체던 팀을 이끌기란 쉽지 않다. 직원의 개념보다 팀이라는 느낌이 더욱 느껴지는데, 김기훈 대표님만의 팀을 이끄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A. 강압적인 리더보단, 듣는 리더가 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무언가 매뉴를 개발할 때나, 행사를 진행할 때 왜? 라는 이유와 그것들을 함으로써 우리가 가져갈 득과 실을 잘 이야기하고 들어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팀원들 개개인의 이야기를 매일 들어줄 순 없지만 들어주려 노력하는 편이고 또 리더로써 다가가기보단 팀원들의 친구, 동생, 형으로써 책임감 있게 라무라의 한 큰 바퀴의 느낌을 주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Q. 국내 라멘계에서 확실하게 두각을 드러내며, 자리매김을 톡톡히 하고 있다.
A.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방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마도 ‘닭’이라는 컨셉의 음식과 브랜딩, 인테리어 요소 등 진정성 있게 잘 보여주어서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는 것 아닌가 라는 조심스레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Q. 이마트와 협업한 상품부터 풀무원, 미식육회, 키보 등 브랜드, 데우스 엑스 마키나, 비주류와 같은 패션 브랜드와도 협업 및 팝업을 크고 작게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기억에 남는 행사와 협업 등을 준비할 때 신경 쓰는 부분.
A.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최근에 진행했던 ‘에어하우스’ 케이터링 행사를 꼽고 싶어요. 처음 대량으로 준비한 케이터링 행사여서 준비할 것도 많았고, 현장에서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무엇보다 밤새 음식을 팔아야 했던 점이 약간의 고문과도 같았던 지라 기억에 남는다.(웃음) 타 업체와 협업을 할 때 항상 고민하는 것들은 브랜드와 우리의 브랜드의 접점을 찾고, 그 접점과 우리가 브랜딩하고 있는 ‘닭’이라는 요소로 포장합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데우스 행사의 ‘바베큐 닭 다리’과 풀무원과의 ‘미나리 닭무침’ 등이 있습니다.
Q. F&B 브랜드를 운영하며 어려운 점.
A. 매장의 관리는 팀원들을 믿고 존중해 주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팀원들에게 우리 팀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일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믿을 수 있도록 보여주며 행동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운영에, 진정성과 언행으로 미래의 비전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나의 비전은 ‘닭을 상징하는 굵직한 요식기업’이 목표인데 이때까지의 행보와 결과물로 보았을 때 나름 잘 보여지고 목표에 맞게 달려가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Q. 라멘을 포함한 F&B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사라져 간다. 시대와 트랜드가 반영되기도 하지만 운영 방식과 디테일 등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는데, 새롭게 F&B 브랜드에 도전하고 꿈을 키우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듣고 싶다.
A. 요식업의 주요 요소는 맛, 멋, 감각, 운 등등의 다양한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들을 하나로 잘 아우르게 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것을 보여줄 것이냐는 뚜렷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닭’이라는 요소를 어떻게 하면 진정성 있게 잘 풀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디테일을 잡았던 것처럼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길 바라며, 웬만하면 요식업은 안 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웃음)
Q. 라무라 라멘을 함께 만들어 가는 이들과 사랑해 주는 많은 대중들이 있기에 라무라 라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A. 저희의 다음 행보는 미정입니다. 저희는 재미를 위해 항상 움직여 왔고, 아직 그 재미를 찾아가는 중이에요. 위에서 말했다시피 ‘닭을 상징하는 굵직한 요식기업’ 은 마지막 행보이고, 다음 행보는 아직 미정입니다. 재미있는 것이 있다면 언제든 추천해 주시길 바랍니다.(웃음)
Q. 마지막이다. 라멘을 운영하는 이에게 라멘의 매력이란.
A. 라멘은 가게마다 같은 종류의 음식이지만 각 매장 셰프들의 개성에 따라 음식점의 맛이 좌지우지됩니다. 또한 일본이나 미국 같은 경우 특히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하여 상상하지도 못한 음식을 만들거나, 해당 로컬푸드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기도 합니다. 라멘은 전통적인 음식이기도 하지만 라멘만큼 진보적으로 발전하는 음식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진보적인 생각으로 저희만의 라멘을 만들었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 주는 음식문화를 가진 부류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종류지만 표현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매력,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음식. 여러 방면에서 라멘은 질릴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라멘의 매력입니다.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라무라 라멘에게 FAKE란?
A. 라무라의 FAKE는 ‘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닭을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면요리도 전문으로 합니다. 저희는 바베큐를 만들어 팔기도 하지만, 칵테일도 만들어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어떤 재료와 어떤 브랜드가 와도 이질감 없이 잘 융화합니다. 그래서 물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전 매일 아침 찬물 샤워를 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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