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BACK(소백)

소백

SOBACK(소백)


단아한 기조 속에 3D 그래픽으로 표현되는 콘텐츠들이나 SF적 디자인 요소들, 다른 공예 브랜드들과 다른 파워풀한 마케팅 전개를 펼쳐나가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이국적인 브랜드 소백(@so_back.official)을 운영 중인 박민아 디렉터와 한국만의 전통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전통문화로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많은 것들은 왕족, 귀족 문화의 우아하고 격조 있는 부분이 아닌 서민들에게서 보이는 소박하고 편안한 형상처럼 실용적인 서민 문화를 녹여내보다 담백하고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인더스트리의 경계가 없이 ‘한국적 미니멀리즘’이라는 개인 취향을 기반으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 소백의 면면을 만나보자.

Soback / ⓒfake magazine

Q. 소백(@so_back.official)과 박민아 디렉터의 소개를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소백의 대표이자 디자이너 박민아입니다. 소백은 제가 태어난 고향 영주에 있는 산 이름이기도 해요. 저는 어릴 때 소백산 아래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한옥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서울에서 복잡한 일들을 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에 문득 생각난 고향의 ‘향수’를 담아 브랜드 ‘소백’을 만들게 되었어요.

마음의 평정을 찾는데 소백에서의 기억이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분명 그런 기억이 있을 것이고 그런 욕구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시 돌아가고픈 향수 So, back, 다시 자연으로의 회기, 친환경 주의를 뜻하는 So, back, 가장 좋아하는 색이자 백의민족, So 白 그리고 저의 뿌리 그 자체 소백 So_back을 뜻해요.

소백은 저의 경험처럼 인더스트리의 경계가 없이 ‘한국적 미니멀리즘’이라는 개인 취향을 기반으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Q. 브랜드 소백은 소백산 아래 한옥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박민아 디렉터의 개인 브랜드이다. 직관적인 브랜드 네이밍이기도 한 브랜드 소백의 시작점이 궁금하다.

A. 대학 때부터 꿈이 내 브랜드를 만드는 거였어요. 그래서 돈을 일단 많이 벌고 나중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 생각해서 디자인의 영역이나 업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다작을 했어요.

한국 사람들은 새집에 이사를 가면 휴지를 선물하는 독특한 문화가 있기도 하니, 브랜드의 첫 시작이 술술 풀리라는 의미도 있고 종이를 많이 다루는 디자이너인 특성도 담아 100% 친환경으로 만들게 되었어요. 티슈 준비와 함께 브랜드 네이밍, 타겟 고객, 타겟 입점 채널, 타겟 셀럽, 등 모든 부분들이 설계 작업을 통해 1년간 브랜딩을 준비했습니다. 그때도 카테고리의 구분이 없는 브랜드가 목표였어요. 제일 처음 소백을 만들었을 때는 주변 지인들은 내가 화장지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짐작했는데 그게 사람들의 고정관념이자 편견이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반전을 주는 부분이 재미있어서 후속 작업들을 기획했어요.

‘소백은 이런 걸 만들겠지?’, ‘이런 전시를 하겠지?’ 싶은 것들을 고의적으로 비껴가며 의외성을 주는 게 재미있었고 마케팅의 요소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 부분에서 소백의 ‘확장성’이라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 같아요. 그렇게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처럼 라이프스타일, 패션, 뷰티, 건축, 등 심지어 뮤직비디오나 미디어의 영역까지 카테고리 구분 없이 작업하는 것과 같이 소백도 경계를 정해두지 않고 활동하고자 해요.

Soback / ⓒfake magazine

Q. 소백 디렉터 이전에 디자이너로서 많은 활동을 해왔다. 여러 작업을 해온 그간의 경험이 어떠한 방식으로 소백에 녹아들었는가

A. 조부가 한옥을 짓는 목수였고, 외조부가 양복을 짓는 테일러였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게 그래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일이 잘 맞았던 터라 홍익대학교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학창 시절에는 디지털 디바이스를 위주로 현대자동차 인테리어 프로젝트, SK SKY 핸드폰 선행 디자인, 아모레 퍼시픽 등 사회 경험을 일찍 가지게 됐어요. 그때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나왔는데 “Simple is the best”라는 말처럼 더 이상 외관이 복잡한 디자인의 시대는 갔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컨텐츠의 시대라는 생각에 졸업 후 첫 직장은 시각디자인을 배울 수 있는 브랜드를 찾았어요.

