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이게 캐럴이다. 한국인을 위한 겨울 노래 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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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겨울 노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들은 정해져 있을 것 같다. 정석과도 같은 곡들 말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중이라면 분명 앞선 얘기에 머리속에 해외가수의 캐럴을 떠올리고 있을 듯하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라는 거대한 기념일 때문에라도 겨울이라는 계절은 해외 캐럴과 반짝이는 조명, 초록빛 트리와 빨간 장식들을 상상하는 것은 당연하지 싶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분명 머리 한구석에선 다른 풍경을 떠올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반짝이는 조명보단 어두운 골목에 드문드문 서 있는 주황빛 가로등이라든지 가지만 남은 나무, 창문에 김이 가득한 노포 술집 같은 것 말이다. 에디터의 생각엔 분명 이런 느낌은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것 같다. 그러니 이게 분명 한국적인 겨울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지극히 한국인을 위한 플레이 리스트를 준비했다. 우리들만 아는 그 장면들을 떠올리며 플레이해 주길 바란다.



< 정원영 - 겨울 >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겸 가수 ‘정원영’. 그의 5집 수록곡 <겨울>은 담담한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가사가 참 좋다. 1980년 데뷔 이후 현역에서 늘 꾸준한 활동을 보여주며 정말 좋은 노래들을 많이 만들어낸 그는 지금은 호원대 실용음악과 교수님으로 새로운 후배들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영상을 통해 정원영이 담아낸 겨울을 느껴보자.


< 김창완 - 그래 걷자 >

‘산울림’의 김창완이 아닌 ‘솔로 가수’ 김창완으로서 처음 발매한 앨범 ‘기타가 있는 수필’의 수록곡인 <그래 걷자>는 어쿠스틱 기타 하나와 김창완의 목소리만으로 구성된 곡이지만 그 깊이만큼은 다른 풀 밴드 곡들 못지않다. 1983년 발매된 이 앨범은 약 40년 후인 2023년 사운드 리마스터링되어 더 말끔한 사운드로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김창완의 앨범은 기회가 된다면 바이닐로 들어보길 바란다. 김창완의 목소리는 턴테이블 위에서 돌고 있어야 진짜다.


< 패닉 - 눈 녹듯 >

2005년 발매한 패닉의 정규 4집 ‘PANIC’의 수록된 곡 <눈 녹듯>의 가사는 은유적 표현과 문학적 요소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멜로디와 함께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적과 김진표의 보컬과 그 시절엔 빠질 수 없던 중간 내레이션 같은 랩들을 듣다 보면 분명 외롭고 쓸쓸한 겨울의 추위도 눈 녹듯 녹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 어떤날 - 그런 날에는 >

대한민국의 전설적인 듀오 조동익과 이병우의 그룹 ‘어떤날’의 정규 2집 ‘어떤날 ll’에 수록된 <그런 날에는>은 섬세하고 잔잔한 멜로디와 가사로 모든 것을 채워간다. 특히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당연했던 당시 이들은 소소하고 담담한 아쉬움들과 서운함 소소한 기쁨들을 노래했다.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그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뮤지션들의 뮤지션으로 남아있다. 단 두 개의 앨범으로 대중음악사에 새로운 자취를 남긴 ‘어떤날’의 <그런 날에는>를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 김현식 - 겨울바다 >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수 ‘김현식’. 그의 최고 명반으로 손꼽히는 정규 6집 앨범 ‘Vol.6’의 <겨울바다>는 김현식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거친 뱃사람이 쓴 듯 무뚝뚝한 가사가 정말 매력적이다. 1991년 당시 블루스 무드가 가득 담긴 멜로디를 가진 노래로 술과 함께 하면 정말 좋은 노래다. 물론 그냥 들어도 좋지만 집가는 길에 와인 한 병 사들고 함께 즐겨보길 추천한다.


<김광진 - 눈이와요 >

2000년 발매한 정규 3집의 수록되어 있는 <눈이와요>에서 김광진의 담백한 목소리는 가히 최고라고 여겨질 만하다. 겨울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 가사와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노래다. 특히 정규 3집 앨범은 그룹 ‘더클래식’에 속해있던 김광진이 솔로로 나와서 발표한 3번째 앨범으로 록, 포크,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보여준 앨범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김광진의 대표적인 히트곡 <편지>가 수록되어 있는 앨범이기도 하니 트랙을 찬찬히 다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ditor / 김수용(@_ful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