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H SUHYUN(서수현)

JEESUN

SUH SUHYUN(서수현)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페이크 매거진(@fakemagazine_official)과 아트 셀렉숍 보이드(@the_bvoid)와 함께 협업 인터뷰 콘텐츠 을 선보인다. <OUT OF THE FRAME>은 아티스트의 '일탈'이라는 소재로 작가와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준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담았다. 네 번째 아티스트는 텍스타일 아트 작업을 통해 일상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조형물과 섬유 공예품 등 아트퍼니처를 선보이는 서수현(@suhyunarchive) 작가이다.


Q. 서수현 작가,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패브릭을 기반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서수현입니다.

Suh Suhuyn / ⓒfake magazine

Q. 텍스타일 아트를 기반으로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형태감을 가진 아트퍼니쳐를 선보이고 있다.

A. 섬유미술 패션디자인과 목조형가구학을 같이 전공한 뒤 패션과 가구를 함께 접목하여 작업을 하고 있어요. 두 분야를 함께 배운 덕에 텍스타일이 돋보이는 작업들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시작했어요.


Q. 서수현 작가의 작품은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다 보니 바라보기보다 직접 만지고 즐겼을 때 그 특징이 더 부각된다.

A. 텍스타일이 주는 힘이 참으로 커요. 시각과 더불어 촉각을 활용하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세지들이 더 효과적으로 전달이 되는 듯하고 관람객들에게 더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작품 보존의 이슈 때문에 체험형 전시를 되도록 지양하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체험만을 위한 전시를 하고 싶어요.

Q. 짧은 기간 동안 아트퍼니쳐 및 조형물, 터프팅 등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보여주며 새로운 시리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A. 작업 자체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적 특징이 강하고 저의 성격 자체도 하나만 진득하게 오래 붙잡고 있는 것을 못하는 성격이라 그러지 않을까 합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한 작업을 끝내고 나면 다음엔 ‘무얼 할까?’, ‘이걸 해볼까?’, ‘저걸 해볼까?’ 하고 새로운 이야기와 구상이 떠올라요. 새로운 걸 만들다 보면 또 예전의 것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작업과 일맥상통하는 다른 작업들을 만들기도 하면서 새로운 시리즈들을 만들게 되는 것 같아요.

<My Very Ordinary Things> / ⓒSuh Suhyun

Q. 섬유 패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이유일까? 최근 개인전 <My Very Ordinary Things>에서 선보인 작업물은 이전 작업물 보다 패션디자인의 요소가 드러난다.

A.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제 작업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다양한 것을 해야 하는 성향인 제가 한동안 비슷한 작업들을 붙잡고 있다 보니 침체되어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더 고민을 많이 하게 됐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 표현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생각을 했을 때 가장 먼저 패션이 떠오르더라고요. 패브릭 소재 자체에 집중했던 기존 작업에서 프릴, 매듭, 아일렛 등의 패션적 기법을 접목해서 작업을 좀 더 확장 시켜보았는데 작업을 더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고 이후에도 더 재미있는 작업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Q. 개인작업 이외 아트디렉팅 팀 ‘수우’를 운영 중에 있다.

A. 제 이름 수현의 ‘수’와 친구 이름의 ‘우’를 따서 수우(@soowooart)라는 팀을 만들었어요. 간혹 눈썰미가 좋으신 분들은 ‘혹시 수우에서 수를 맡고 계시나요?’ 하고 알아보시기도 해요.(웃음) 광고나 잡지, 영상 콘텐츠 등에 들어가는 소품을 만들고 세트를 짓기도 해요. 팝업도 하고 사실상 비주얼이 들어가는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Q. 작가 서수현 그리고 아트디렉팅 ‘수우’ 모두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양한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A. 항상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들이 누군가에게 매력적이게 비친진다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열정적일 수밖에 없고 이 열정을 높게 사주시는 것이 저의 작업들과 저희 팀을 불러주시는 이유이지 않을까 합니다.


Q. 여러 아트페어부터 브랜드들과의 협업, 전시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꼽아줄 수 있을까.

A.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아무래도 저의 첫 개인전 house in the house 일 것 같아요. 이후에 어떤 전시를 해도 첫 개인전이 가장 기억에 남지 않을까 합니다. 좋은 공간에서 작품부터 공간 기획, 설치, 포스터 제작까지 전부 도맡아서 작업해서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경험들이 저를 아주 단단하게 해주고 성장하게 해주는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Suh Suhuyn / ⓒfake magazine

Q. 취미의 또 다른 면으로 일탈을 설정했다. 서수현 작가에게 일탈을 꼽자면.

A. 제가 생각하는 취미의 정의는 내가 하면서 즐거운 것,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편으로 취미는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 일탈이기도 해요. 일탈이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저는 걷는 행위는 저의 일상 속 소소한 일탈이에요. 머릿속 가득한 복잡한 생각과 고민으로부터 빠져나와 거리가 주는 자극들을 온전히 느끼는 것을 좋아해요. 특히 동네는 동묘부터 광화문까지의 길이예요. 평소에 촬영용 소품을 사러 동묘에 자주 들리는데 미숫가루 하나 먹어주고 동묘에서 잔뜩 구매를 한 뒤 짐들은 홀라당 퀵으로 보내고 청계천을 따라 쭉 걷고는 합니다.