스웨디시 크래프트맨쉽을 기반으로 한 ‘북바인더스 디자인’이라는 브랜드였는데, 스웨덴에서 가문 대대로 손으로 만든 노트, 바인더, 문구류들을 만드는 명품 브랜드로 저는 스웨덴의 전통을 모던하게 살린 디자인과 색감에 완전히 매료되었었어요. 주로 색감, 타이포그라피, 패키지 디자인, VMD의 스토리텔링, 브랜딩 룰과 감각 등 그들이 어떻게 전통을 해석하고 현대적으로 절제하여 표현하는지 배울 수 있었어요.

그 후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를 창업했고 운이 좋게도 처음부터 글로벌 대기업들의 각종 캠페인 크리에이티브와 브랜딩, 제품 디자인들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전체 캠페인 디자인과 캐릭터 개발, 전시 작가 모두 1인 작업물로 진행했던 코오롱스포츠의 안타티카 천마리 펭귄 캠페인이 대박이 나면서 패션업계 외, 어뮤즈.아모레퍼시픽 등 뷰티 업계, 예전 옥타콘.아레나와 같은 클럽, LPGA, F1 레이싱과 같은 스포츠 업계, 츄파춥스와 같은 식품업계, JTI.KT&G 등 담배업계, TV.앱.미디어 업계 등 산업과 나이대의 경계 없이 많은 브랜드들의 다양한 종류의 작업들을 맡게 됐어요. 그간의 경험들이 지금의 소백의 브랜딩과 나아가는 방향성에 있어 큰 도움이 된 거 같아요.

Q. 그렇게 시작한 소백과 함께 네오바이소백(@neobysoback)도 전개하고 있다.

A. 네오바이소백(@neobysoback)은 의, 식, 주 중에 소백의 ‘의’ 부분을 채워주는 브랜드이에요. 처음 시작의 계기는 소백을 수출하기 위한 프랑스 미팅을 가면서 시작됐어요. 미팅 때 다른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소백스러우며, 소백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나’라는 한국에서 온 디자이너의 느낌이 나는 옷을 원해서 한복과 제가 좋아하는 SF영화들을 모티브로 디자인했고 청와대에서 18년간 대통령들의 수트를 만들어 오신 홍성길 선생님을 찾아 테일러링을 맡겨 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파리 현지 길에서도 어디에서 산 옷인지 물어볼 정도로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그렇게 돌아와 바로 출시 준비를 시작해 8개월 후 런칭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네오바이소백’은 정확히 말하면 글로벌 마켓을 타겟으로 출시된 패션 브랜드에요. 한국적인 색이 짙은 디자인이라 오히려 내수 시장만을 보고 판매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현재도 외국인들이 더 좋아해주고 있는데 더 모던한 한국적인 디자인 해석으로 더 많은 분들이 일상에서 한복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넓게는 한국적인 디자인을 더 편하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시대를 만드는 과정에 소백과 네오바이소백이 작은 초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디자인하고 조금씩 더 브랜드를 알리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Q. 언제부터 이러한 다양한 분야, 한국적인 분야에 관심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A. 제가 어릴 적 한옥에 살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고향 경북 영주는 유교적인 지역이거든요. 그래서 예전에는 아파트에 사는 게 오히려 더 특이하고 학교 안에 향교가 있어서 갓 쓴 할아버지들이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등굣길에 아무렇지 않게 보던 그런 지역이었어요. 저에게는 그 정도로 한국 전통이 가까이 있던 삶이었는데 서울에 와보니까 그게 특이한 경험이었던 거죠. 특별하게 “나 한옥이 너무 좋아”가 아니라 그냥 제 삶의 경험에 녹아있다 보니 익숙함과 편안함에 좋아하는 것이 된 것 같아요.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현대적인 서구 문화를 더 좋아할 때도 있었어요. 화려한 걸 쫓을 때도 있었고, 그런 시기들을 다 거친 후 마지막으로 깨끗하게  남은 것이 가장 삶에 근접하고 익숙한 우리 문화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한국의 고유의 것을 지켜야 돼요.”처럼 부담스럽게 이야기 하는 게 전혀 아니고, 그냥 무심결에 내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들을 표현한 것이 한국적인 것 들이었어요.

