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NEZCEN(카네즈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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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3] KARNEZCEN(카네즈센)

Q. 자기소개와 'Karnezcen(카네즈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A. 안녕하세요. 세라믹 리빙 브랜드 ‘카네즈센’을 운영하고 있는 한지선입니다. 4년 차가 된 카네즈센은 세라믹 전문 스튜디오로, 모던하고 스타일리시한 화분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Q. ‘카네즈센’의 브랜드명과 시작점이 궁금하다.

A. 카네즈센은 자신에게 알맞은 공간을 찾아 집을 만드는 ‘소라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이름이에요.

나를 중심으로 배경이 되는 공간이 집이라면, 그 공간에 어울리면서 개인의 취향 또한 듬뿍 담은 오브제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시작점이 화분이 됐죠.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에게는 화분도 집인 것처럼 공간이라는 개념에서 작은 오브제의 탄생까지를 담은 여정을 담는 카네즈센이 되고 싶어요. ‘카네즈센’이라는 4글자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지만 그 의미는 차차 카네즈센의 철학으로 채워 가려고 합니다.

Q. 카네즈센의 운영하기 전에는 어떠한 사람이었고,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가?

A. 카네즈센을 운영하기 전에는 직장인이었고, 사업 시작하기 직전에는 짧게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어요. 지금 되돌아보면 작업실 밖의 세상을 경험한 좋은 시간이 되기도 했는데, 그때는 그 세상에 적응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창의력이 필요하지 않은 곳에서 창의적인 꿈을 꾸는 시간이랄까요? (웃음)

Q. 토분 ‘카네즈센’을 떠나 도자기, 도예를 업으로 삼게 된 이유가 있다면?

A. 대학 다닐 때 막연하게 도자기가 너무 좋았는데 걱정이 많았아요. 교수님은 걱정을 왜 하냐며 “너무 좋으면 그냥 하면 되지. 평생의 즐거움이 되어 줄 거야.“라고 해 주셨는데, 그 말씀이 가슴을 뛰게 만들었어요. 그렇게 지금까지도 할수록 재미있고, 안하면 생각나고,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다는 안정감이 있기에 지금까지도 좋은 작업물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메이팟, 아테네팟, 미니팟 등 깔끔하고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토분들은 다양한 색감과 마블, 형태감까지 가드닝을 하는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카네즈센’만의 차별점을 얘기한다면?

A. 건축, 패션, 시각 매체 등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아 심플하지만 강한 선, 신선하지만 다른 리빙 아이템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컬러의 신제품을 부지런히 출시하는 것.

인테리어는 대중적 취향의 흐름을 나타내요. 이 흐름은 생각보다 빨리 교체되는 편이죠. 다양한 기호와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신제품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꾸준한 제품의 고민과 연구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상품을 만드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어요. 또한, 고객(회원)님들과 소통하고 그로 인한 피드백을 통해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부분이 차별점이지 않을까 싶어요.

Q. 작업과정 또한 궁금하다.

A. 모든 도자기 작업이 그러하듯 처음부터 끝까지 쉬운 것이 없고, 중요하지 않은 과정이 없어요. 여러 사람을 통일된 카네즈센의 언어로 만드는 것은 결국 팀워크거든요.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제작 계획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생산 목표를 설정하고 스케줄을 잡으면서 기획해요. 이 작업과 함께 필요한 실험을 거치며 세밀한 생산 방법을 공유하고 다듬어 나가요. 하지만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면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죠. 작업은 곧 이러한 시행착오의 반복입니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응용력도 생기고 우리만의 노하우가 생기깁니다.

하나의 손길처럼 팀원들이 오차를 줄여 나가는 과정을 거치면 하나의 상품이 완성됩니다. 쉽지 않지만 이러한 피로한 궤적들이 결국 카네즈센의 내일을 여는 지도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Q. 도자기, 수제 토분의 매력은?

A.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점. 오래 할수록 능숙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늘 도전하게 만들고 늘 부족함을 깨닫게 해주는 일이에요. 한때는 나의 부족함을 느낄 때마다 원망스럽기도 했고 힘들었지만, 결국 계속 도전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부분들이 우리의 삶과 맞닥뜨리는 것 또한 굉장한 매력인 것 같아요. 또 재료적 특성, 즉 흙 자체가 전달하는 힘, 유약을 바르지 않아 전달되는 흙 자체의 질감과 컬러가매력인 것 같아요. 식물과 가장 친한 재료이기에 특유의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해요.

Q. 흙으로 빚어내는 도자기의 완성 여부는 가마에서 나왔을 때 정해진다. 조금만 소홀해도 모양이 틀어지거나 금이 가고 제작 과정에 담긴 정성과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을 것 같다.