Q. 취미 또한 평면보다 입체적인 것들에 꽂혀있다.


A. 뭔가 손으로 만들고 손으로 사부작사부작 하는 거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취미가 일이 된 지금도 종종 비즈를 끼워서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뜨개질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좋아하는 영화를 틀고 손으로 뭔가를 만들 때면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는 듯해요. 여기서 포인트는 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저 마음을 비우고 하는 것.(웃음)

Suh Suhuyn / ⓒfake magazine

Q. 손으로 만들며 조형감을 나타내는 것 또한 취미에서 시작해 지금의 업을 형성시켰다. 취미가 업이 되는 일은 어떠한가.

A. 장점은 작업할 때 재미있다는 점. 그리고 단점은 작업할 때 힘들다는 점이에요.(웃음) 그래도 장점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수우 아트를 함께 하니 더 장점이 큰 상태로 남아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작업은 조금 더 저 자신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담는 매개체로 수우는 좀 더 비지니스의 마음으로 하다 보니 밸런스가 잘 맞는 듯합니다.


Q. 과거 피아노부터 플롯, 첼로,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오랜 기간 배울 정도로 음악 역시 큰 관심사로 꼽을 수 있다. 최근에는 어플로 우쿨렐레를 독학하고 있기도 하다고.

A.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어릴 때 그렇게 악기를 오래 배웠는데 지금은 계이름 읽는 것도 힘들어요. 작업과 맞닿아 있는 취미만 있다 보니 가끔 삶과 일이 너무 혼동될 때가 많아서 작업과 관계없는 취미를 가져볼까 하며 시작했어요. 다만 일로 인해 요즘에는 거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가끔 눈길이 갈 때 몇 번 튕겨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같이 열정 있게 우쿨렐레 튕기실 분들 연락 주세요.(웃음)

Suh Suhuyn / ⓒfake magazine

Q. 여러 관심사와 취미 또한 앞으로의 작업에 있어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거 같다.

A. 종종 작업으로도 하고 있지만 팝업북이랑 동화책을 진짜 좋아해요. 여행을 가거나 여유가 있으면 서점에 팝업북 구경을 하기도 해요. 그래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팝업북 동화 작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Q. 개인작업과 클라이언트 워크, 취미 등 여러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당연하게도 체력이 많이 떨어질 거 같다.

A. 완전요.(웃음)  21년도부터 초부터 작업을 하고 있고 그 해 연말부터 수우를 함께 하고 있는데 두 개를 같이 하고 난 뒤부터 체력이 완전히 훅 떨어졌어요. 촬영 자체도 체력을 많이 요하는 일인데 촬영이 없는 날에는 작업을 하다 보니까 휴식 시간이 없고 이 일정이 일 년 넘게 지속되다 보니 요즘은 정말 좀비처럼 일하고 있어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하는데 이러다가 노 못 젓고 배가 가라앉을 것 같아서 바쁜 일정이 지나면 조금 더 신경 써서 휴식시간을 보내야겠어요.

Suh Suhuyn / ⓒfake magazine

Q. 만담꾼이다. 여러 주제의 대화를 좋아하는 편이고 사람을 만나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라고.

A. 이틀 이상 집에 있으면 기운이 빠져요.(웃음) 물론 밖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나서 집에 와서 하루 종일 쉬면 정말 행복하지만 그 상태가 다음날까지 이어진다면 시들시들해집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게 너무 행복해요.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을 만나면 헤어질 때는 목이 아플 정도로 수다를 떨고는 하는데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든든하게 채워집니다.


Q. 종종 작가로서 외부 이미지는 세련된 이미지로 내비친다. 내부적으로는 반전되는 이미지가 있어 보이는데, 스스로 생각하는 서수현은 어떤 사람인가.

A. 말하기 전에 모습을 보시고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몇 마디 나눠보면 왜 이렇게 친근하냐는 말씀들 하세요. 아무래도 제가 말이 많아서 그런 듯해요.(웃음) 제가 생각하는 저는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같아요. 이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중 일부만 타인에게 보이기에 저를 어떤 사람이다라고 정의 내리기에는 어려운 것 같아요. 다만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생각한다면 사랑이 많은 사람이요.

Suh Suhuyn / ⓒfake magazine

Q. 매번 작품이 소개될 때마다 달라지다 보니 첫 개인전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궁금하다.

A. 작년 첫 개인전 이후 무사히 두 번째 개인전까지 감사히 잘 마무리했어요. 전시를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다 힘들다 하며 한동안 작업 안 해도 되겠다 했는데 고비를 넘기고 나니 작업이 또 하고 싶어지네요. 이후에도 꾸준히 작업을 계속하고 싶어요. 내년에는 브랜드와의 협업과 새로운 공간에서의 전시 등 열심히 활동할 테니 계속 지켜봐 주세요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서수현 작가에게 'FAKE'란?

A. 일단 하는 것, 꾸준히 하는 것, 재미있게 하는 것, 진심을 다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