Q. 국내의 명인, 공예작가들과 협업 환경 친화적인 방식으로 제작해 가장 현대적이면서 한국적인 예술품과 공예품을 선보이고 있다.

A. 소백의 달항아리 쿠션, 한옥 가림막과 같은 디자인들은 일반 봉제 업체에서는 문전박대를 당했어요. 번거로운 부분인 많기 때문에 시간당 인건비로 계산하면 만들기 힘든 상품들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제품을 만들려면 마음이 넓고 솜씨가 좋은 명인을 찾을 수밖에 없었어요.(웃음) 디자인과 수공예에 대한 상호 존중이 있어야만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분들을 찾는데만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덕에 나이나 성별에 개의치 않고 솜씨가 좋은 어르신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어요. 도자기류는 이천에서 봉제류는 충청도에서 선생님께서 작업을 해주시는데 항상 깊이 감사드려요.

얼마 전, 네오 코리안 전시가 끝나고 선생님께서 ‘제가 이런 브랜드의 의뢰를 받고 있었다니 더 잘 만들어야 겠구나. 생각했습니다.’라는 문자가 전시 중 받은 메세지 중 가장 감동이었고, 함께 일하는 협력사의 존중을 받을 때가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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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Back Instagram

Q. 다양한 브랜드와 작가들이 함께하는 네오 코리안의 전시를 이곳 무브먼트랩 한남에서 선보였다. 이외 소백의 집 팝업, 슬밋, 리움 등 다양한 전시 및 행사를 진행을 해오고 있다.

A. 오프라인에서만 가질 수 있는 파급효과가 있어요. 소백과 같이 온라인에서 태어난 작은 브랜드들이 성장하려면 오프라인에서의 퍼포먼스는 필수적인데 작은 브랜드들은 예산상의 이유로, 혹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넘어가는 부분이기도 해요. 소백의 일 년 마케팅 예산을 보자면 사실 효율성은 온라인이 압도적으로 좋은데 실제 예산의 80%는 오프라인 전시 활동에 쏟고 있어요.

오프라인 행사의 장점은 일어나는 계절, 장소, 무드에 따라 같은 브랜드라도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고객들은 충성 고객이 될 확률이 높을뿐더러 브랜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관적으로 오감을 통해 알 수 있게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마케팅의 ‘강-약-중간-약-강-약-중간-약’ 템포에서 ‘강’은 모두 오프라인에서 집행해요.

슬밋과 함께한 리빙페어에서는 ‘마음의 평화’를 찾는 브랜드의 메세지를 전달했다면, 다음 연희동 ’소백의 집’에서는 ‘한국적 미니멀리즘을 근간으로 한 일상의 예술’을 보여주고자 했고, 겨울 네오 코리안(구.플러스에이티투)과 함께한 ‘Hand Impression’전시에서는 ‘한국적 전통을 모던하게 표현하는 젊은 작가들의 시작’을 패기 있게 전달하고자 했으며, 한남동 ’네오 코리안’ 전시에서는 ‘모던 코리안 스타일의 고감도 일상’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즉, 소백이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에센셜 키워드를 각 전시 별로 하나씩 집중해서 보여줄 수 있는 기획이었어요.

소백이 오프라인에서 하는 모든 활동들은 뻔한 브랜드가 되지 않기 위한 변주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Soback / ⓒfake magazine

