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바라본 나의 모습을 담은 ‘질 마지드(Jill Mag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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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신의 개념예술가 질 마지드(@jillmagid)는 2004년 리버풀에서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증거 사물함: Evidence Locker>. 그녀는 리버풀이 영국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CCTV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자신의 모습을 촬영했다. 그녀는 한달간 빨간색의 트렌치 코트를 입고 CCTV의 감시가 닿는 곳에 서서 관리국에 전화해 거짓으로 사고가 났다고 신고했다.

영상을 관리하는 관리국은 신고가 들어온 이상 그곳을 CCTV로 확인할 수 밖에 없었고 규정상 해당 시간대의 영상을 저장해야 했다. 하지만 증거로 사용되지 않는 이상 한달이면 영상은 삭제됐기에 그녀는 매일 사건의 내용이 담긴 데이터 접근 요청 양식을 제출해야했다. 그녀는 이 양식을 통해 자신의 기분과 느낌을 서술하며 감시하는 어떠한 무형의 주체와 나누는 편지의 형태로 표현했다.

약 31일 간 진행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녀는 거대한 감시망의 눈이 바라본 포트레이트이자 자신과 경찰, 리버풀이라는 도시의 상호관계를 담아냈다고 밝혔다. 다양한 앵글에서 바라본 그녀의 모습을 담은 작품은 질 마지드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질 마지드(Jill Magid) 공식 홈페이지


In 2004, American conceptual artist Jill Magid(@jillmagid) carried out a fascinating project in Liverpool titled Evidence Locker. Leveraging Liverpool’s status as the UK city with the most extensive CCTV network, she turned the surveillance system into a tool for her art.

For a month, she wore a red trench coat and positioned herself within the gaze of CCTV cameras, then made false incident reports to the CCTV control center. This compelled operators to review the footage and, per protocol, store the recordings. Since surveillance footage not used as evidence is deleted after 30 days, Magid had to submit daily Data Access Request Forms to preserve the videos.

These forms became a creative outlet where she documented her emotions and reflections, framing them as letters to an abstract observer—a metaphor for the invisible entity behind the surveillance system.

Through this 31-day project, Magid described the work as both a portrait seen through the "eyes" of a vast surveillance network and an exploration of the relationship between herself, the police, and the city of Liverpool. The resulting pieces, showcasing her from multiple angles, are available for viewing on Jill Magid’s official web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