A. 중요하지 않은 과정이 없어요. 소성하고 나면 되돌릴 수도 없지요. 그 중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은 완벽한 상태를 갖춘 상품을 전달하기 위해 마감 부분으로, 이 점을 팀원들에게 강조하는 편입니다. ‘귀찮은 손길 한 번 더.’ 귀찮지만 그 ‘한 번 더‘의 손길이 완성도를 좌우하는 것 같아요.

Q. 토분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명칭이 붙고 고객들로부터 애칭까지 생겨나고 있다. 네이밍을 하는 기준과 다양한 토분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A. 상품이 전달하는 전체적인 인상을 직관적인 단어로 표현하는 편입니다. 형태를 보면 떠오르고 공감할 수 있는 단어들이나 콘셉트를 잘 전달하는 키워드를 선택하는 편이죠. 요즘 와서는 저희가 정하지 않더라도 카미(카네즈센 팬네임) 님들이 애칭을 정해주시는 편이에요. 정말 재미있고 개성있는 아이디어들이 많아요.

모든 토분이 기억에 남지만 저는 ‘틸틸’과 ‘미틸’을 꼽고 싶어요. ‘틸틸’과 ‘미틸’은 코로나가 시작되고 맞은 2020년 봄, 소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동화로 알려진 ’파랑새‘를 모티브로 한 작업이었어요. 뒤집으면 새장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 또한 너무 좋아하는 포인트에요.

Q. 다른 브랜드, 크리에이터 등과의 다양한 협업 소식이 들려온다. 기억에 남는 협업이 있다면? 그리고 협업에 있어 어려운 점과 신경쓰는 점이 있다면?

A. 다양한 팝업 및 브랜드 협업은 당연히 쉽지 않은 작업이에요. 최근에 작업한 삼성 비스포크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재미있는 작업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각자 다른 문화를 가진 브랜드기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다를 수 있지만, 이것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상품이 더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편이에요. 협업은 결국 결과물로 증명해야 하기에 매력적인 상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Q. 홈 가드닝 및 그리너리 컬쳐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받고 있다. ‘카네즈센’이 생각하는 그리너리 컬쳐란?

A. 자연을 느끼고 자연과 관련된 것을 소비하는 것도 컬쳐의 모습이겠지만, 행동하고 실천하는 생활의 패턴으로 결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자연을 가까이하고 싶은 욕망도 곧 자연이 온전히 우리 곁에 있어야 가능한 것일 테니까요. 자연이 자연답게 존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작은 노력이 보태져 변할 수 있다는 믿음. 그 생각들이 모이면 행동이 되고, 힘이 생기고, 문화가 되고. 그렇게 더 근사한 그리너리 컬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일상 속 나만의 방식으로 자연, 휴식, 라이프스타일 등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이들이 아닌, 입문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취미 활동이 있는가?

A. 답이 정해져 있을 수 있지만 식물을 키워보시는 걸 추천하고 싶네요. 식물은 관찰이에요. 관찰하고 필요한 것을 해주면 돼요. 그런데 그 필요한 것은 햇빛, 물, 바람 등 돈이 들지 않아요. 준 것 없이도 잘 커요. 아름다운 성장으로 인한 안구 정화와 행복은 덤이고,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어요. (웃음)

Q. 디렉터에게 있어 '첫 식물'은 무엇이었는지?

A. 여러 개로 시작했어요. 저 또한 처음에는 많은 식물을 죽이기도 했고, 다양한 종을 키워보고자 많은 노력을 해 오기도 했어요. 이런 다양한 과정들 중에서도 카네즈센 창업 때부터 키운 선인장들은 아직도 함께하고 있어요. 역시 선인장은 생명력이 좋아요. (웃음)

Q. ‘식물 생활’은 자연과 환경에 강압적이지 않은 메시지를 주곤 한다. 처음 시작점과 지금의 변화한 점을 얘기하자면?

A. 키우면서 ‘반려 식물’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더 공감하게 돼요. 관찰하고 식물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서 행동으로 옮기게 되더라고요. 대화를 하지 않아도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되는 것. 그리고 소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 통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Q. 앞으로 작업해 보고 싶은 것들, 추후에 진행해 보고 싶은 것은?

A. 세라믹 소재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상품화해 보고 싶어요. 세라믹 스튜디오로서 그 가능성과 방향을 열어두고 새로운 작업에 도전해 보고 싶기도 해요. 이러한 생각과 코드가 맞는 디자인 스튜디오나 브랜드를 만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브랜드를 통해 소통하는 오프라인 공간과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함께 컬쳐를 만들어가는 카네즈센이 되고 싶습니다.

Q. 'FAKE'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카네즈센에게 'FAKE'란?

A. 거창하지 않게,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의 ‘즐거운 소통‘이 카네즈센의 ’FAKE’라고 생각해요. 즐거운 소통은 계속해서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최고의 원동력이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