Q. 한국적인 예술과 공예를 선보이는 소백과 네오 코리안, 한국적인 의복을 전개하는 네오바이소백. 제각기 다른 면을 보여주는 브랜드들을 디렉팅을 해오면서 여러 수고스러움과 어려움이 존재할 것 같다.

A. 소백의 수공예는 미래를 위한 투자의 시간이기도 해요. 수공예를 브랜딩화 한다면 수고스러움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따라오는 것이라 수공예 브랜드가 대기업에서 잘 나오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모든 공정의 디테일한 핸들링이 필요하고 실 하나도 내가 직접 오더 해서 제 날짜에 보내고 각 공정 별로 작업자들이 다 달라서 물류비도 많이 들어요. 하지만 이런 부분을 감내하는 이유는 수공예로부터 진정한 명품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에요. 공장에서 찍어내는 브랜드들은 누구나 카피하기 쉽고 경쟁도 치열하죠. 사람이 일일이 만드는 예술혼이 담긴 수공예에서는 브랜드의 정신이 담긴 강력한 코어가 생겨나기에 에르메스, 로에베 등등 여러 명품 브랜드들이 수공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소백’, ‘네오바이소백’이 수공예의 물리적 번거로움이 있다면 ‘네오 코리안’과 같이 사람을 모아서 만든 크루의 경우는 관계의 조율이 가장 어렵죠. 제가 함께하자고 모은 사람들이라 긍정적인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리더로서 어깨가 무겁기도 해요.(웃음) 그래도 함께 하는 것에서 얻는 에너지와 든든함이 있어 1인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협력하는 든든한 가족이 생긴 것 같은 심적인 의지가 돼요.


Q. 모든 활동이 한국적인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한국만의, 한국적인 감성이란 무엇인가’란 추상적인 질문을 해보고 싶다.

A. 한국만의 한국적인 감성은 ‘단아한 곡선, 여백의 미, 화려하지 않은 수수한 미’ 가 미학적으로 중국과 일본 미학과 차이점이 있는 부분인데 저는 역사적인 부분에서 ‘한국만의, 한국적인 감성’을 찾을 수 있다고 봐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휴전 국가이며, 최단기간에 전쟁 폐혀 빈민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역사적 배경 등. 하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미학에서는 ‘동양의 고요한 나라’답게 차분한 기조가 지배적인데 급성장의 시간들이 화려하고 복잡한 부분들을 많이 만들어 낸 것 같아요. 그래서 ‘퓨전 된(복잡 미묘한) 단아함’이 한국만의 특징적인 부분이라고 느껴져요. 그래서 소백이 지향하는 한국적인 부분도 현대 한국인의 내면에 남아있는 ‘동양의 고요한 나라’에 대한 갈증과 감성을 뽑아내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뉘앙스가 풍긴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Soback / ⓒfake magazine

Q. K-컬쳐가 더해져 흔히 국뽕문화를 좋아하지만 일상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적인 미학을 받아들이려면 어떠한 점을 필요할까

A. 억지로 전통을 욱여넣은 디자인은 호감을 사기 어려워요. 목적이 ‘사람에게 좋은 상품’이어야 하는데 목적 자체가 맹목적인 ‘전통을 보여주기에 좋은 상품’라면 그건 좋은 디자인이 되기 어렵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편의성을 유지하되 한국적인 디자인 모티브와 뉘앙스만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전통의 일상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상품들이 잘 개발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다음으로는 유행보다는 취향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문화로 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이 유행에 특히 민감한 문화를 가지고 있잖아요. 군중 심리가 강한 문화인 거죠. 가까운 반대 예로 유럽 사람들은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소비에 되게 민감한 나라에요. 그래서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아티스트나 브랜드를 찾는 걸 좋아하고 그걸 집에 온 손님들에게 소개할 때 멋진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한국에서는 모두가 아는 브랜드를 구매하고 자랑하는 것을 더 좋아하죠.

그래도 요즘은 한국 소비 문화가 유행보다는 취향을 기반으로 소비하는 문화로 변화 중이라 느끼고 있어요. 이런 문화가 대중에게 더 확산되고, 타고난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진다면 좋은 한국적 미학의 상품들이 다가왔을 때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Q. 한국적인 문화를 향유함에 있어 크게 K-컬쳐라고 두고 얘기를 하자면 K-컬쳐만의 매력이 무엇인가

A. ‘짬뽕’,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도 인기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이 할리우드 테크닉을 그대로 받아들이되 내용에는 한국의 정서가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들었어요. 외부의 좋은 것은 받아들이되 우리가 가진 특유의 정서는 잘 살리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K-Pop도 그렇죠. 테크닉적인 부분에서는 빠르게 해외 문화의 장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한국적인 요소들은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에 독특한 하나의 장르가 되지 않았겠나 싶어요.

