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나라의 고즈넉한 색채를 향한 그들의 외침, 그 탐미적 선언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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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공통분모의 취향을 가진 이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같은 문화를 좋아해도 그 문화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태도는 저마다 다르게 나타나곤 한다. 나는 고즈넉하고 독특한 색채를 가진 옆 나라 ‘일본’을 좋아하는 나연의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 문화에 대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어떻게 영감을 받고 이를 자신의 삶에 녹여내는지 들어보도록 하자.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나연: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 후, 워킹홀리데이를 통해도쿄에서 지내고 있는 김나연이라고 합니다.
Q. 한눈에 봐도 일본 문화에 녹아들어 있어 보인다. 언제부터 관심이 생겼는지 궁금하다.
나연: 어렸을 때부터 아따맘마를 좋아했어요. 밥 먹을 때나 학습지를 풀 때도요.(웃음) 아따맘마 회차 중에 '아리'라는 캐릭터가 독립하는 날을 꿈꾸며 용돈으로 산 찻잔과 식탁보를 모으는 내용이 담긴 회차가 있어요. 그 회차를 보면서 아리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금은 제가 아리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졌지만, 그때부터 일본의 삶을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성인이 돼서 일본 브랜드 ‘무인양품’에서 일을 하면서 같이 일하시는 분들과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본 문화에 더욱 관심이 더 짙어진 것 같아요.
Q. 일본 문화 중 어떤 것에 가장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가.
나연: 아무래도 전공이 패션이고 옷을 가장 좋아하다 보니 일본 브랜드에 가장 많은 관심을 두고 있어요.
저는 일본만의 ‘집요함’을 굉장히 좋아해요. 혹시, ‘모노즈쿠리 정신’에 대해서 아시나요? 모노즈쿠리 정신은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저는 이렇게 물건 하나하나를 장인 정신으로 만드는 일본 문화의 집요함을 좋아해요. 이러한 부분들이 저의 작업에도 많이 투영됐고요.
Q.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부분이 있다면.
나연: ‘일본 브랜드들은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라는 점, 가장 좋아하는 모먼트이자 일본에 온 이유에요. 대표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츠타야’가 있어요. ‘츠타야’는 고객들에게 선택지를 제안하고 고객들이 진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브랜드에요. 이러한 종류의 편집숍이 일본에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취향이 확고해질 수밖에 없었고 저의 취향으로 둘러싸인 곳에 살다 보니 일상이 풍요로워지고 배로 행복해진다고 생각해요.
또, 저는 오타쿠 문화를 굉장히 존경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진취적으로 파고 미친듯이 이야기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도 오타쿠 문화에 대한 존경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하나의 음악이 좋아지면 그 음악에 대해 파고들다 보니 지금은 디제잉까지 배우게 됐어요.(웃음) 깊게 알고자 하는 태도가 저의 관심사와 취향을 깊게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해요.
Q. 일상이나 삶 자체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어떠한 방식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연: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꾸려 나가는 것에 너무 큰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그중 하나가 '킷사'에요. 일본의 킷사에 가면 담배를 필 수 있어요. 커피와 담배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낭만적이라 생각해요. 일본 킷사에 가면 주로 재즈가 흘러나와요. 그래서 음악을 좋아하는 저는 킷사에 가면 ‘샤잠(노래 찾기 기능)’을 켜고 재즈곡을 모두 수집해요. 요즘에는 이렇게 수집한 음악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고 있어요.(웃음)
Q. 다른 나라의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은 이야기하자면.
나연: 일본이 아메리칸 캐주얼을 들여 아메카지를 만든 것처럼 제가 좋아하는 일본의 문화를 받아들이되 제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근원을 알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근본을 알아야 그 문화를 몇 배로 진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웃음)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연: 일본에서 도쿄를 가장 좋아해요. 도쿄에 오셔서 꼭 킷사를 갔으면 좋겠고요. 음악을 좋아한다면 시부야에 있는 ‘타워레코드’를 추천드려요. 그리고 Yuki Chiba의 ‘팀 도모다치(Team Tomodachi)’ 노래가 요즘 너무 재밌어서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Editor / 김성욱(@wookkeem), 최진서(@choi_dender), 박예림(@yeam_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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