이게 바로 한국 문화의 특징인 ‘접화(가운데에서 만나다)’가 잘 나타나는 예시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Soback / ⓒfake magazine

Q. 가장 한국적인 면을 담다 보니 국내의 다양한 브랜드와 장소, 사람들을 많이 만났을 것 같은데, 영감을 주는 이들(브랜드 포함)을 소개해 줄 수 있는가

A. 저는 요즘에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아요. 그들이 저에게 한국의 맛집과 좋은 공간들을 더 많이 소개해 주는데 만날 때마다 놀라곤 해요. 우리도 생각해 보면 외국에 나가서 살거나 놀러 갔을 때 더 속속들이 구경하려고 열심히 찾던 기억이 있는 것 처럼 이들도 그런 것 같아요.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 친구들은 직업도 저널리스트, 에디터, 포토그래퍼,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데 그 친구들만 따라다니면 한국의 숨은 명소들은 다 가볼 수 있어요.(웃음) 저도 한국을 더 깊게 탐구하는 느낌이 들고 한국인인 저보다 한국을 더 애정하는 사람들이라 함께 있으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대해 토론을 하게 되고 매력적인 부분들을 알려주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왔는데 브랜드에 대한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생기곤 해요. 즐기면서 하는 글로벌 브랜드 아이디어 회의인 거죠.


Q. 한국적인 문화를 소개하는 이들과 소비하는 이들을 위해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전통문화로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많은 것들은 왕족, 귀족 문화의 우아하고 격조 있는 부분들을 보여주는데 그런 부분들만 표방하다보면 디자인이 무거워지거나 현 시대와 동떨어져 오히려 촌스러워질 수 있어요. 그렇기에 한국적인 문화의 높은 면만을 보여주려 하지 않고 일상적인 방향으로 한국적인 문화를 편하게 표현하고 보여주면 좋겠어요. 마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처럼요.(웃음)

조선시대 서민들의 그릇에서 보이는 소박하고 편안한 형상처럼 실용적인 서민 문화에서 많이 차용하여 개발한다면 실용적이고 담백한 한국 미가 살아있는 좋은 상품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 시대에 맞는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전통적이며 감도 높은 디자인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런 작품들도 해외 브랜드에 비한다면 가격이 많이 비싸지 않아요. 이런 작품들은 챕터원, 프린트 베이커리와 같은 아트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쉽게 찾고 구매가 가능하니, 소비자들도 이런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소비한다면 더 많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상품들이 세상에 나오게 되는 선순환을 만들거라 생각해요.

Q. 앞으로 소백이 준비 중인 행보에 대해서도 한 마디 부탁한다.

A. 소백의 다음 행보는 ‘글로벌화’에요. 국내에서도 공식 홈페이지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특징이 있어 해외 채널에서도 입점보다는 직접 유통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것에 브랜드의 넥스트 스테이지가 있음을 직감하고 있어요.

5월 중 글로벌 사이트 오픈, 하반기에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카테고리의 상품이 출시되며 한국적 미학을 세계에 알리는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해외 팝업을 준비 중이에요. 국내에서는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 작가들을 제외하고 브랜드로 한국적인 브랜딩을 구축해서 성공한 사례가 전무하고 인지되는 브랜드도 없어요. 현재의 소백은 작은 니치 브랜드라 관심있는 사람들만 아는 정도인 수준인데 대중에게도 알려지는 계기들을 만들어 서서히 다가가고자 해요.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박민아 디렉터에게 'FAKE'란?

A. ‘외유내강’과 ‘반전(Contrast)’. 처음 ‘소백’으로 사람을 만날 때 올 화이트 룩에 가능한 단아하게 하고 만나요. ‘소백과 꼭 맞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전하고자 함인데 실제로는 부드러움보다는 장군 같은 성격이라 도전에 큰 즐거움을 느껴요.(웃음) 그게 협상의 허를 찌르는 부분이 되기도 하고 소백이라는 브랜드의 반전 요소로 묻어 나오는 것 같아요. 단아한 기조 속에 3D 그래픽으로 표현되는 콘텐츠들이나 SF적 디자인 요소들, 다른 공예 브랜드들과 다른 파워풀한 마케팅 전개들이 그런 부분을 반영하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들은 미니멀하고 단아한 한국미를 좋아하는 취향과 더불어 SF 영화와 퓨쳐 EDM, 발렌시아가와 질샌더를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의 대조적인 부분들도 속해요. 사람도 뻔할 때 질리는 것처럼 저와 소백은 항상 사람들의 고정관념에 반전을 주는 행보로 매력을 더해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